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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7년(2007)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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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종 : 번창(繁昌)과 복(福)을 부르는 동물, 돼지

번창(繁昌)과 복(福)을 부르는 동물, 돼지

 

 

글 교무부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매해의 지지(地支)에 열두 동물들의 이름을 붙여 ‘○○띠’라고 불렀다. 때문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띠는 운명적으로 정해져 싫든 좋든 평생을 따라다닌다. 게다가 같은 해에 태어난 사람은 그 해 띠 동물의 영향을 받아 비슷한 성격이나 운명을 갖는다고 믿어왔다. 예컨대 새해처럼 돼지해에 태어나면 건강하고 재물복이 있다거나, 호랑이해에 태어나면 범처럼 날쌔고 용맹할 것이라고 여긴 것이다. 이러한 습속에 기인해서인지 올해 정해년(丁亥年) 돼지해도 어김없이 돼지의 상징성(부, 건강)이 부각되어 한해의 시작을 알린다. 그것도 없는 상징성까지 만들어 즉, 돼지의 상징성에 황금이 가진 상징성까지 더하여 ‘황금돼지해’라는 속설까지 나돌 정도로 말이다. 그렇다면 2007년 정해년을 맞아 근거 없는 미신적인 속설이 아닌 일찍부터 우리 민속이나 문헌을 통해 전해져 내려오는  돼지의 희망적인 상징성을 알아보는 것도 한 해를 시작하는 데 의미 있는 일이라 여겨진다.


 

  십이지의 띠 동물 중 마지막 동물인 돼지는 시간으로는 오후 9시에서 11시를 가리키며, 월로는 음력 10월, 방위로는 북서북(北西北)에 해당한다. 흔히 돼지하면,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부(富)와 풍년을 가져다주는 길상의 동물이라 여길 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인들은 때때로 뚱뚱한 사람을 ‘돼지 같은 녀석’ 이라고 욕을 하면서도 꿈에 본 돼지는 대단한 귀물(貴物)로 여겨 돼지꿈을 꾸고는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복권을 사기도 한다. 이와 같이  돼지가 재물을 상징하게 된 까닭은 그 한자 ‘돈(豚)’이 ‘돈〔金〕’과 음이 같을 뿐더러 예전에는 돼지가 가계의 기본적인 재원(財源)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정월(正月)의 첫 번째 해일은 돼지날〔上亥日〕이라고 하여 민속행사를 하기도 했다. 이 날에는 곡식의 씨를 태워 주머니에 넣은 후 재신(宰臣)01이나 근시(近侍)02에게 나누어주었을 뿐 아니라, 궁중의 환관들 수백 명이 횃불을 땅위에 이리저리 내저으며 “돼지주둥이 지진다.”라는 소리를 지르며 돌아다니기도 하였는데, 이는 풍년을 기원하는 뜻이었다고 한다. 오늘날 장사꾼들 사이에서 정월 상해일에 장사를 시작하면 좋다는 속설도 이러한 풍속에서 연유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삼국사기(三國史記)』와 같은 문헌에 의하면, 돼지는 예로부터 신에게 바쳐지는 제물임과 동시에 나라의 수도를 정해주고, 왕이 자식이 없을 때 왕자를 낳을 왕비를 알려주어 대를 잇게 하는 신통력을 지닌 영물(靈物)격으로 여긴 적도 있었다. 고구려 유리왕은 도망가는 교시(郊豕)03를 뒤쫓다가 국내위나암(國內尉那巖)에 이르러 산수가 깊고 험한 것을 보고 나라의 도읍을 옮겼으며, 고구려 산상왕은 아들이 없었는데, 달아나는 교시를 쫓아 가다가 한 처녀의 도움으로 돼지를 붙잡고 그 처녀와 관계하여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돼지를 영물로 여긴 것은 고려태조 왕건의 조부인 작제건(作帝建)도 그러하다. 그는 서해용왕을 도와준 후 그 보답으로 돼지를 선물 받았는데, 그 돼지를 들고 고향으로 돌아와 우리에 넣으려고 했으나 들어가지 않고 돼지가 송악의 남쪽 기슭에 가서 누웠다고 한다. 훗날 이곳에서 고려태조 왕건이 태어났고, 돼지가 안내한 집터가 바로 지금의 만월대(滿月臺)04 자리라고 한다.
  이밖에도 예나 지금이나 돼지는 다산(多産)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다른 동물에 비해 임신가능기간이 매우 길어 생후 8~10개월부터 10년간이나 번식할 수 있으며 연중번식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번에 낳는 새끼 수도 7~8마리가 예사이고, 많으면 12~19마리까지 낳을 때도 있다. 이러한 돼지의 강한 번식력은 일찍부터 ‘풍년(豊年)’이나 모든 것의 ‘번창(繁昌)’을 상징해 왔다. 그래서인지 돼지해가 되면 으레 달력이나 연하장(年賀狀)에는 어김없이 어미돼지가 새끼돼지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그림이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돼지는 예로부터 신통력이 있는 영물, 길상의 동물로 길조를 나타내며, 다산과 모든 것의 번창을 상징해 왔다. 돼지의 해 정해년을 맞이하여 올 한 해도 우리 모두 성경신(誠敬信)을 다해 포덕천하(布德天下)에 노력한다면 돼지해가 지니고 있는 ‘다산과 번창의 기운’이 더욱더 빛을 발해 상제님께서 펴놓으신 해원상생(解冤相生)·보은상생(報恩相生) 대도(大道)의 진리가 온 누리에 전해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01 왕을 도와 모든 관원을 지휘 감독하는 지위에 있던 이품 이상 벼슬의 총칭. 재상(宰相)

02 임금을 곁에 가까이 모시던 신하

03 하늘에 제물로 바치기 위해 기르는 돼지

04 개성시 송악산(松嶽山) 남쪽 기슭에 있는 고려의 왕궁지(王宮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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