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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6년(1996)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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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논단 : 해원상생 관점에서 본 삼강오륜

해원상생 관점에서 본 삼강오륜

 

 

          

강성호 <평도인ㆍ서울방면>

<대진대학교 사학과 외래교수>

 

서언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멈추어 서 있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여 나간다. 낡은 것은 새로운 것으로 나아간다. 선천(先天)에서 후천(後天)으로 개벽(開闢)되어 가는 과정도 이러한 연장선상 속에서 볼 수 있다.

  상제님께서는 19세기 후반 조선말 급박한 시대 상황에서 기존의 유, 불, 선을 낡은 것이라고 걱정하시며, 후천 시대에 맞는 새로운 내용들을 말씀해 주셨다. 본고에서는 「인존(人尊)시대의 해원상생」관점에서 삼강오륜(三綱五倫)을 새롭게 살펴보고자 한다.


       
중국의 유교와 조선의 유교
  유교는 중국의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에 노나라 사람인 공자(孔子)가 하나의 체계로 집대성하므로써 생긴 사상이었다. 공자는 춘추전국시대의 혼란된 상황을 진정시키고자 했다. 춘추시대 각 나라 안에서 다양한 계층간의 대립과 갈등이 존재했고, 그리고 나라들 사이에서 패권장악을 위한 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었다. 

  공자는 각자가 분수를 알아 자신의 본분을 지킬 때, 이러한 분쟁과 혼란이 멈추어진다고 생각했다. 신하가 주군에 대해 충성을 바치고, 자식이 부모에 대해 효도를 다하고, 아내가 지아비에 대해 정절을 지키고, 그리고 나이 어린 사람들이 나이 많은 사람들을 공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제자는 스승을 임금과 아버지처럼 모셔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들은 삼강오륜이라는 틀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중국의 유교는 삼국시대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 본격적으로 한국에 정착되었다. 조선은 불교를 억누르고 유교를 숭상하는 정책을 쓰는 과정에서 유교를 국가의 중심으로 삼았다. 세종대왕은 조선 초(1431년)에 명을 내려 삼강행실도를 만들어서, 유교의 내용을 일반 백성에게까지 널리 전파시키고자 했다.
  삼강오륜에 입각한 통치와 도덕 윤리는 임금, 양반, 선비, 남성들에게는 유리하였으나, 선비 이외의 직업에 종사하는 일반 상민과 여성들에게는 불리하였다. 더욱이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는 상류층이 유교의 형식적 명분론에 사로잡혀 심하게 서로 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나라 힘은 약해지고 일반 백성들의 생활이 더욱 더 어려워졌다.


                 
해원상생 관점에서 본 삼강오륜
  19세기 후반은 한국이 내부적으로 조선 시대의 낡은 신분제도와 봉건적인 경제 제도를 뜯어고치고, 대외적으로 온 국민이 힘을 합쳐 일본, 청나라, 러시아 등 같은 외국 세력을 물리쳐야 했던 시기이다.

  이러한 일은 양반과 상민이, 임금과 신하가, 아버지와 아들이, 남편과 부인이, 그리고 스승과 제자가 서로 대립(상극 相克)하지 않고, 서로 조화(상생 相生)를 이룰 수 있을 때만이 가능하다. 그러나 기존 유교의 윤리는 양자 사이의 관계를 양반, 임금, 남편, 스승의 입장에서만 보려 하고 있다. 그로인해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에게 장기간에 걸쳐 척이 쌓일 수 밖에 없었다.
  대순진리회의 종지(宗旨)는 음양합덕(陰陽合德), 신인조화(神人調化), 해원상생 그리고 도통진경(道通眞境)이다. 오늘날 효용성을 잃어 가고 있는 유교의 삼강오륜은 해원상생의 입장에서 재해석 될 때만이 새로운 생명력을 지닐 수 있을 것 같다. 해원상생은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모든 부분의 원한을 풀어, 「상생(相生)의 도(道)로 후천의 선경을 세워서 민생을」(공사, 1장 3절) 모두 구하려는 입장이다.
  해원상생의 핵심인 「상생(相生)의 도(道)」란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을 대립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서로 도와 가면서 살아가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사람이 대립적인 입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각자가 자신 편에서만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을 자제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상생의 도」란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상대방을 너그럽게 포용해야 한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잘못을 범했을 때, 단순히 자신이 상대방을 용서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범한 상대방이 죄책감을 갖지 않도록 배려하는 자세까지도 필요하다.

