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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6년(1996)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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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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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삶은 기다림으로 점철, 자신을 만들며 스스로를 이루며 산다

            

이우현 <대진여고3년>

 

  난 사람이 좋다. 본래 식구가 많은 집에 막내로 태어나 이런 저런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자라난 이유에서인지 사람이 좋고, 거기에 부응해 사람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이 부딪혀 살아가는 인생에서 참 많은 것을 배우며 느끼며 살아간다. 내가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방법의 하나가 인생과 사람에 대한 기다림이 아닐까 한다. 그렇다. 살아 숨쉬고 있음을 증명이나 하는 듯, 더욱 만족된 삶이나 어떠한 이상을 향해 끊임없이 돌진하며 무언가를 바라고 있다.

  광활한 허허벌판에 적막감과 고요함만이 둘러싸인 아무도 없는 곳, 인간의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는 곳, 이러한 곳이 내 눈 앞에 펼쳐 진다면 정말이지 난 한 순간도 숨을 쉬지 못한 채 단지 인간의 숨결만을 그리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즉 사람에 대해 기대하는 그 무언가를 이리도 고대하므로 여기엔 아주 많은 감정들과 표현들이 교차한다. 기다림의 실망과 기쁨, 분노와 미소, 환희와 절망까지… 20살의 문턱에 다가 선 19살이라는 적다면 적은 나이에 이르기까지 이 많은 감정들이 모두 크게 또는 아주 작은 형태로라도 내 마음을 스쳐갔지만 가장 크게 그리고 가장 절실히 느껴진 하나가 바로 기대에 대한 실망이란 거다.
  난 사람이 너무도 좋다. 그래서인지 사람에 대한 무조건적인 기다림이 나 자산도 모르는 사이에 농축되어 돌출했을지도 모른다. 사람을 사람으로서 인간에 대한 한 독립 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내 것으로 만들어 소유하고자 하는 욕심으로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하고자 했으나 적절히 맞춰 지지가 않았다. 여기에서 한 가지 배운 것이 있다면 사람에 대한 무조건적인 기다림은 실망만을 안겨준다는 것.
  이것으로 나에게는 크나큰 인생의 공부가 되었다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세상의 사람과 부딪히며 사람을 대할 때는 나도 모르게 그 어떤 도달 가능한 지점까지만 이르게 되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참으로 슬픈 일인지 기쁜 일인지도 모른 채 오늘의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사람을 사랑함으로써 그래서 그 사람에 대한 나를 만족하려 몸부림치는 막연한 기다림으로 둘러싸인, 눈에 보이진 않지만 꼭꼭 묶여 숨조차 쉴 수 없는 빽빽한 공간이 상대는 힘이 드는가 보다. 이젠 알았다. 자유를 주리라. 그래야 앞으로 다가올 어떠한 모습의 현실에 대해서도 쉽게 실망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숨을 쉴 수 있을 테니.

  인생의 그 무언가를 모르고 마냥 즐겁기만 하고 바라기만하면 무엇이든지 이루어질 수 있을 거라 믿었던 철 없던 어린시절. 성탄 전날밤에 찾아 올 산타할아버지를 위해 아버지의 양말보다도 더 크게 만들어 놓은 양말을 걸어 놓으며 가장 갖고 싶었던, 그래서 자기 전에 기도하며 바라던 선물을 꼭 받으리라 굳게 믿고 기다림에 온몸이 둘러 싸인 채 잠이 들었던 그 시절.
  이제는 내가 누군지도 알고 그래서 약간이나마 인생의 그 무언가도 알고 있는 지금은 양말 속에 넣어 질 선물을 기다리던 어린 시절의 나보다 미래에 펼쳐질 나 자신에 대한 모습을 만들기 위해 나 스스로를 이루며 살아야지… 약간의 삶에 대한 기다림과 더불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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