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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7년(2007)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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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의 만남 : 존재의 참모습, 이데아를 찾아서

존재의 참모습, 이데아를 찾아서

 

 

글 교무부

 

▲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1604년 오스트리아 얀 산레담의 판화작품)

 

 

어느 동굴에 죄수들이 갇혀 있었다. 온 몸이 밧줄로 꽁꽁 묶인 채 그들은 고개조차 움직일 수 없었다. 그 속에서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단지 눈앞의 동굴 벽에 비쳐진 그림자가 전부였다. 그 그림자는 그들 뒤에 있는 불빛과 그 앞을 지나다니는 사람들과 물체들이 어울려 생긴 영상이었다. 평생을 갇혀 있던 죄수들은 그림자를 실재 사람의 모습이나 사물의 모습이라고 믿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죄수들은 어둠에서 해방돼 동굴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처음에 그들은 태양빛에 눈이 부셔 쉽사리 주위를 살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조금씩 사람과 자연 그리고 해를 바라보게 되었다. 그 죄수들은 결국 동굴 안에서 보았던 그림자가 실재가 아닌 허상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 플라톤의 『국가』 가운데서

 

  우리의 눈은 과연 이 세계의 참모습을 바라보고 있을까?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상세계에 대한 의문을 가질 때, 비로소 우리는 세계를 해석하는 새로운 사유의 모험과 마주할 것이다. 그 모험의 출발에서 우리는 플라톤을 만나고 그가 남긴 이야기는 우리에게 하나의 나침반이 되어준다.

  앞서 소개한 이야기는 플라톤의 『국가』에 나오는 ‘동굴의 비유’이다. 썩 재미난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의미 있는 고민거리를 던진다. 이야기에서 동굴 속에 갇힌 죄수는 감각의 틀 속에 갇혀 세상을 바라보는 인간의 모습이며, 그들이 동굴 속에서 본 그림자는 그 틀 속에서 바라본 허상을 상징한다. 그림자에 불과한 영상들을 세계의 참모습이라고 믿고 있던 그들이 동굴에서 빠져나와 밝은 세계를 보는 것은, 깨달음의 눈으로 사물의 참모습을 자각함을 뜻한다. 이성의 눈으로 보는 세상의 참모습, 그것이 바로 플라톤 사상의 핵심이 되는 이데아(Idea)이다.

  플라톤이, 우리가 실재라고 믿고 있던 대상이 허상이라고 말한 근거는, 사물이 우리의 감각기관을 거쳐 인식된다는 점에 있다. 눈을 통해 들어온 영상은 빛의 현상에 불과할 뿐 사물 자체가 아니며 사물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시간과 공간의 좌표에 놓여진 사물은 시간과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드러내는데 인간의 감각은 매순간 변화하는 현상의 한 모습만 포착할 수 있을 뿐 본래 원형 그대로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원형인 이데아를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플라톤은 그것이 바로 이성이라고 했다. 이성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현상의 영역으로부터 사물을 이데아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감각의 세계를 초월해 이성의 세계에서 새롭게 그려지는 것이 바로 사물의 원형인 셈이다.

  꽃을 예로 들자. 우리의 눈이 보는 꽃은 항상 하나의 시점에 속한 꽃이다. 아침에 마주하는 꽃과 오후와 밤에 보는 꽃은 같은 꽃이지만 그 시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인다. 플라톤은 그것을 감각기관이 바라보는 현상이라고 했으며, 그 내부에 변하지 않는 이데아로서의 꽃이 있다고 했다. 더 나아가, 여러 종류의 꽃을 보자. 꽃들은 장미꽃, 튤립, 데이지 등 여러 종류로 나눠져 있지만, 그 속에는 서로를 묶어주는 꽃의 공통된 모습이 있다. 플라톤은 그 공통된 형상인 꽃의 이데아가 실재한다고 보았다.

  또한 이데아 개념이 궁극에 이르면 선(善)의 이데아에 도달한다고 한다. 선의 이데아는 모든 존재의 통합체로서 신(神)을 의미한다고 보는데, 존재는 선의 이데아에서 하나로 포괄된다.

  이데아를 향한 사유의 항해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마치 현실을 떠나 피안의 환상을 찾듯 막연한 느낌 그것이다. 하지만 이데아는, 오히려 일상의 환영에서 벗어나 참된 현실로 우리를 이끌고자 한다. 고된 사유의 항해 끝에 얻게 될 지혜의 눈을 통해.

 

 

 

알아봅시다

 

플라톤 (Platon, BC 428~BC 348)

아테네 명문가 출신의 고대 그리스 철학자이다. 객관적 관념론자로서 관념론 철학의 창시자로 보기도 한다. 아테네에 자신의 연구 학원인 아카데메이아를 설립해서 후학을 가르쳤다. 영원불변의 개념인 이데아(Idea)를 통해 존재의 근원과 참모습을 밝히고자 했다. 그의 철학은, 영국의 철학자 화이트헤드가 “서양철학사 2천년은 플라톤 철학에 대한 주석에 불과하다”고 말했을 만큼 인류 지성의 역사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저서에는『소크라테스의 변명』, 『파이돈』, 『향연』, 『국가론』 등이 있다. 거의 모든 저작이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어 플라톤의 저서 전체를 『대화편(對話篇)』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데아(영:Idea, 독: Idee, 프: Idee)

형태, 보이는 것을 뜻하는 그리스어 ‘idea’가 어원이다. 유사어로는 범주, 개념, 가설, 이상이 있으며 반대어에는 물질, 현실, 감각이 있다. 플라톤 철학에서 이데아는 감각의 눈이 아니라 영혼 즉 이성의 눈으로 알 수 있는 형상을 의미한다. 이성(理性)만이 파악할 수 있고 영원불변하므로 끊임없이 변천하는 감각세계와는 구별된다.

이데아는 사물의 실체이며, ‘선(善)의 이데아’는 이데아 개념에서 상위에 위치한다. 이데아를 설명할 때 대개의 경우 ‘자체’라는 말을 붙여 표현되기도 하는데, ‘미(美) 자체’, ‘선(善) 자체’라고도 한다. 플라톤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데아설(說)을 반박했고, 그 뒤에도 플라톤의 이데아는 보편개념의 실체화 혹은 개념실재론에 불과하다는 말로 비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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