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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8년(2008)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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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溫故知新) : 부부의 맞절

부부 맞절

 

 

교무부

 

  한 원님이 봄을 맞아 농부들이 농사짓는 모습을 둘러보기로 했다. 원님은 아전들을 이끌고 들로 나갔는데, 마침 점심때라 논두렁마다 농부들이 모여 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다.

  원님은 한참 동안 논밭을 둘러보다가 잠시 느티나무 아래 앉아 피곤한 몸을 쉬었다. 그때 멀리 논두렁에 앉아 있는 한 농부가 보였다. 잠시 후 농부의 아내가 머리에 광주리를 인 채 농부에게로 다가갔다. 농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아내를 향해 뭔가 꾸짖는 듯했다. 아마도 아내가 점심을 늦게 가져와 농부가 화를 내는 것 같았다.

  원님은 나무 그늘에 앉은 채 부부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아내는 한참 동안 변명을 하는 듯했는데, 갑자기 농부가 아내의 팔을 잡더니 고개를 조아리는 것이었다.

  원님이 막 일어서려는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부부가 논두렁에 무릎을 꿇은 채 서로에게 맞절을 하는 것이었다. 맞절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 번이나 거듭되었다. 원님이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의아해하며 아전들에게 말했다.

  “참 이상하구나. 서로 다투는 듯 하더니 서로 맞절을 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아전들이 대답을 못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원님이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가서 물어봐야겠구나.”

  그리하여 원님은 아전들을 데리고 논두렁으로 향했다. 원님의 행차를 알아차린 부부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조아렸다. 원님이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다.

  “무슨 일로 들에서 부부가 절을 하는가?”

  그러자 농부는 입가에 쑥스러운 웃음을 베어 물며 머리를 긁적였다.

  “아무 일도 아닙니다.”

  “어서 말해보게.”

  곁에 있던 아전이 농부에게 말했다. 농부는 부끄러운 듯 연신 손을 비비며 대답했다.

  “저희 부부는 새벽부터 들에 나와 일했습니다. 그러다가 점심때가 되었기에 아내를 집에 보냈습니다. 집에는 갓난아기와 어머님이 계십니다. 아이에게는 젖을 먹이고, 어머님께는 점심 진지를 차려드려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런 다음 제가 먹을 점심을 가져오라고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록 아내가 오지 않다가 지금에야 점심을 가져와서 버럭 화를 냈습니다.”

  “그런데 맞절을 한 것은 무슨 까닭인가?”

  “아내가 집에 가보니, 노망기가 있는 어머님이 닭죽이 드시고 싶어서 닭을 잡고 계셨답니다. 그런데 어머님이 닭을 잡겠다고 목침을 던지는 바람에 간장단지가 깨졌습니다. 그래서 아내는 깨진 간장단지를 얼른 숨기고, 닭을 잡아 닭죽을 끓여드렸답니다. 저는 그것도 모르고 아내에게 화를 낸 것이 미안했습니다. 문득 저는 어머님을 생각하는 효성이 눈물겹게 고마워서 아내에게 절을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아내는 어찌 앉아서 남편의 절을 받느냐며 일어나 맞절을 하였습니다. 저는 아내에게 앉아서 절을 받으라고 또 절을 하였더니, 아내는 또 일어나 절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몇 차례 맞절을 한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원님은 농부와 아내를 칭찬하고 큰상을 내리도록 했다.

 

 

  이 이야기는 사람됨의 도리(道理)로서 상대에 대한 예의(禮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아내는 아내로서 시어머니와 남편을, 남편은 남편으로서 아내를 대하는 마음과 행동이 우리들에게 큰 교훈을 준다.

  예의는 남과의 관계에서 지켜야 하는 존경심의 표현으로 삼가는 말과 몸가짐이다. 그런데 요즘 현대사회에서는 이런 점에 있어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 이는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인 예(禮)를 망각함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순지침』에 “예(禮)라는 것은 사람으로서 일생 동안 움직일 때나, 정지할 때나, 앉아 있을 때나, 누워 있을 때(起居動靜)를 가리지 않고 항상 정도를 넘는 일이 없이, 공경심(恭敬心)으로 자기를 낮추고 남을 높여 주는 인도(人道)를 갖추는 것을 이른다.”라고 하였다. 상대에 대한 예의를 갖춘다는 것은 수도의 삼요체(三要諦)의 하나인 경(敬)을 실천하는 것으로, 수도인들은 이를 실천·수행하여 윤리도덕의 상도(常道)를 이루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이용범 지음, 『사람됨의 도리 효』, 바움,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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