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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19년(1989)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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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 : 포덕자의 믿음과 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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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덕자의 믿음과 정성
 
남이 나에게 비소하는 것을 비수로 알고, 조소하는 것을 조수로 알아라
 
 

선무 이 종 훈

        

  찬바람이 가로수의 앙상한 가지를 흔들고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어깨가 저절로 움츠려 들었다. 따사로운 햇살은 서산으로 날아 가버린지 오래고 초롱초롱한 별들이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텅 빈 가슴엔 바삭 거리는 낙엽 한 잎 없이 황량하였다.
  오늘도 아무런 성과 없이 들어가야 하다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니 반짝이는 별들이 번개 같은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순간 그 별무리에 빨려 들면서 다섯 달 전으로 되돌아 갔다.
  그 날은 참 무더운 날이었다. 그날도 나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지친 발걸음으로 종묘시민공원의 벤치로 걸어가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앞을 보려는 순간 어떤 젊은 청년과 맞딱드리게 되었다. 그는 나에게 말하기를 「저 실례합니다만 잠시 대화 좀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그러십니까?」 그는 해맑은 얼굴로 나를 반히 보고 있었다. 그런 그가 싫지 않았다. 「저는 대순진리회 도인인데 제가 지금까지 수도한 결과 이 진리가 너무 좋고 이것을 알았다는 것이 너무 기뻤습니다. 그런데 이 진리와 도를 혼자서 알기엔 너무나 아깝다고 생각해서 이것을 한 사람에게라도 더 전하기 위해서 당신과 대화하고자 합니다. 어떻습니까?」라고 말했다.
  대순진리회? 도인? 수도를 한다? 는 생소한 말귀가 나의 호기심을 끌었다. 그래서 나는 「다리가 피곤하니 저기 벤치에 앉아서 얘기 합시다」라고 말했다. 이마의 땀을 손으로 닦아 내리며 뜨거운 벤치에 앉았다. 그는 띄엄띄엄 힘주어 가며 말하기 시작했다.
  「제가 수도하는 도는 역사에 흐르는 상극을 풀어, 조화로써 새로운 세계 즉 선경(仙境)을 건설하고자 정신개벽 인간개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지난 세월을 되돌아 보면 수 많은 영웅 호걸들이 등장하여 백성을 억압하며 패권을 장악하여 전쟁을 일삼고 사리사욕을 채우는 역사로 점철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원한이 쌓이고 쌓여 그것이 이제 풀리지 않으면 폭발될 지경입니다. 바로 이 때 모든 이들이 해원상생을 공부하고 참된 수도를 하여 인간 청정 본질로 되돌아 간다면 지상선경을 건설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상선경이란 비현실적인 이상향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이 스스로 노력하기에 달린 것이므로 철저한 현실이지요. 당신께서는 이와 같은 일에 동참해보시지 않겠습니까?」
  그의 말을 듣고 보니 모든 사람들이 시기 · 질투 없이 서로 화합하며 살아갈 수 없는 것일까? 라는 평소의 내 생각과 딱 맞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현실에 안주하려고만 하였던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과 함께 지난 세월에 대해 회한이 앞섰다. 그리고 그가 한없이 부러웠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그를 따라 입도하게 되었고 선후각의 연을 맺었다.
  그 이후로 수도를 하는 것이 즐거워서 남에게 전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한달 만에 포덕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모든 것이 자신 있었다.
  그런데 한달 전부터 뭇 사람들의 비웃음과 따가운 눈총 때문에 나의 현주소를 되돌아 보게 되었다. 포덕하다 안되어 돌아서면 그 때마다 등 뒤에서 비웃는 소리와 미친놈 소리가 들려와 고요한 마음을 파동 치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확신이 없어지고 전하고자 하는 말 까지도 자신을 잃어버린 힘없는 말이 되어 입 밖으로 흘러 나오는 것이었다. 그러니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각의 질책과 격려는 도무지 귀에 담겨지지 않았다. 포덕소에 들어가보니 선각께서 여러 사람을 모아놓고 칠판 앞에서 교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제목은 포덕자의 정성과 믿음이었다.
  「여러분! 여러분은 광구천하(匡救天下) · 포덕제민(布德濟民) 하고자 하는 일꾼들입니다. 그러한 우리 일꾼들이 포덕하는 과정에서 수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됩니다. 그 사람들의 마음은 여러분의 현재나 입도할 때의 마음과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그들은 하루하루 생활이 바쁘고 생계 유지를 위협 받기도 합니다. 그 상황에서 도통이나 지상선경이란 말은 인간의 이상일뿐이며 너무나 비현실적이며 허황된 얘기로 들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들이 비웃고 조소하며 무시하고 미친놈 소리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전경 교법 2장 19절에 보면 『남이 나에게 비소하는 것을 비수로 알고 또 조소하는 것을 조수로 알아라. 대장이 비수를 얻어야 적진을 헤칠 것이고 용이 조수를 얻어야 천문에 오르나니라』라고 상제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은 광구천하와 포덕제민이 방해되는 온갖 요소를 헤치는 대장이며 도통을 목적한 일꾼으로서 천문에 오르려는 용인 것입니다. 남이 우리의 말을 듣지 않고 비웃고 조소한다고 해서 실망하고 자포자기 한다면 그것은 믿음이 없는 것입니다. 그 믿음을 회복하는 길은 또한 지극한 정성을 들이는 것입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하였습니다. 우리 일은 신명(神明)을 감동시키어 신명의 음호를 받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성사되지 않습니다. 그 지성으로 일이 성사되었을 때 상제님에 대한 믿음이 샘솟는 것입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가슴을 짓누르고 있던 암울한 기운이 일시에 걷히는 기분이었다.
  「그래 맞아! 나는 믿음과 정성이 부족하였던 거야」
  다음날 포덕소를 나설 때에 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이고 있었다. 하얀 눈은 나의 기운을 북돋아 주었고 믿음은 굳세어져서 발걸음을 새롭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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