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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0년(1990)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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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트 : 할머니의 기도

할머니의 기도

 

    

 김 소 영<선사 영주3방면>

   

  라일락 향기가 짙어가고 있었다. 꽃바람을 타고 온 그 향기는 대순진리회의 P포덕소 창틈으로까지 스며들고 있었다.

  K선무는 창틈으로 스며드는 라일락 향기를 맡으며 창 너머로 시선을 던진다. 아무 생각없이 던지는 시선이었다.

  그때였다.

  P포덕소의 문을 누군가가 두들겼다. K선무는 창너머로 던지는 시선을 돌려 문쪽을 향해 자동적인 대답을 했다.

  「누구세요? 들어오세요.」

  「여기가 대순진리회 P포덕소입니까?」

  할머니 한 분이 K선무의 대답을 듣고 문을 열어 고개를 쑥 빼고 물었다. 깨끗하게 차려 입은 할머니지만 가난의 그림자가 몸에 베어 있는 자태였다.

   K선무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다시 대꾸했다.
「그렇습니다만……」
「제대로 찾아왔구먼.」
「……」
「옆집에 사는 이가 이 곳을 찾아보라고 해서 왔는데…」

  할머니는 K선무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20여세 가량 되는 손녀딸을 데리고 성큼 P포덕소를 들어섰다.
「할머니, 어떻게 찾아오셨는데요?」
「상제님께 정성을 드리면 그 어떤 일도 다 이루어진다고 해서……」
「……」
「옆집에 사는 이가 이곳에 가서 정성을 한번 드려보라고 해서 와 봤어요.」
「……」
「정성을 드리면 그 어떤 병도 나아질 수 있나요?.」
「글쎄요.」
「얘가 지난 해부터 눈이 자꾸 나빠져서 왔는데……. 병원에 가 봐도 아무런 증세도 없다고 그러고요」

  할머니는 곁에 있는 손녀딸을 돌아다보고 K선무를 쳐다보았다.

  K선무는 할머니의 말에 아가씨를 훑어보며 물었다.
「눈이 많이 나쁩니까?」
「많이 나빠졌어요. 전보다……」
「상제님께서는 천지의 모든 일들을 다 바르게 잡아놓는 천지공사를 하셨지만……」

  K선무는 말을 머뭇거리며 할머니를 건너다보았다. 치성을 드리라는 말을 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할머니는 머뭇거리는 K선무를 바라다보며 애원을 하 듯 집안 사정을 털어놓았다. 지난 해부터 우연히 시력이 감퇴된 손녀딸의 이야기로부터 손녀딸만 데리고 사는 이야기였다.

  10년 전부터 아들의 가정 파탄으로 혼자 살게 된 할머니. 이 할머니는 손녀딸 하나만 데리고 그날 그날의 생활을 근근히 꾸려가고 있었다. 아들이 며느리와 이혼을 하고 집을 나간 뒤 부터였다.

  K선무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할 수 없이 치성을 드려보라는 대답을 하기에까지 이르렀다. 통사정을 하는 할머니를 보다 못해 허락을 한 일이었다.

  치성을 드린 뒤 할머니는 하루도 걸러지 않고 손녀딸을 포덕소로 데리고 나와 수련을 하기 시작했다.

  『훔치훔치 태을천상원군 훔리치야도래 훔리함리 사바아』

  온갖 정성을 다한 애절한 기도였다.

  K선무는 할머니의 그 정성을 안타깝게 지켜보다가 자신이 스스로 할머니의 기도속에 빠져들었다. 할머니의 정성이 K선무를 끌어들인 것이었다.

  할머니는 석 달 열흘 100일 기도가 끝나고 21일 기도로 들어가셨다. 100일 기도가 아무런 감응이 없었던 것이었다.

  K선무는 할머니를 따라 할수 없이 그 기도 속에 빠져들어 할머니의 손녀딸을 위해 기도를 드렸다. 할머니의 알 수 없는 힘에 끌려든 기도였다.

  막 21일의 기도가 끝나는 날이었다.

  K선무는 그 날도 할머니를 따라 할머니의 손녀딸을 위해 기도를 드렸다.

  『훔치훔지 태을천상원군 훔리치야도래 훔리함리 사바아』

   한참 기도가 무르익을 때였다.

  갑자기 P포덕소 안이 칠흑같은 어둠으로 휩싸이기 시작했다.

  K선무는 그것을 보고 한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바로 그때였다.

  P포덕소 안 정면이 밝아지는가 하더니 인자한 상제님의 모습이 한 형상으로 나타났다.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K선무는 차츰차츰 형상화되는 상제님의 모습을 보며 똑바로 그 모습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 순간 형상으로 나타난 상제님으로부터 한 줄기 밝은 빛이 할머니의 손녀딸에게로 쏟아졌다. 한 순간의 일이었다. K선무로서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K선무는 불가사의한 그 순간을 지켜보다가 상제님의 형상이 사라진 뒤 비로소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그의 시야에는 상제님의 모습이 그대로 머물러 있는 상태였다.

  손녀는 그때까지 태을주 주문을 외우며 기지개를 켜면서 할머니를 돌아다보았다.
「할머니, 할머니께서도 상제님으로부터 쏟아지는 밝은 빛을 보셨어요?」
「응, 봤다.」
「참, 이상하죠?」
「응, 기도나 더 드리자」
「할머니, 기분이 매우 상쾌해요. 눈 앞이 훤한 것 같구요.」
「……」
  할머니는 그 순간 곁에서 말하는 손녀딸을 돌아다보았다.

  그 순간이었다.

  K선무는 자신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 할머니의 손녀딸의 눈동자가 전보다 밝게 빛나는 느낌을 받은 탓이었다.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한 줄기의 밝은 햇살이 그 순간 P포덕소의 창을 넘어 쏟아지고 있었다. 라일락 향기 역시 더 짙게 스며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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