  이러한 해원상생은 「인존(人尊)시대」가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인존시대」란 인간을 다른 어떠한 존재보다도 귀중하게 생각하고, 그리고 모든 인간을 똑같이 귀중하게 다루는 시대이다. (교법 2장 56절)

  이러한 「인존시대」는 기존의 「선천(先天)시대」에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존의 선천 시대에는 사람들 사이에 신분적, 경제적, 사회적 차별이 공공연하게 존재하였다. 조선 시대에는 사농공상(士農工商)에 따른 신분적 차별이 존재하였다. 사람을 인격이나 능력에 따라 평가하지 않고 태어날 때 지니는 신분에 따라 평가하였던 것이다.
  오늘날에도 공공연한 신분적 차별은 존재하지 않으나, 경제적 수준 차이에 의한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경제적 수준에 따라 거주 지역, 결혼 선택의 폭, 사회 활동의 영역 등이 크게 차이가 나고, 이로 인해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돈으로 보는 세태가 번지고 있다.

  이러한 것들에 비해 「전경」은 모든 사람들을 신분적, 경제적 차별과 관계없이 똑같이 귀중한 존재로 보고 있다.

  그러면 해원상생의 입장에서 기존의 삼강오륜이 어떻게 새로이 해석될 수 있는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전경」에서 임금과 신하, 남편과 부인 사이의 관계가 일방적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 관계로 상정되었다. 임금이 신하에 대해 일방적으로 임금으로서의 권리만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은, 신하가 있어야 임금이 있을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에 대한 확인을 통해 알 수 있다. 따라서 임금은 신하의 입장에서도 생각할 수 있어야, 상호간의 조화가 가능할 것이다. 

  또한 남편과 부인 사이도 이전부터 내려오는 남존여비의 관습에서 벗어나, 서로를 존중해 주는 인격적인 관계로 바뀌어 나가야 한다는 점도 제시되었다. (교법 1장 68절) 남편은 남편에 맞는 일을, 부인은 부인에 적합한 일을 각각 수행해 나가면서 서로를 존중해 나갈 때, 가정의 평화와 행복이 이루어지고, 그리고 부부 모두의 발전도 가능할 것이다.(교법 2장 57절)
  둘째, 「전경」에서 스승과 제자 사이의 관계가 상생적 관계로 새롭게 해석되었다. 유교에서 스승과 제자 사이의 관계는 엄격하였다. 제자가 스승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되었을 정도였다. 유교적 전통 속에서, 군주라 할지라도 배움의 자리에서는 스승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었다. 제자가 스승을 존경하고 따르는 이러한 태도는 오늘날도 계속 발전 계승되어야 한다.

  그러나 스승의 입장에만 서서, 제자의 처지를 이해하려 하지 않을 때는, 스승과 제자 사이에 원(冤)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스승은 가르침의 자리 이외에서는 제자의 입장을 인격적으로 이해하거나, 제자의 의견을 들으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럴 때 양자 사이의 관계는 상극에서 상생으로 나아갈 수 있다.
  셋째, 「전경」에는 유교의 소극적인 사회관을 적극적인 사회관의 입장에서 새롭게 해석하는 부분이 나타나 있다. 유교는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를 해석할 때, 앞에서부터 단계적으로 해석해 왔다. 즉, 수신 이후에 제가하고, 제가한 이후에 치국하고, 그리고 치국한 이후에 평천하를 해야 한다는 식이다.

  개인들은 이러한 접근 방식 속에서 사회를 향해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나아가기 어려웠다. 왜냐하면, 자신의 몸을 잘 수련하고 가정을 잘 다스린다는 일 자체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적인 일과 사회적인 일 모두를 균형 있게, 조화롭게 추진해 나가는 지혜를 가져 나가야 될 것 같다.



결어
  현대 사회는 과학 기술 문명이 고도로 발달된 시대이다. 다양한 좋은 질의 물건들을 쉽게 구해서 누릴 수 있는 풍요로운 시대이다. 또한 정치적으로도 권위주의적인 정치 풍토에서 다양한 의견이 수렴되는 다원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경제와 정치의 수준이 높아져 가고 있는 현대에서, 획일적인 유교적 내용이 설 자리는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비해 유교의 삼강오륜이 지니는 내용을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보다 발전시킨 「전경」의 새로운 내용들은 오늘날의 시대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푸는데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인간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려는 태도, 인간들 사이를 대립적인 것이 아니라 상생(相生)적인 관계로 보고자 하는 입장, 그리고 사회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접근하려고 하는 진취적 자세 등이 바로 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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