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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 금강산 道場 연수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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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道場 연수를 다녀와서
이은경 <교정ㆍ선산1방면> <일산 대진고 교사>
전날까지 하늘은 잿빛이었고 아침까지도 비가 왔다. 그리고 출발, 토성수련도장까지 가는 길에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았다. 상제님께서 종도의 자녀가 혼인하던 날 날씨를 부조하노라 하셨듯이 우리도 날씨를 부조받은 셈이었다. 내심 우산을 챙기지 않았던 나는 걱정스러웠으나 기우였다. 상제님께서 일제에 36년간 우리 민족을 맡기실 대에도 「삼한당」이라는 세가지 원한 맺힌 척을 풀어주시기 위해 미리 공사를 보셨듯이, 이 땅이 둘로 갈라져서 남한에 신명을 모시는 공부를 보시게 한 것도 이 세상 사람들에게 이 땅에서부터 우주의 질서가 바로 잡히고 인간이 완성되는 하느님의 법방이 실현되리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함이리라. 학교에서 학문을 전달하는 교사로써의 위치에 앞서 우리가 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천지공사를 마무리 짓기 위한 사람을 통한 신명 공사라는 것을 이 세상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임진란 때 권씨 김씨 집안 사람들이 지었다는 권금성 봉화대를 오르는 길, 마치 열대 우림을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숲은 상제님의 인간세계에 펼쳐주신 덕화에 실로 감탄을 금할 수 없게 하는 장관일 수 밖에 없었다. 권금성 봉화대를 오를까 말까 망설이던 차에 내가 가지 않으면 내게 계신 신명께서도 못가신다는 생각이 들자 약간의 고소공포증을 무릎쓰고 어기적 어기적 올라가니 역시 오르길 잘 했구나 싶다. 그곳에서 바라다 보이는 울산바위가 나에게 작은 깨달음을 하나 주었기 때문이다. 도전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수도하는데 있어 가장 큰 적은 나태함 혹은 교만이라고 하였다. 1만 2천 바위들이 금강산으로 쉬지 않고 달렸을 때 울산바위는 마지막 한 걸음을 남겨놓고 「휴, 이제는 다 왔구나」하고 게으름과 교만한 마음을 먹는 순간 뒤 이어 쉬지 않고 달려온 바위들이 이미 1만 2천 금강산 봉우리를 다 차지해 버렸다 한다. 그 뒤 천둥번개가 치고 비가 오는 날이면 바위는 울면서 통곡하고 그 울림이 온 산에 메아리쳐 들린다 하여 울산바위라 전해져 내려온다 한다. 이처럼 운수가 정하여 진 후에야 가슴치고 통곡하는 즉 「미급지탄(未及之嘆)」하는 이들이 있으리라는 것을 울산바위를 통해 미리 계시해 놓고 있음이다. 부디 배식에 성공하라시던 강사님의 말씀대로 도장 음식에 길 들여질 무렵 2박 3일의 여정은 아쉽게 끝나가고 있었다. 모든게 그런 이치인가 싶다. 철 들자 망령든다라는 말이 있듯이 새로운 삶에 적응 될 무렵 이미 모든 것은 마무리 되어버리거나 끝나버리지 않았던가. 거듭되는 윤회와 겁액속에서 그래왔듯이... 한 번의 동계연수가 있을 것이며 그 다음에는 또 언제 이러한 기회가 있을 것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 순간 최선을 다하여 일 할 뿐이다. 아무리 하여도 부족한 것이 정성이라 했다. 정성에 또 정성을 하여도 그러할 뿐이다. 연수 기간동안 많은 것들이 스쳐 지나갔건만 깨달음이 부족하여 부끄러울 따름이다. 그러나 한가지 마음에 외침으로 남아 있는 것은 「삼강오륜은 음양합덕, 만유조화, 차제도덕의 근원이라... 존장을 경례로써 섬기고 수하를 애휼지도 하며...」라는 수칙의 일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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