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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7년(2007)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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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의 만남 : 진리의 출산을 돕는 산파술(産婆術)

진리의 출산을 돕는 산파술(産婆術)

 

 

글 교무부

 

 

  한 수도자가 죽어 저승에 갔다. 저승에서 그는 주먹코에 두툼한 입술을 가진 한 사람을 만났는데 다름 아닌 소크라테스였다. 그의 명성을 익히 알던 수도자는 은근히 소크라테스에게 자신의 깨달음을 과시해보고 싶은 마음에 이야기를 청했고 소크라테스는 흔쾌히 이에 응했다. 소크라테스가 먼저 그에게 정중히 물었다.

  “수도자여, 당신은 스스로를 수도자라 칭했습니다. 그렇다면 수도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요?”

  그러자 그는 회심의 미소와 함께 자신 있게 답했다.

  “쉬운 문제군요. 세속(世俗)의 사회와 가정을 떠나 산이나 사원에서 명상을 하고 고행을 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세속에는 도가 없다는 말씀인지요?”

  “그렇죠. 당연한 말입니다. 세속이란 삼라만상의 근본인 도(道)에 비하면 하찮을 뿐인데 어찌 그런 곳에서 도를 찾겠습니까?”

  “삼라만상의 근본이 도라고 하였는데, 세속은 삼라만상의 일부가 아니었던가요?”

  소크라테스가 이렇게 되물어오자 그는 당황스러워졌고, 소크라테스는 다시 질문을 던졌다. “오히려 세속이라고 칭한 사회와 가정의 모습에서 도를 찾을 수 있지는 않을까요?”

  순간 수도자는 이제껏 자신이 너무도 막연한 선입견과 자만심에 빠져 있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도는 바로 자신이 등진 세속 가까이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소크라테스여, 저는 생전에 명확치 않은 앎으로 수도해 왔다는 사실을 분명 깨달았습니다. 더욱이 좁은 식견 속에 삼라만상을 아우르는 도의 광대함을 담고자 하였습니다. 이제 와서야 숨을 쉬고 일을 하며 만물과 마주하는 모든 곳이 수도의 장(場)임을 저는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반성을 할까? 아마도 여유를 잃은 일상에서 그러한 시간을 갖기는 쉽지가 않을 듯하다. 하지만 불분명하고 맹목적인 생각이 수도와 삶의 방향을 흐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자신의 생각을 반성하고 성장시켜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아폴론 신전(神殿) 현관 기둥의‘너 자신을 알라.’는 글귀를 인용한 이유도 그러한 뜻을 일깨워주기 위해서이다.

  소크라테스는 그 교훈과 더불어 명확하고 발전된 앎에 이르는 방법으로서의 ‘산파술’을 남겨주었다.

 

  산파술은 대화를 이용해 내면에 잠재된 진리를 이끌어내는 방법으로, 대화를 나누는 이들은 서로에게 스승이며 또한 제자이다. 대화자들은 상대의 의견을 충실히 이해하고 의문점이나 의견을 계속해서 전달함으로써 상대의 생각을 드러내주는 거울의 역할을 해준다. 상대방의 거울에 자신의 생각이 뚜렷이 비치면 그것을 통해 잘못된 견해를 짚어감으로써 마음에 감추어진 진리를 향해 다가서는 것이다. 즉, 대화를 통한 확실한 자기반성과 진리에 대한 인식, 이 두 가지가 산파술의 골자인 셈이다.

 

  앞으로 소개될 ‘변증법(辨證法)’ 개념과 관련하여 산파술을 확대해 보면 자기 자신을 상대로 산파술을 적용해볼 수도 있다. 마치 거울을 보며 거울 속의 자신을 상대방으로 여기듯 스스로에게 질문을 전달하는 것으로써 대화를 열어간다. 단, 대화가 시작되면 냉정과 집중을 잃어서는 안 된다. 자신을 타인으로 여기고 나누는 대화 속에서 우리는 평소에 자각하지 못했던 모순투성이의 자신과 대면할 수도 있다. 좋든 싫든 그 순간은 가장 가까우면서도 소홀했던 자신과의 만남으로서 반성과 성숙의 계기가 된다.

  어찌 보면 산파술은 결국, 내면의 도화지에 자신의 생각을 뚜렷이 그려내는 방법인 듯하다. 하나씩 선을 그리고 색을 입혀가는 노력을 거쳐 마무리된 그림은 현재의 자기 모습을 보여주고 미래의 모습에 대한 전망을 귀띔해줄 것이다. 비록 부족한 모습과 마주하더라도 실망스러워할 필요는 없다. 그 순간 이미 자신은 한 걸음 성숙해져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바로 지금 자화상(自畵像) 그리기를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여러분의 손에 놓인 영혼의 붓을 들고.

 

 

 

알아봅시다

 

산파술(産婆術) : (그리스어)maieutike, (영어)maieutics

 소크라테스의 대화술을 일컫는 말로서, 진리의 산출을 돕는 것을 소크라테스 어머니의 직업인 산파(産婆)에 비유해 산파술이라고 불렀다. 상대방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짐으로써 상대방 스스로 자신의 생각이 불명확하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고, 문답을 통해 명료하고 새로운 생각을 이끌어내는 기술이다. 소크라테스의 변증법적 방법이다.

 

소크라테스(Sokrates,기원전 470?~399)

 석공인 아버지와 산파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아테네가 전성기에서 쇠퇴기로 넘어가던 시절의 인물이다. 시장에서 젊은이들과 토론하며 일생을 보냈는데, 새로운 신들을 끌어들이고 청년들을 타락시킨다는 모함을 받아 독배를 마시고 죽었다. 그는 아무런 저작을 남기지 않았으며 단지 제자 플라톤의 저서를 통해 그의 사상과 이야기가 전해질 뿐이다.

 당시 소크라테스의 논적은 소피스트들이었다. 그는 소피스트들의 허무주의, 회의주의, 상대주의를 논파하기 위한 사상을 제시했는데, 그 사상이 훗날 플라톤의 형상이론으로 구체화 되었다.

 소크라테스를 사람의 모습을 갖춘 철학 그 자체라고 칭하기도 한다. 그의 철학은 지성에만 머문 것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생명력을 가진 살아있는 철학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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