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도 두 사람이 상제 앞에서 사담하기를 「남기(南基)는 일본말을 배우지 못함을 후회하고 영서(永西)는 배우가 되지 못함을 후회하니라.」 이때 갑자기 남기는 유창하게 일본말을 하고 영서는 상복을 입은 채 상건을 흔들며 일어나서 노래하고 춤추고 상복 소매로 북치는 시늉을 해보이며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느니라. 상제께서 이를 보시고 웃으시며 가라사대 「남기의 말은 일본사람과 틀림없고 영서의 재주는 배우 중에서도 뛰어나니라」하시니 두 사람이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부끄러워 하느니라. 그제야 상제께서 타이르시기를 「대인을 배우는 자는 헛된 일을 하지 않느니라」하셨도다.
너희들이 이제는 이렇듯 나에게 친숙하게 추종하나 후일에는 눈을 떠서 바로 보지 못하리니 마음을 바로 하고 덕을 닦기를 힘쓰라」 동학가사에 「많고 많은 저 사람에 어떤 사람 저러하고 어떤 사람 그러한가」와 같이 탄식 줄이 저절로 나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