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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7년(1997)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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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논단 : 神人調化 一考察(신인조화 일고찰)

神人調化 一考察

 

 

              

 이재호 <교감ㆍ부전방면>

 

1. 머리말
  우주 자연은 음(陰)과 양(陽)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경의 『인위양 신위음(人爲陽 神爲陰)』이란 구절에서 보듯이 인간 세계는 양이고 신명 세계는 음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다시 이야기하면 우주 자연은 인간 세계와 신명 세계로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21세기를 눈앞에 둔 오늘날 사람들의 인식 방향과 종교계에서 신은 점차 배제되는 흐름이다. 이러한 흐름은 과학 문명의 발전 결과로 나온 현상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종교가 신을 전제로 형성되어 있으므로 종교는 신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과학이 발달했지만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의 등장이 요청된다.
  대순 사상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 신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역사적인 흐름을 살펴보고, 대순진리회의 종지인 신인조화(神人調化)와 신에 대한 인간 위상의 변화 과정도 알아보기로 한다.

 


2. 선천시대의 神人관계
  원시시대의 인간은 수렵 생활에서 농업 혁명으로 농경 사회를 이루었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게 일을 해도 증가하는 인구에 비해 먹을 것이 부족하고 수화풍의 삼재를 늘 당하였으므로 흉년이 들면 굶어 죽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한 사회에서는 자연의 모든 현상이 하늘의 뜻이라고 믿었으므로 인간은 자연의 지배 아래서 순종과 복종을 하였다.『선천에서는 모사는 재인하고 성사는 재천이라』(교법 3장 35절) 하신 것처럼 일을 도모하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 일을 이루고 못 이루고의 결정은 하늘 즉 신에게 달려 있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한 것도 같은 의미이다. 사람과 하늘의 관계가 인간과 신의 관계로 볼 수 있고, 역사 이래로 18세기까지 선천시대 인간은 신에 대한 예속적 관계로 있었다. 한편 『선천에서는 인간 사물이 모두 상극에 지배되어 세상이 원한이 쌓이고 맺혀 삼계를 채웠으니 천지가 상도를 잃어 갖가지의 재화가 일어나고 세상은 참혹하게 되었도다』(공사 1장 3절) 라는 상제님의 말씀처럼 선천에서의 인간 세계가 지배와 피지배의 상극으로 분리되었듯이, 인간과 신의 관계 역시 분리된 관계를 지속해 왔다.
  이러한 신과 인간의 관계는 동학의 수운 최제우에 와서 획기적 전환이 일어나게 되었다. 그러면 다음으로 동학에서 발생한 신인(神人)관계의 변화 과정을 알아보기로 하자.

 


3. 동학에서의 神人관계
  18세기까지 사회적, 종교적 신인관계의 측면을 살펴보면 신과 인간은 분리된 예속 관계로 위치를 달리했으나 최수운에 와서 시천주(侍天主) 사상을 표방함으로써 신과 인간의 관계 변화를 가져왔다.

  『…내가 서양 대법국 천계탑에 내려와… 모악산 금산사 삼층전 미륵금불에 이르러 삼십년을 지내다가 최제우에게 제세대도를 계시하였으되…』(교운 1장 9절)의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최수운은 상제님으로부터 천명을 받고 난 이후 시천주 사상, 즉 인간의 마음속에 하느님(神性)을 모시고 있다고 주창하였다.
  최수운의 시천주는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신(神)관념인 삼신(三神)사상을 발전시켰다고 볼 수 있는데 선천 시대 종교에서 인간이 신을 모실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은 신과 인간의 관계에서 보면 인간 위상의 일대 혁명이라 할 수 있는 사상이었고 인간 위상이 발전하게 되는 시초 단계였다.
  해월 최시형에 와서는 인간위상이 도약하는 단계라 볼 수 있다. 최해월의 양천주(養天主) 사상은 최수운의 시천주 사상에서 한걸음 나아가 하느님의 성품을 양성한다는 것인데, 씨앗을 땅에 심어 씨앗의 생명이 자라게 하는 것과 같이 인간의 본성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지고(至高)한 신을 인간이 모시고 있으면 인간도 수양을 통해 지고하게 되고자 하는 것은, 인간 본연의 자세일 것이다.
  이는 의암 손병희에 와서 인내천(人乃天)의 사상으로 발전, 인간이 수도를 함으로써 인격의 위상이 신격과 동등한 위치에 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4. 대순진리의 神人調化
  인내천 사상은 신성(神性)과 인성(人性)이 동등함을 주창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과 인간이 분리된 관계에서 본성이 동등해진 관계로 이루어졌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신과 인간의 완전한 화합이 이루어져, 하나로 어우러진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과 인간이 완전한 화합을 이루지 못하고 단지 동등한 관계로 그치게 되면 또다시 차별이 생길 수 있는 소지가 있으므로 같이 하나가 되는 사상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대순진리의 신인조화는 인내천 사상의 한계를 뛰어 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순진리의 신인조화에 나타난 신인관계를 살펴보면 첫째로 신과 인간은 상호 순환적 관계를 가진다는 것이다. 『사람에게 혼과 백이 있나니 사람이 죽으면 혼은 하늘에 올라가 신이 되어 후손들의 제사를 받다가 사대를 넘긴 후로 영도 되고 선도 되니라』(교법 1장 50절) 는 이 구절에서 보듯이 신과 인간은 존재 방식의 차이를 가질 뿐 연관성을 가진다. 신(神)이 변화한 모습이 인간이고 인간이 다시 변화한 모습이 신이라는 것이다.

