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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6년(1996)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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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 내가 별을 보기 시작한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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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별을 보기 시작한 동기

 

       

<대진여고2년 박해경>

 

  내가 별을 보기 시작하게 된 동기는 바다로부터 시작된다. 언제였던가... 바다를 처음 보게 된 날이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몸이 부딪끼는 그런 도시 속에서 생활하던 드넓은 바다를 처음 보았을 때 약간의 짧은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넓게 트인 바다가 시원해 보이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약간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넓고 큰 것에 대해 익숙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그날 난 그런 무한한 공간감을 처음 느껴봤고 그 뒤로는 바다를 오래 바라본 기억이 없다. 그때부터 난 바다를 두려움(?)없이 보기 위한 연습을 시작했다. 하늘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바다만큼....아니, 바다보다도 더 넓은 하늘 보면서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을 조금씩 조금씩 키워나갔다.
  난 낮보다는 밤에 하늘을 즐겨 보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별을 보게 된 것이다. 서울의 밤하늘은 번쩍이는 네온사인보다는 더 화려하고 예쁘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 하나는 꾸밈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공해 때문에 별이 별로 없다고 말하지만은, 서울 겨울의 새벽 별은 시골 못지않게 빛나는 별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들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에겐 일년에 한번 별을 실컷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여름 바캉스를 떠날 때 항상 초저녁에 출발하기 때문에, 서울 외곽으로 나올 때쯤이면 밤 12시 정도가 된다. 12시에서 새벽3시 사이 가장 별을 잘 볼 수 있는 가장 절호의 기회이다. 조금 상투적인 표현을 쓰자면 모래알 같이 많은 별들이 밤하늘을 유난히 밝혀주고 있었다. 정말 징그러울(?)정도로 많은 별을 보면서, 어떤 게 별자리인가 손가락으로 이어보지만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역시 우리들의 영원한 별자리, 북두칠성은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난 아는 별자리가 그리 많은 건 아니지만, 애써 또 알려고 하지는 않는다. 왠지 별자리들의 별들은 더 값어치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 예쁜 별들 중에 어떤 것은 유명하고 잘 알려진 별, 어떤 것은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작고 초라한 별.... 이렇게 애써 구분짓고 싶지만은 않다. 하나하나의 별들을 모두 예쁘게 바라보고만 싶다.

  어쨌든 일이 이렇게 되다보니, 밤하늘을 보고 별을 보는 연습이 아닌 별 보는 그 자체를 즐기게 되었다. 

  새벽 4∼5시 사이 해가 떠오르기 전까지 최후의 발악(?)이라도 하듯이 눈부시게 빛나는 별 하나를 보았다. 확실하진 않지만「샛별」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 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옛날 거인 사냥꾼 오리온이 있었다. 그는 「나보다 힘이 센 자는 없다」며 늘 자랑했다. 이것이 여신 헤라의 비위를 건드려, 헤라는 독충 전갈에게 명령해 오리온의 발을 물어 죽이도록 했다. 이 오리온이 죽어 별자리가 되었고, 지금도 이 전갈 자리가 동쪽 하늘에 나타나면 오리온 자리는 서쪽으로 넘어가 이 두 별자리는 동시에 볼 수가 없다고 한다. 지금 이 시기에 전설의 주인공 오리온 별자리를 볼 수 있는 시기이다.

  어느 친구 하나가 나에게 이 오리온 별자리를 가르쳐 주었다. 그래서, 난 오리온 별자리를 볼 때마다 그 친구가 떠오른다. 지금 이 순간 오리온 자리를 가르쳐 주라고 말해 주고 싶다.
  별이 더욱 돋보이는 때는 과연 언제일까? 언젠가 선배가 나에게 물었던 질문이다. 너무나 당연하게「별이 아주 반짝일 때요.」이렇게 대답했다. 이렇게 쉬운 대답이었으면 아마 묻지도 않았을 것인데 난 그렇게 대답해 버렸다. 역시 그의 대답은 NO였다. 별이 가장 돋보일 때는 밤하늘이 까맣게 될 때, 아주 까맣게 뒤에서 빛나는 별을 받쳐줄 때였던 것이다.
  우리 나이 18세 쯤이면 내 눈 앞에 빛나는 별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마치 안개꽃이 장미꽃의 붉색을 더욱 돋보이게 해 주듯, 그런 안개꽃 같은 밤하늘도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어떻게 해서 바다얘기에서 여기까지 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난 이제 바다에 갈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바다보다 더 넓은 하늘에 별이 예쁘게 빛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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