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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7년(2007)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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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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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랑해요

 

 

글 자양 65방면 선사 장영숙

 

  어머니... 이 단어는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픈 이름인 것 같다. 이미 몇 년 전의 일이지만 나는 그때의 어머니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몇 달 동안 직장일과 수도를 병행한답시고 집에 연락을 못한 사이 집은 이사를 해버렸다. 오랜만에 전화를 했었지만 이사해버렸으니 당연히 통화가 안 됐고 달리 알아볼 만한 시간적, 정신적 여유도 없을 때라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었다. 다시 몇 달 뒤에 집 번호를 알아내서 겨우 통화를 하고 집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인천 무슨 무슨 역에서 내려 몇 번 출구를 나가면 바로 버스정류장이 있으니 아무거나 타고 어디 어디서 내리면 된다는 엄마의 목소리는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다른 것이 없었다. 근 2년 여 만에 부모님을 뵙는다는 생각에 지하철에서도, 5분밖에 안 걸리는 버스 안에서도 내내 설레고 흥분되었다.

  이제 다음 정류장이면 내려야 할 것이고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어머니의 모습이 어른거렸다. 어떤 모습을 하고 계실까 무척 궁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었다. 생각보다 많이 늙으셨으면 어쩌나 하고...

  어머니는 내가 탄 버스가 가까이 가자 내가 내리기도 전에 열심히 딸의 모습을 찾고 계셨다. 작고 마르신 어머니의 모습. 다행이 흰머리는 거의 없었다. 얼핏 얼굴의 주름은 전보다 많이 늘어 있었다. 우리는 서로를 한눈에 알아보고 반가워했다. 내가 내리자마자 어머니는 내 손을 꽉 붙잡았다. 꽉 잡은 손을 집에 도착할 때까지 한 번도 놓지 않았다. 만나서 몇 마디 인사라도 했던가...? 그것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금도 어머니의 따뜻하고 거친 ‘꽉 잡은 손’이 잊혀 지지 않는다. 절대 아무 곳에도 보내지 않겠다는 듯 꽉 잡은 내 손을 겨드랑이에 바짝 끼고 잰걸음으로 나를 집으로 데려가시는 어머니는 이제 고집스런 할머니가 다 되셨다.

  사실 나는 그동안 정말 못된 딸이었다. 그 전화 한 통이 뭐가 그리 어렵다고 부모님은 피가 마르시는 줄도 모르고 내 생각만 하고 살았다. 나만 열심히 수도하면 그만인줄 알았다. 서울에서 직장 다닌다고 대충 얼버무려 놓고 뭘 물어봐도 똑 부러지게 대답해 드린 게 없었으니 오죽이나 답답하셨을까?

  어머니는 큰딸인 나를 많이 믿어주셨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까지도 내가 하고 싶다고 이야기 하면 다 들어주시는 편이였다. 대학 마칠 때까지의 학비에다가 학원비, 영어공부 한다고 하니 해외연수비까지 나에겐 너무나 착실하신 어머니였다. 그런데 다 키워 놓으니 이제 딸한테 받는 건 아무것도 없고 나는 우리 집에서 제일 큰 고민거리가 되었다. 내가 어머니께 받은 건 너무 많은데 정작 나는 가진 것도 드릴 것도 없었다. 딸이 정말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머니께서 이해하신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어머니를 이해시키기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설이라고 얼마 전에 집에 갔었다. 늦은 밤 다들 잠이 들고 거실에서 TV를 보시다가 얼핏 잠든 어머니 곁에 나도 가만히 누웠다. 어머니의 억세고 따뜻한 손을 두 손으로 꼭 잡고 내 가슴에 안으며 말했다. “엄마, 사랑해요.” 어머니도 손에 힘을 주면서 흔들어 보이고 이내 잠이 드셨다. ‘어머니의 따뜻한 손길과 사랑..., 그 고마움을 제가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요! 큰 효를 위해 잠시 잊었던 딸의 정, 앞으로는 잊지 않고 어루만져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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