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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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삶은 기다림으로 점철, 자신을 만들며 스스로를 이루며 산다
이우현 <대진여고3년>
난 사람이 좋다. 본래 식구가 많은 집에 막내로 태어나 이런 저런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자라난 이유에서인지 사람이 좋고, 거기에 부응해 사람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광활한 허허벌판에 적막감과 고요함만이 둘러싸인 아무도 없는 곳, 인간의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는 곳, 이러한 곳이 내 눈 앞에 펼쳐 진다면 정말이지 난 한 순간도 숨을 쉬지 못한 채 단지 인간의 숨결만을 그리고 있을 것이다. 사람을 사랑함으로써 그래서 그 사람에 대한 나를 만족하려 몸부림치는 막연한 기다림으로 둘러싸인, 눈에 보이진 않지만 꼭꼭 묶여 숨조차 쉴 수 없는 빽빽한 공간이 상대는 힘이 드는가 보다. 이젠 알았다. 자유를 주리라. 그래야 앞으로 다가올 어떠한 모습의 현실에 대해서도 쉽게 실망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숨을 쉴 수 있을 테니. 인생의 그 무언가를 모르고 마냥 즐겁기만 하고 바라기만하면 무엇이든지 이루어질 수 있을 거라 믿었던 철 없던 어린시절. 성탄 전날밤에 찾아 올 산타할아버지를 위해 아버지의 양말보다도 더 크게 만들어 놓은 양말을 걸어 놓으며 가장 갖고 싶었던, 그래서 자기 전에 기도하며 바라던 선물을 꼭 받으리라 굳게 믿고 기다림에 온몸이 둘러 싸인 채 잠이 들었던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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