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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19년(1989)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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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코너 : 대학생 하계수강에서 느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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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하계수강에서 느낀점

 

 

   

서강대학교 불문과3년 하 수 형

   

  매 학기마다 열리는 대학생 수강은 바쁜 수도생활에 대해 나를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2박 3일간의 수강 동안 일분 일초에도 충실하려다 보면 그 동안 쌓여 왔던 찌꺼기가 모르는 사이에 풀려나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여주로 향하는 버스 속에서부터 강의 듣는 시간, 기도 모시는 시간, 청소, 식사 시간 등 움직이는 모든 시간 속에서 지금까지 생활해 오던 내 모습이 순간 순간 스쳐 지나가곤 했다.

  바쁘고 정신 없는 하루 하루, 학교와 집과 포덕소를 왔다 갔다 하다 보면 내 자신이 사회인인지 수도인인지 스스로 그 본분을 망각하기까지 하는 혼돈 된 나날들이었다.
  처음에 남들이 도 닦는 모습들을 보면서 「왜 저렇게 밖에 못 할까」라고 자만하여 도 닦는 것을 그다지 힘들게 여기지 않았었는데, 내 스스로가 뛰어들어 도의 일을 하다 보니 실제 상황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이 많았다. 기존에 내가 해 오던 생활여건과 도의 일을 조화시키기가 쉽지 않았고, 또 힘들다고 안주하고픈 마음이 들면 모든 생활의 균형이 깨지는 것을 종종 경험하였다.

  남을 잘 되게 하는 일이고, 늘 마음을 열어 베풀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행동으로 옮기고자 할 때는 뭔지 모를 고집스럽고 두꺼운 내 자신의 벽에 부딪혀 좌절감을 맛보곤 했다. 정말 나를 잊고 선, 후각의 일로 고민해야 할 때에 내 사정과 경우에 얽매여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면서 내가 내 자신의 방관자처럼 되어 있는 모습을 확인하게 될 때마다 너무나도 내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고파 돌파구를 찾느라 고심하던 나에게 수강 받을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도회지 생활에 찌든 사람에게 고향의 우물 맛이 그립고 새롭듯, 묵은 마음으로 지쳐있던 나에게 여주는 무엇보다도 잊었던 나를 발견하고 목마름을 채우는 고향 같은 느낌을 주었다.

  도장에 발을 내딛는 순간 은은한 기운에 묘한 설레임으로 마음이 서서히 사무쳐 봉심 배례를 드리러 일념교를 지날 때는 내 마음이 근본자리를 찾아 걸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도장의 사자상, 해태상, 하루방, 벽에 그려진 신선, 선녀의 모습들이 정감 있게 말 없는 말로 후천을 이야기 해주고 있는 듯했다.
  신생활관에서 내 또래의 하생 수도인들과 지낸 며칠동안, 말은 서로 많이 나누지 않았지만 질서와 예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조심하면서 또 강의 중에는 한 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나태해지지 않고 무언가 깨닫고 스스로를 변화시키려는 의지로 임해가는 자세 속에서 서로의 마음이 다다르고자 하는 곳이 같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시간이 흐르면서 곧 처음 대했던 서먹함도 사라지고 서로의 눈빛, 발걸음, 기도모실 때의 주성에서 저절로 마음이 통함을 느꼈다. 한편으로는 자유분방한 대학생활과는 달리 숙연한 마음으로 임한다고 하면서도 도장에 계시는 수도를 오래 하신 분들에게 어딘가 몸가짐이 모자라 보이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들기도 했다. 나는 얼마나 내 자신의 기준을 못 벗어나고 마냥 착각에 빠져, 볼 것을 못 보고 느낄 것을 못 느꼈었는지…

   또, 강의 내용 중에서 특히 전경에 나오는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진묵대사, 전명숙, 최수운, 이마두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수도인들 간에 늘 얘기되는 「기록」이라는 의미를 되새기게 되었다.
  앞선 선각자들의 엄청난 능력들이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남을 잘되게 하려는 뜻을 크게 가져 자기를 버리기를 주저하지 않는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것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삼 상제님께서 「너희들이 항상 도술을 배우기를 원하나 지금 가르쳐 주어도 그것은 바위에 물주기와 같아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으로 흘러 가니라. 필요할 때가 되면 열어주리니 마음을 부지런히 하여 힘 쓸지니라」(교법 2장 12절)고 하신 말씀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결국 내 자신의 테두리에 갇히고 머무르는 삶은 우주 만물과 질서를 같이할 수 없는 불행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큰 그릇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생활 속에서 내 경우에만 급급하지 않고 남부터 먼저 살펴 줄 수 잇는 여유와 도량을 갖추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나의 마음을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그런 생활의 여건에 제약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여건들은 나를 단련시켜주는 방편으로 삼아 그 속에서 큰 이치에 적극적으로 순응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꿈같이 지낸 짧은 기간,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한 도장에 울려 퍼지는 풍경소리를 더 듣고 싶은 아쉬움을 남기며 서울로 떠나왔다. 오는 버스 속에서 이제부터는 내 생활의 모든 부분들을 상제님의 도를 실천하는 장으로 기꺼이 받아들여 불평불만하기 보다는 겸허한 수도인의 모습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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