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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7년(2007)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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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대하여(3) : 삼강령에 관련된 하나의 논쟁 - 친민(親民)·신민(新民) 논쟁

삼강령에 관련된 하나의 논쟁

 

- 친민(親民)·신민(新民) 논쟁

 

 

글 교무부 차장 차선근

 

 

1. 『대학』 상장(上章)과 주자(朱子)

2. 『대학』 상장(上章)의 주 내용 - 삼강령과 팔조목

3. 삼강령에 관련된 하나의 논쟁 - 친민(親民)·신민(新民) 논쟁

4. 팔조목에 관련된 논쟁 - 격물치지(格物致知) 논쟁

 

  상제께서 어느 날 종도들과 함께 가시다가 한 주막에 들어가셨도다. 상제께서 그 집 주인을 보시더니 “저 사람이 창증으로 몹시 고생하고 있으니 저 병을 보아주라.” 종도들에게 이르시고 ‘대학지도 재명명덕 재신민 재지어지선(大學之道在明明德在新民在止於至善)’을 읽히시니라. 집 주인은 물을 아래로 쏟더니 부기가 빠지는도다. 상제께서 웃으시며 “너희들의 재조가 묘하도다.”고 말씀하시고 다시 길에 오르셨도다.(제생 32절)

 

  ‘대학지도 재명명덕 재신민 재지어지선(大學之道在明明德在新民在止於至善)’은 『대학』 상장의 삼강령을 말한 것으로, ‘대학의 도는 밝은 덕을 밝히는 데 있고, 백성을 새롭게 하는 데 있고, 지극한 선에 머무르는 데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문장에서 ‘백성을 새롭게 하는 데 있고(在新民)’라는 부분은 『예기』 속 원래의 『대학』에 ‘백성과 친하는 데 있고(在親民)’라고 되어 있던 것을 주자가 『대학』을 개정할 때 고친 것이다.

주자가 친민(親民 : 백성과 친함)을 신민(新民 : 백성을 새롭게 함)으로 글자를 바꾼 것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것은 ‘친민·신민 논쟁’이라 하여 유학의 대표적 쟁점 가운데 하나이다.01

 

 

주자는 적극적인 방법으로 백성들을 일깨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였으므로 신민(新民)을 주장

  대체로 고대의 문헌들에는 임금이 도덕성을 갖추고 난 뒤 백성을 가까이 하면 백성이 임금의 덕에 감화될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예기』 속에 있었던 원래의 『대학』도, 임금이 밝은 덕을 밝히면 자연스레 백성도 이에 감화된다고 보았으므로 백성과 친하게 된다는 뜻의 ‘친민(親民)’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자는 임금이 밝은 덕을 밝혀서 백성이 임금의 덕치에 감화가 되더라도 백성 개개인이 가진 도덕적 성품까지 밝아지는 것은 아니므로 적극적으로 백성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다시 말해 주자는 친민이라는 인간에 대한 소박한 박애주의를 바탕으로 한 통치술보다는 신민(新民), 즉 교육을 통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백성들을 다스려야 한다고 여긴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새로움[신(新)]이란 그 오래됨[구(舊)]을 고치는 것을 말한다. 말하자면 스스로 먼저 밝은 덕을 밝히고, 그 덕을 남에게 미침으로써 오래전부터 배어있던 더러움을 씻어 없애는 것이다.”02라고 하여, 내가 밝은 덕을 밝혀 새로운 사람이 되었으면 다른 사람도 그렇게 만들어 주는 것이 도리라고 설명하면서, ‘친민(親民)’을 고쳐 ‘신민(新民)’이라는 말로 바꾸었다.

 

 

왕양명이 친민·신민 논쟁을 촉발시켜

  주자 이후 약 300년이 지나서 왕양명(王陽明, 1472∼1529)은 ‘친민(親民)’을 ‘신민(新民)’으로 고친 주자를 맹렬히 비판하였다. 즉 그는 ‘내 마음의 본질은 어질 인(仁)이며 이것은 삼라만상의 본질이기도 하기 때문에, 임금이 밝은 덕을 밝혀서 인(仁)을 드러낸다면 삼라만상의 본체도 스스로 드러나게 된다. 따라서 밝은 덕을 밝힌다는 것은 천지만물이 모두 일체라는 것을 수립하는 일이므로 친민 즉 백성과 친하다는 것이 되어야 천하가 모두 한 가족이 되어 만물이 일체가 되는 것’이03라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왕양명의 이 비판으로부터 촉발된 친민·신민 논쟁은 5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논란이 계속되어 오고 있다. 그러나 『예기』 속의 『대학』, 즉 원래의 『대학』에는 ‘신민(新民)’ 또는 ‘유신(維新)’이라는 말이 나오기 때문에04 『대학』에 대한 주자의 개정을 좋지 않게 바라보는 학자라도 이 점만은 주자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

 

 

세상이 병든 시대에는 친민보다는 신민으로

  일반적으로 친민·신민 논쟁을 이해하는 관건은 명명덕어천하(明明德於天下 : 천하에 밝은 덕을 밝힘)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있다. 즉 경제나 문화, 정치 등 주변 환경을 알맞게 만들어주면 백성이 스스로 알아서 도덕을 행하게 된다고 한다면(이는 인간에 대한 소박한 믿음을 전제로 한 것이다) ‘친민’이, 환경의 조성뿐만 아니라 일정한 교육을 시행하여 백성을 이끌어주어야만 백성의 밝은 덕을 밝힐 수 있다고 본다면 ‘신민’이 맞는 것이다.

  상제님께서는 만물이 상극에 의해 지배되어 원한이 쌓여 우주가 진멸의 지경에 다다랐으며, 세상은 상도(常道)를 잃어 천지인이 모두 병들었다고 하셨다. 그리하여 상제님께서는 병들고 멸망의 위기에 놓인 하늘과 땅, 사람을 뜯어 고쳐 후천 선경을 열어놓으셨으니 이런 관점에서 보면, 상제님께서 주막집 주인의 병을 고쳐주시면서 백성과 친하다는 ‘친민’이 아니라 백성을 새롭게 한다는 ‘신민’이라는 구절로 『대학』 상장의 삼강령을 읽히셨음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목이라 하겠다.

 

 

 


01 주자가 대학을 개정할 때 글자를 고친 것은 이 한 글자가 유일하다.

02 新者革其舊之謂也言旣自明其明德又當推以及人使之亦有以去其舊染之汚也.大學章句

03 밝은 덕을 밝히는 것은 곧 천지만물이 일체라는 그 본체를 수립하는 일이요, 친민(親民)은 천지만물이 일체라는 작용을 널리 행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밝은 덕을 밝히는 일은 반드시 친민하는 데 있으며, ‘친민은 밝은 덕을 밝히기 위한 이유이다.

04 湯之盤銘曰苟日新日日新又日新康誥曰作新民詩曰周雖舊邦其命維新是故君子無所不用其[탕임금의 소반(욕조)에 새긴 데에 가로되 진실로 날로 새롭거든 나날이 새롭고 또 날로 새로워라 하며, 강고에 이르기를 새로운 백성을 일으키라 하며, 시경에 이르기를 주나라가 비록 옛 나라이나 그 명이 오직 새롭다 하니 이런 까닭으로 군자는 그 극을 쓰지 않는 바가 없느니라]. 大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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