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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6년(1996)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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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 만동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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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동묘에서

 

황극신 공사보신 곳에서 보은의 의미새기며 반성

 

              

하정순 <평도인ㆍ원평5방면>

 

  맑고 선명하게 흐르는 계곡과 수풀, 그 사이의 웅장한 암벽과 바위를 황홀하게 바라보며 순간의 멈춤사이에서, 아찔하는 전율을 느낀다. 지상선경이 여기가 아닌가 싶다.

  상제님께서 「순망즉치한(脣亡卽齒寒)이라 하듯이 중국이 편안함으로써 우리는 부흥하리라. 중국은 예로부터 우리의 조공을 받아 왔으므로 이제 보은신은 우리에게 쫓아와서 영원한 복록을 주리니 소중화(小中華)가 곧 대중화(大中華)가 되리라」고 일러 주시고 중국해원공사의 취지하에 김일부를 청부명부에 앉히시고 「청주 만동묘에 가서 청국 공사를 행하려 하나 길이 멀어 왕래하기 어렵고 불편하므로 청도원(靑道院)에서 공사를 행하리라」하셨다.

  그리고 나서 류찬명의 집에 이르러 천지대신문을 열고 공사를 행하셨다. 또 어느날 고부 와룡리에 이르셔서 종도들에게 「이제 혼란한 세상을 바로 잡으려면 황극신(皇極神)을 옮겨와야 한다.」고 말씀하시고 「황극신은 청국 광서제에게 응기하여 있다.」하시며 「황극신이 이땅으로 옮겨오게 될 인연은 송우암(宋尤庵)이 만동묘를 세움으로부터 시작되었으니라.」하시고 밤마다 시천주(侍天呪)를 종도들에게 염송케하사 친히 음조를 부르시며 「이 소리가 운상(運喪)하는 소리와 같도다.」하시고 「운상하는 소리를 어로(御路)라 하나니 어로는 곧 군왕의 길이로다. 이제 황극신이 옮겨져 왔느니라」고 하셨다.
  황극신을 응기시켜 해원과 보은을 동시에 이루어 상제님의 뜻과 도주님의 얼이 서린 만동묘에서 우암 송시열의 암서재를 그윽하게 바라본다.

  봄이면 푸릇푸릇한 풀내음이 싱그럽게 계곡을 감싸돌고 바위틈사이의 수줍은 듯한 처녀수가 살포시 돌고 있다.

  언제 얼었었냐는 듯이 몸의 화신이 불쑥 튀어나와 징검다리에 앉아 따스한 손길로 온 계곡을 해동시킨다. 여름이면 왁자지껄한 계곡마다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울려 열기와 녹음을 토해내고 있다. 활기가 넘치는 한철이 어느새 가고 사람들의 대열이 몰고온 열기를 식히듯이 싸늘한 바람이 새어들면서 눈부신 불놀이가 지천에 벌어진다. 이름모를 열매들과 붉은 낙엽비와 노란낙엽비가 어지럽게 날리고 푸른 하늘의 뭉게구름의 조화는 그야말로 신선이 벌려놓은 잔치와 같다.

  기암절벽아래 유리같은 물이 흐르고 덩그마한 바위에 걸터앉아 암서재를 바라보니, 송우암이 글을 읽는 소리와 만동묘의 신명들이 상제님의 천지공사에 분주히 뛰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 아시아 일대가 평화로와 지면서 만국을 활계하고 선경이 펼쳐지는 이 선유동, 신선이 노는 기운에 나도 흠뻑 취해 나도 모를 전율이 상제님의 미소와 퍼져나간다. 그러나 전율은 잠깐이고, 현실이 그 사이에도 고개를 비집고 들어온다. 상제님의 공사가 아니고서 낙엽과 같이 쌓여버린 많은 이들의 원과 한은 누가 청소해 줄 수 있을까.

  화려함과 풍요로움은 잠시뿐이고, 인간이 완성을 보면 영원한 것을 어찌 헤아리지 못하는 것일까.

  오로지 한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맑디맑은 물을 보며, 인내롭게 흘려가는 우주의 세월을 세워본다. 물과 같이 흐르고자 최대한 낮게 누워서 아래로 아래로만 나아가는 두려움없는 무심의 통로를 지난다.

  이렇게만 수도를 해도 좋으련만, 작은 장애물에 좌절하고 참고 기다려서 뚫고 나가는 인내를 기르지 못하고 못내 그 차원에서 다람쥐와 쳇바퀴를 같이 돌리고 있으니 가슴치고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나 하나 작은 일도 개벽해 내지 못하는 오그라진 마음으로 어찌 천하의 도(道)를 알았다고 할 수 있을까하는 부끄러움만 가득히 밀려온다.

  어느새 잔치가 끝나고 잔해가 뒹구는 위로 성숙한 고요함과 하이얀 평화로움이 소복히 쌓여간다. 사람들이 뛰고 놀아 어지럽혀진 모래사장도, 모두다 벗겨져 흉칙한 나무들도 모두가 하나로 씻겨지고 세상은 온통 한 세계로 반짝반짝 빛이 난다.

  팽배해질대로 팽배해져 쌓이고 쌓인 원과 한들의 찌꺼기도 살며시 덮어내는 무자기의 백설에 보이지 않게 사그라진다.

  광할한 우주 저 끝에서 티끌같은 지구에까지 해원의 덕화가 돌고 있고 한발자국 한마디말에까지 보은의 씨가 뿌려지는 포덕천하의 뜻을 되새기며, 부족하고 모자란 업덩이로 태어나 벗기고 벗겨내고 씻고 씻어도 만겁의 때를 벗기기엔 아직도 부족한 정성이지만 이내 한몸 일심으로 수도하여 상제님 덕화를 널리 펴고 싶은 작은 소망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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