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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19년(1989)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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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란 : 한해를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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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보내면서

 

농사를 잘 지은 농가의 곡간엔 곡식이 가득하나 게을리한 농부의 곡간엔 썰렁한 냉기만…

 

 

고려대학교 한문과 서 은 영

           

  12월 11일, 깊은 잠에서 깨어나 창 밖을 보니 어느새 내렸는지 하얀 눈이 매연에 찌든 도시를 하얗게 단장했다.

  어느덧 올 한해도 다 지나갔나 보다 벌서 눈이 내리고….

  난 마지막 남은 달력을 보면서 조용히 명상에 잠긴다. 올 한해 나의 생활은 어떠했는가! 과연 내가 하고자 했던 바 그것을 성취했는가! 돌이켜 보면 금년 한해는 나에게 있어서 두 번째 태어난 소중한 해였다. 금년 3월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새 학기를 맞아 첫 수업을 마치고 조금은 썰렁한 몸을 녹이기 위해 양지쪽 벤치에 앉아 오랜만에 만난 친우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을 때 어느 말쑥한 청년으로부터 「음양합덕」「신인조화」「해원상생」「도통진경」을 종지로 하는 대순진리회를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대순진리회가 사회계몽을 유도하는 사회사업단체로 생각하고 있었으나 그 청년의 설명을 듣고는 대순진리회가 만고에 없는 진리를 담고 있는 민족 종단임을 알게 된 것이다. 본시 난 종교에 대한 관심이 없었던 차였으므로 더 이상의 설명을 듣기를 거부했다. 그러나 그 청년의 확고한 신앙심과 의지에 찬 설득에 나는 대순진리회의 도인이 되는 것을 더 이상 거부할 수 없었다.

  이렇게 해서 나는 두 번째 태어난 것이다. 입도 치성을 올린 후 나는 틈틈이 포덕소에 들려 선각들로부터 많은 교화를 받았다. 교화의 횟수가 한번 두 번 더해가면서 난 삶의 희열을 느꼈다. 그리고 그 희열을 발산하기 위하여 난 상제님의 일군이 되고자 한 것이다. 상제님의 일꾼이 된다는 것은 그리 쉽지가 않았다. 新宗敎에 대한 기성 종교인들의 배타성이라든가 서구 문물과 물질적 사고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의 의식을 상제님의 진리로 이끌기엔 너무나 힘든 것이었다.
  그러나 상제님께서는 결코 나를 버리지 않으셨다. 괴롭고 고통스러워 하면 할수록 상제님께서 나에게 큰 용기를 주셨으며 또한 새로운 깨달음(覺)을 주시어 상제님을 향한 나의 믿음은 더욱 확고해져 갔다.

  상제님께서 말씀하셨다. 「부귀한 자는 빈천을 즐기지 않으며 강한자는 약한 것을 즐기지 않으며 지혜로운 자는 어리석음을 즐기지 않으니 그러므로 빈천하고 병들고 어리석은 자가 곧 내 사람이니라」(교법 1장 24절) 하셨으며 또 「부귀한 자는 자만, 자족하여 영리를 돋우기에 마음을 쏟아 딴 생각을 머금지 아니하나니 어느 겨를에 나에게 생각이 미치리오. 오직 빈궁한 자라야 제 신세를 제가 생각하여 도성덕립을 하루 속히 기다리며 운수가 조아들 때마다 나를 생각하리니 그들이 내 사람이니라」(교법 2장 8절) 하셨다.
  나는 결코 부귀를 추구하지 않았으며 영리에 마음을 두지 않았다. 나는 늘 채워지지 않는 빈곤한 마음으로 상제님의 道를 널리 펴고자 노력했던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노라니 후회가 앞선다. 좀더 바삐 뛰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인 것이다. 지금쯤이면 금년 한해동안 농사를 잘 지은 여느 농가집의 곡간엔 곡식이 가득 차 있을 것이다. 그러나 농사를 게을리한 농부의 곡간엔 썰렁한 냉기만 감돌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곡식을 얼마나 거두었나! 나의 곡간은 차가운 날씨 만큼이나 썰렁하다. 열심히 뛴다고는 했으나 결코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가 보다.

  이제 금년도 마지막 남은 20일을 충실히 보내야겠다. 그리고 다가오는 1989년 기사(己巳) 년에는 나의 곡간에 곡식을 가득 채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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