  둘째로 신과 인간은 상호보완적 관계이다. 『심야자 귀신지추기야 문호야 도로야(心也者 鬼神之樞機也 門戶也 道路也)』(교법 3장 4절) 여기서 신명들이 사람의 마음으로 출입함으로써 사람들의 체질과 성격이 바뀌므로 신명은 인간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셋째로 신과 인간은 상호 의도적(依導的) 관계이다. 음양경(陰陽經) (교운 2장 42절)의 『…신무인후무탁이소의, 인무신전무도이소의(神無人後無托而所依 人無神前無導而所依 : 신은 사람이 뒤에 없으면 의탁하여 맡길 곳이 없고 사람은 신이 앞에 없으면 이끌어 맡길 곳이 없다)』에서 보듯이 신과 인간은 서로 의지하고 이끌어 주는 관계이다.
  이상과 같이 신은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고 사람 역시 신이 꼭 필요하다는 점에서 신과 인간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순진리의 신인조화에서 나타난 신과 인간의 관계를 세 가지로 살펴보았다. 음양의 기운이 합해진 연후에 신과 인간의 조화가 된 상태가 신명계와 인간관계가 완전히 하나가 되는 참된 경지이다. 신과 인간이 하나가 된다는 것은 인간의 마음이 신을 속일 수가 없게 되고, 인간 스스로도 속일 수 없으므로 거짓이 없는 밝은 인간이 되고 밝은 세상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천의 상도가 어겨진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물질문명에 치우친 윤리 도덕관의 부재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윤리도덕관의 부재상태에서 모든 것을 속일 수 없고 밝은 상태인 신인조화가 실현되면, 더 이상 모순되지 않는 새로운 후천시대의 윤리도덕관이 확립될 것이다.

 


5. 맺음말
  후천은 인존 시대이므로 인간의 위상이 바르게 정립되어야만 신명의 위상이 정립되고 진정한 음양합덕과 상생이 이루어질 것이다. 선천은 음양이 조화되지 않고 대립된 세상이었으므로 상극이 존재했듯이 신명 세계와 인간 세계도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대립되었으며 인간은 신에 대해 철저한 예속을 받으며 살아왔다.

  그러나 구천상제님의 천지대도가 펼쳐진 후 인간은 신과 더 이상의 대립된 관계가 아니라 조화와 합덕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인간 위상의 혁명이 최수운의 시천주(侍天主)를 시발점으로 최해월의 양천주(養天主), 손의암의 인내천(人乃天)으로 이어져 인간의 위상이 신과 동등해졌고, 도주님께서 음양합덕(陰陽合德)을 종지로 확립함으로써 신인조화(神人調化)가 이루어지고 신과 인간은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상제님께서『천지무일월공각(天地無日月空殼) 일월무지인허영(日月無知人虛影)』(예시 21절) 이라 했듯이 천지일월도 인간이 알아주지 않으면 빈 그림자와 같은 것처럼 신인조화를 통해 신과 인간의 관계가 가장 이상적인 관계가 될 것이며 그러므로 신인조화는 후천시대를 이끌어갈 하나의 근본원리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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