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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9년(2009)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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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코너 : EBS 창사 특별기획 ‘잡초’를 시청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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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창사 특별기획 ‘잡초’를 시청하고

 

 

민원실 교감 김재현

 

  “경작지·도로 그밖의 빈터에서 자라며 생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풀로, 여기에는 목본식물까지도 포함시키는데, 작물의 생장을 방해하고 병균과 벌레의 서식처 또는 번식처가 되고 작물의 종자에 섞일 때는 작물의 품질을 저하시킨다.”01라고 사전은 잡초에 대하여 정의하고 있다.

  인간에게 있어서 잡초는 쓸모없고 성가신 존재이며 없어져야 하는 대상이다. 그래서 태워지고 밟히고 잘려나가고 뽑혀지며, 때로는 독을 뒤집어쓰고 죽어야 하는 고단한 삶을 살아야 한다. 하지만 잡초는 사라지지 않는다. 살아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기에 잡초는 유전자를 바꿔서라도 살아남아 이 세상에 존재한다.

  온갖 시련에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비결은 무엇일까? 잡초는 살기 위해 끝없이 고민하고 지혜를 동원한다. 그 예로 마디풀과에 속하는 덩굴식물인 고마리는 남들이 모르는 비밀을 땅속에 감추어 두고 있다. 지상에서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땅속에서 폐쇄화02를 맺고 씨앗을 만들어 간다.

  폐쇄화는 땅 위에 열린 꽃보다 크기가 작은 암술과 수술이 있는데 자기 꽃의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붙는 자화수분을 하기 때문에 꽃가루의 양이 매우 적다. 하지만 안전하고 튼실하게 씨앗을 맺어간다. 그뿐만 아니라 고마리의 뿌리는 물 속에서도 씨앗을 맺는다. 변화무쌍한 환경에 살아남기 위한 그들만의 전략으로, 어떠한 환경과 어떠한 상황에서도 살아남는 존재, 이것이 잡초이다.

  서양 민들레는 꽃봉오리의 상단 부분이 잘려 나갈 경우, 꽃은 피우지 못하지만 기어이 씨앗을 만들어 내고, 괭이밥은 씨앗을 멀리 보내기 위해 발사체를 만들어 자신의 크기의 1,000배까지 날아가도록 할 수 있다. 살기 위해 벌이는 잡초들의 기발한 몸짓과 상상을 초월하는 지혜에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그리고 비료의 남용으로 작물이 더 이상 자랄 수 없는 농지에서도 잡초는 체내의 특수한 단백질로 버려진 땅에서 중금속을 흡착하여 오염된 땅을 복구해간다. 잡초가 나는 것은 사람이 파괴하고 오염시킨 것을 원상태로 되돌려 생명을 일으키려는 대자연의 섭리로 척박한 땅에 가장 먼저 잡초가 나타나 흙을 살려간다. 강력한 뿌리로 흙에 숨통을 열어주고 오염물질을 흡수하여 제거하며 땅 속 깊은 곳에 있는 양분을 흡수하여 표토층을 기름지게 하고 태양에너지를 전해준다. 잡초는 땅속 깊숙이 내린 뿌리를 통해 빗물을 지하에 저장하고 숨을 내쉴 때 방출하여 대기 중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여 뭇 생명을 살게 한다.

  인간에게 외면당하는 존재이지만 끝없이 자신을 내어주고 사라지지 않는 불멸의 생명력을 가진 잡초, EBS가 공사 창립 8주년 특별기획으로 방송한 ‘잡초’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래서 늘 무관심과 무가치의 대상에 머물러 온 자연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의미를 부여한다. ‘잡초’를 제작한 이의호 감독은 2005년 ‘흙’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흙이 잡초를 원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생명체 중에서 가장 하층민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경이로움까지 느꼈다”고 잡초의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잡초’를 시청하면서 느낀 점은 주변에 어떠한 상황과 조건에서도 잡초는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지혜를 동원하고, 결국에는 주변을 자신의 영역으로 만들어 가고 후대를 남긴다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거나 수도를 하는 과정에도 열악한 환경과 불리한 조건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것 같다. 그럴 때 우리는 ‘이것만 없으면 …….’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것을 없애고 나면 ‘저것만 없으면 …….’하게 되고, 저것을 없애고 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나고, ‘이것만 있으면, 저것만 있으면 …….’하여 이 조건 저 조건을 갖추고 나면, 다시 더 커지고 다양해져 끝없는 조건이 생겨난다. 자신에게 불리한 모든 외적 원인을 다 없애고, 모든 조건을 다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이제 방법을 달리하여 원인을 밖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나’ 안에서 찾아서 해결해야 할 것이다. 수도하는 사람은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바로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 어떤 일에도 탓을 밖으로 돌리지 말고, 어떤 경우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자신을 개조해야 할 것이다.

  잡초의 꽃이 관상용 꽃처럼 크고 화려하다면 모두 뽑혀 사람들의 눈요기 거리가 됐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기에 잡초는 변화무쌍한 환경에 살아남기 위한 그들만의 전략을 세우고, 어떠한 환경과 상황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지혜를 가진 존재가 될 수 있었다.

  세상을 살아가거나, 수도를 하다 보면, 남들보다 열악한 환경에 처할 수도 있고, 정성을 드리는 마음에 제초제를 뿌리는 동료도 있을 수 있고, 예초기 같은 칼날로 가슴에 상처를 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수도하는 사람이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 보지 않고, 뜻을 꺾는다면 목표하는 바를 이룰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고난과 역경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그 고난과 역경이 친구가 되기도 하고 절망에 낭떠러지가 되기도 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대순지침』에 “모든 일에 그 목적을 달성하려는 과정에는 반드시 장애가 있으니, 이것을 겁액이라 한다. 겁액을 극복하고 나아가는 데 성공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말씀과, “함지사지이후(陷之死地而後)에 생(生)하고 치지망지이후(致之亡地而後)에 존(存)한다.”03는 말씀의 뜻을 잘 새겨 수도에 정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01 두산백과사전 encyber.

02 꽃을 피우지 않는 닫힌 꽃.

03 죽을 경지에 빠진 후에 살게 되고, 망하는 경지에 이르게 된 뒤에 일어서게 된다. 『대순지침』, 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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