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 정성의 부족을 뉘우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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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의 부족을 뉘우치며
류용하 <평도인ㆍ부평14방면>
성지 답사를 다녀온 지도 벌써 일주일이 흘렀다. 시간은 참 빨리 흘러만 가는 것 같다. 출발하는 아침! 「와! 날씨 좋다. 성지답사를 간다고 날씨가 좋은 가보다. 여행하는 셈치고 잘 놀다 와야지!」이런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사건은 전개되고 말았다. 세수를 하던 방 친구이자, 수반인 김외수가 그만 방바닥에 놓았던 자기 안경을 그 억센 발로 『우지직.』소리가 날 만큼 밟아 버린 것이다. 『저런 조심하지. 그나저나, 너 오늘 구경은 다했다. 뭐 보여야 받아 적지, 안 그래?』 그렇게 무심코 넘겼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연락소로 향했다. 그날은 왠지 아침부터 여름날인 듯 더웠다. 밤을 대비해 외투를 걸치고 출발했는데, 지하철안이 혼잡해서 땀을 아니 흘릴 수가 없었다. 너무나 더운 나머지 계단을 오르며, 외투를 벗기 위해 안경을 외투 주머니에 넣고, 외투를 벗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 나의 안경 역시 멋진 포물선을 그리면 나의 눈앞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에고고 나도 볼일 다 봤네. 그나저나 봉사 둘이 가서 뭘 보고 오나!』하고 푸념을 했다. 우리 방면에선 나를 포함한 3명의 도인이 갔었다. 연락소에 도착하니 변외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각분께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를 드리고 약속시간이 촉박하여 택시를 타고 갔다. 택시는 그날 따라 잘도 달렸다. 천안방면 회관 앞에서 우린 무사히 도착하고 변외수가 차비를 냈다. 시간이 촉박해서 운전사에게 거스름 돈을 돌려 받자마자, 우리는 뛰었다. 그런데, 갑자기 변외수가 걸음을 멈추시며 주머니를 더듬으시는 것이었다. 『왜 그러세요?』 『어떡하지? 지갑을 잃어버렸나 봐요. 택시 안에서 차비 낼 때까지 있었는데 어딜 갔지?』 『얼마나 잃어버리셨는데요?』 『돈 4만원 하구요. 신분증과 학생증 그리고 전화메모장도 함께 들어있는건데…』 우리 방면의 성지 답사 참가 도인들은 이렇게 액땜을 하고 출발해야만 했다. 막연히 성지답사라는 얘기를 듣고는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MT정도로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철모르는 나만의 생각, 역시 성지답사는 즐기고 놀다 오는 MT가 아니었다. 그 느낌처럼 학술적인 자리였다. 처음이 그렇듯이 버스 안에서는 「서먹서먹」소리가 사방에 감돌았다. 노래 부르면서 가다 보니 대전은 금방이었다. 거기에서 합류하여 이젠 엄숙한 분위기로 전환, 연합회 모선무가 약간의 설명과 전경 구절에 관해 교화를 해 주었다. 한 수도인은 답사 오기 전에 1박 2일 동안 둘러볼 성지에 관해 전경 구절에서 다 찾아보지 못하고 와서 걱정이라고 말을 했다. 「정말 대단한 수도인이군! 나는 왜 저런 상태가 안되어 있을까? 역시 도인이라면 저 정도는 되어야 하겠지?」하고 반성하였다. 『우리가 상제님을 모시고 믿는다면, 상제님 생가 주위에 지저분한 것들을 우리 스스로가 치우고 왔다면 어떠했을까요?』 그분의 정확한 말을 인용하기 어렵지만, 대충 2가지였다. 가장 인상이 깊었던 곳이 바로 금산사이다. 금산사는 우리의 종통과 관계가 깊은 곳으로 양위상제님의 종통계승의 이치가 있는 곳이다. 금산사로 들어서자마자 관리하시는 분이 말씀하시길, 『대순진리 공부하는 학생들이지?』하고 차갑게 물어 보셨다. 『척 보면 다 알아!』라는 말씀과 함께, 우린 놀랐다. 「와! 점술도 능하군!」하고. 그런데, 중요한 것은 미륵불 아랠 들어가서 관람하는 것이 최근 얼마 동안 어려웠다고 한다. 연합회 임원들도 5년 동안 성지 답사며 순례를 갔지만 이번이 처음이라고 감격해 했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처음으로 성지 답사를 와서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행운이 라고 생각되었다. 미륵불 앞으로 들어갈수록 어둠은 짙어 왔다. 게다가 시력도 좋지 않아 「과연 솥이 있을까?」하는 의구심에 미륵불 아래로 손을 더듬거렸다. 그런데 무언가가 만져지는 것이었다. 두께가 약 10㎝정도 되는 무엇인가가 있었는데 그 중앙으로 손을 뻗쳤다. 바로 그때였다. 그 물체의 중앙으로 손이 미끄러졌다. 금산사를 뒤로 한 채, 우리는 다시 서울로 향해야 했다. 이번 답사가 지금까지 나태해 있던 내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바르게 도인답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나를 눌렀다. 상제님께서 이땅에 오셨으며, 많은 공사를 하신 것이 사실이라는 것이 중요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이외의 다른 분들도 이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마음 속에 무언가가 따뜻함을 전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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