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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7년(1997)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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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 금강산 토성 수련도장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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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토성 수련도장을 다녀와서

 

 

            

정혜정 <대진전자공예고교 교사>

 

  밤샘 탓인지 출근 길이 다소 무거운 날 아침이였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선도 학생들의 첫 인사를 뒤로 하고, 교무실로 향하는 길에 쇼팽의 야상곡을 귓가에 흘리며 나의 마음은 어느새 창 밖의 금강산 토성 수련도장으로 가고 있었다.

  한복을 차려 입은 내수, 외수들의 모습에서 정갈함을 접하며 「영대 참배」를 시작으로 3일 동안의 몸과 마음을 열었다.

  저녁 식사 후, 대원종의 은은한 소리를 들으며 7시 기도시간에 들어 갔다. 방면에서도 늘 갖던 기도 시간이라 가끔은 소홀할 법도 싶은데 기도는 언제나 마음을 닦아주고 정화 시켜준다.

  봉축주부터 태을주까지 정좌한 채로 주문을 소리 내어 같이 읊다 보면 어느새 내 마음은 닦아지고 텅 빈 밝음의 자리로 맑아짐을 느낀다. 그러다 보면 다리의 저림이 아픔보다 부끄러움으로 다가선다.
  곧바로 이어지는 2시간의 말씀 속에서도 언제나 많은 것을 배운다.

  말씀을 듣다 보면, 삶의 깨달음으로 다가와 누구에게나 바라는 바 없이 베품이 삶의 기쁨이며, 늘 나의 마음을 들여 다 보는 연습을 하게 된다.

  하루 하루를 깨끗한 마음으로 선(善)하게 하며 지혜로운 생활의 여유를 배우고 따뜻한 훈기를 나누며 살고 있다.

  소유하고자 하는 욕심을 – 나 조차도 – 버리면서 살고 싶은데 말씀 속에서 언제나 순간의 진리를 터득하게 된다.

  쌀눈의 한쪽도 비어 있는 완전히 둥글지 않은 원이라 인간도 자연의 섭리와 같아야 함일진대 인간들은 언제나 빈 것을 채우려는 욕심이 있다는 말씀을 들으면서 생(生)의 가운데 서서 탐심을 버리는 여여(如如)한 마음을 배워야 함이라 느낀다.
  시간이 흐를수록 머리 속은 맑아지고, 어둠이 깊어 갈수록 한복을 입고 정렬해 앉아 계시는 강사 분들의 모습이 청아한 신선의 모습처럼 보이면서 좀더 성(誠)을 다하여 3일 동안의 연수 일정에 충실하길 모두에게 바라고 싶었다.

  첫 날과는 달리 아침부터 분주한 모습으로 영대 및 수련도장의 안팎, 식당, 화장실 청소를 분담했고 몇 명의 외수들은 아침식단을 위해 도장에서 직접 키운 상추를 따러 갔다. 모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마음은 즐겁기까지 했다.

  꽉 짜여진 일정 속에 마음을 닦는 것은 심성(心性) 뿐 아니라 건전한 육체 단련도 중요함을 절실히 느꼈고 땀을 흘린 덕에 맛있는 아침 식사가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오후에는 언제나 자유스런 분위기에서 마음껏 여유를 가지도록 하는 자상한 배려도 잊지 않으셨다. 권씨와 금씨가 난을 피해지었다는 권금성까지 가서 신선봉도 바라보며 설악산의 정기도 품어 보고, 재향 군인회에서 하는 통일 전망대도 가서 우리의 분단 비극을 초월하여 통일의 기원도 가져 보며 즐겁게 지냈다.
  그런데 이번 종단 연수에서 마음 속에 꼭 새길 일이 있었다.

  그것은 마지막 날 아침의 기억이었다.

  매사에 긍정적인 사고로 바른 생각을 하다 보면 모든 일에 이해가 생기며 더 마음을 다하지 못함이 그저 부족함이 드는 누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느끼게 했던 일이었다.

  그날도 전날과 다름없이 청소 분담이 있었는데 몇 명의 내수들이 도장 아래 열무 밭으로 갔을 때의 일이었다.

  벌레를 잡는 일이 처음엔 싫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까만 구더기 같은 벌레를 찾으랴 정신 없을 때였다. 어느 누가 왜 진작 농약을 치지 않아서 이 고생을 하느냐고 물었다. 그 때 옆에 계셨던 선감의 말씀이 내내 내 머리 속에서 지금까지도 맴돌고 있다.

  「세상은 이런 작고 사소한 것으로부터의 몸소 실천으로 대순(大巡) 됨을 알아야 한다」고 하셨던 것을.

  나 하나의 바른 행동으로부터 – 농약 없이 자연 재배하는 채소에까지도 – 시작이라는 것이리라.

  그래, 모든 일의 의미는 멀리서 바라보아야 잘 볼 수 잇고 가래떡을 뱀이라 생각하면 먹을 수 없지만 뱀을 떡이라 보면 적어도 징그럽다고는 느끼지 않는 것도 하나의 깨달음이 아닐까 싶었다.

  그 순간 우습게도 지나친 상상이라 싶으면서도 열무 잎에 붙어 먹고 사는 벌레를 없애 줌으로 선감의 말씀대로 세상이 순(順)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생각의 가름을 평정하게 하기 위한 지혜의 닦음도 중요한 것이라 싶었다.
  사람마다 삶의 목표를 어디에다 두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마음 닦는 공부를 가장 우선이라 할 수 있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또 다른 삶의 무게로 다가옴에 그리 가볍지는 않았지만 3일 동안의 연수에서 닦아진 마음을 감사히 여기며 차창 밖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 보았다. 마음 속에서 훈회 수칙을 외워가며 도 다른 삶의 법도를 키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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