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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5년(1995)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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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이야기 : 울소와 김동사

울소(鳴淵)와 김동사

 

사치와 향략에 치중하지 말고 진심으로 믿으라는 교훈

 

         

 <교무부>

 

  삼불암 못 미처에 널리 알려진 울소가 있다. 바위에는「명연(울리는 못)」이라고 새겨 있고 이조 초의 기록에는「울연」또는「운담」이라고 씌어있으며 오늘은 울소라고 불리운다. 「울소」의「울」은 소리가 화합한다는 뜻의 한자표기이다. 다같이「소리가 울리는 못」이라는 뜻을 반영하고 있다.

  확실히 명연에서는 푹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여느 곳과는 유별나게 들리며 손뼉을 쳐도 펑펑 울린다. 명연담의 이러한 특성에서 울소 전설이 생겨났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가공되어오면서 완전히 다른 내용의 전설로 바뀌어졌다.
  고려 때에 울소에서 좀 떨어진 골짜기에「김동사」라는 작은 절간이 있었다. 절은 작아도 모든 것이 아주 풍요하였다. 그것은 이 절을 짓고 사는 주지가 바로 김동이라는 개경의 이름난 부자였기 때문이다. 김동은 어렸을 적부터 불교를 믿었는데 장사를 하여 돈을 많이 벌게 되면서 더욱 광신적인 불교신자가 되었다. 그는 장사에서 노상 이득만 보고 갑부로 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부처님의 덕이라고 믿고 있었으며 대대손손으로 부귀영화를 누리려면 절을 짓고 중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김동사라는 절간은 이렇게 되어 생겨났다.

  이 절에는 김동의 재산을 엿보고 많은 중들이 찾아왔으며 대웅전에는 크고 작은 금부처들이 십여 개나 앉아 있었다. 재를 올려도 금강산의 사대 절간으로 이르는 이웃의 장안사, 표훈사 보다 더 요란했고 불공도 놀라울 정도로 사치하였다. 절간경비를 보충하기 위하여 집에서는 매일같이 짐수레들이 줄지어 왔는데 수레 행렬은 개경까지 늘어설 정도였다. 김동은 자기만큼 부처에 지성을 다하는 사람이 없다고 자부했으며 불원간 부처의 현신을 보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개경의 자기 집 재산은 비로봉 높이로 쌓여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남천축국에서 불교전파를 위하여 고려에 와 있던 지공이라는 술사가 내금강에 찾아왔다. 김동은 자기 절에 들른 지공에게 모든 성의를 다하였다. 그런데 웬일인지 지공은 매우 못마땅한 눈치로 김동사의 안팎을 살펴보았다.

  그러더니 김동을 불러『김주사는 부처님을 잘못 섬기고 있소. 부처를 믿고 있는 것이 아니라 외도를 하고 있단 말이오.』라고 하였다. 이 말은 김동에게 있어서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였다. 그는 속에 찔리는 것이 있었으나 화가 났다.

  『소승은 모든 재산을 털어 부처님을 섬기고 있소이다. 사대 절간에 세워준 공덕비의 임자 가운데도 저만큼 독실한 신자는 없는 줄 아오. 하물며 나더러 외도를 하고 있다니 이것은 천부당 만부당한 말씀인 줄 아오.』

  김동은 주먹으로 가슴을 치며 원통함을 하소연하였다. 듣고만 있던 지공은 낮은 목소리로 김동에게 말했다.『당신의 말을 듣고서는 누가 옳은지 알 수 없구려. 그러니 이 일을 하늘의 판결에 맡김이 어떠하오. 만일 당신이 옳고 내가 그르다면 내가 천벌을 받을 것이고 내가 옳고 당신이 그르다면 당신이 천벌을 받게 될 것이오.』김동은 쾌히 승낙하였다.
  그날밤 김동은 자기 집에서 판결을 기다렸고 지공은 마하연에 가서 앉아 있었다. 그런데 과연 새날이 다가올 무렵 갑자기 번개가 번쩍 하더니 이어 지축을 뒤흔드는 우레 소리가 나면서 폭우가 쏟아지는 소리가 간담을 서늘하게 하였다.

  김동은『무슨 변이 일어나는가 보다』하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뒷산이 무너지면서 바위들이 절간을 깔아뭉갰다. 김동사의 건물과 종, 부처 그리고 모든 중들과 재산이 밀려갔으며 김동도 그 속에 끼어 울소에 빠져죽었다. 결국 천벌은 김동이 받은 것이다.
  이 전설은 15세기 이전의 것이다. 틀을 차리고 사치에 치중하는 천태종에 대한 선종의 승리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

  형식을 중시하면서 사치와 향락을 일삼는 김동과 같은 중들의 거짓을 폭로하고 지공을 신비화하면서 부처를 진심으로 믿으라는 선종의 교리 전파에 맞게 전설이 전해졌다.

  주목되는 것은 전설이 아직 삼불암이나 울소 주위의 자연석과 결부되지 않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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