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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6년(1996)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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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 정성의 부족을 뉘우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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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의 부족을 뉘우치며

 

 

             

류용하 <평도인ㆍ부평14방면>

 

  성지 답사를 다녀온 지도 벌써 일주일이 흘렀다. 시간은 참 빨리 흘러만 가는 것 같다.

  출발하는 아침!

  「와! 날씨 좋다. 성지답사를 간다고 날씨가 좋은 가보다. 여행하는 셈치고 잘 놀다 와야지!」이런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사건은 전개되고 말았다. 세수를 하던 방 친구이자, 수반인 김외수가 그만 방바닥에 놓았던 자기 안경을 그 억센 발로 『우지직.』소리가 날 만큼 밟아 버린 것이다.

  『저런 조심하지. 그나저나, 너 오늘 구경은 다했다. 뭐 보여야 받아 적지, 안 그래?』

  그렇게 무심코 넘겼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연락소로 향했다. 그날은 왠지 아침부터 여름날인 듯 더웠다. 밤을 대비해 외투를 걸치고 출발했는데, 지하철안이 혼잡해서 땀을 아니 흘릴 수가 없었다. 너무나 더운 나머지 계단을 오르며, 외투를 벗기 위해 안경을 외투 주머니에 넣고, 외투를 벗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 나의 안경 역시 멋진 포물선을 그리면 나의 눈앞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에고고 나도 볼일 다 봤네. 그나저나 봉사 둘이 가서 뭘 보고 오나!』하고 푸념을 했다.

  우리 방면에선 나를 포함한 3명의 도인이 갔었다. 연락소에 도착하니 변외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각분께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를 드리고 약속시간이 촉박하여 택시를 타고 갔다. 택시는 그날 따라 잘도 달렸다. 천안방면 회관 앞에서 우린 무사히 도착하고 변외수가 차비를 냈다. 시간이 촉박해서 운전사에게 거스름 돈을 돌려 받자마자, 우리는 뛰었다. 그런데, 갑자기 변외수가 걸음을 멈추시며 주머니를 더듬으시는 것이었다.

  『왜 그러세요?』

  『어떡하지? 지갑을 잃어버렸나 봐요. 택시 안에서 차비 낼 때까지 있었는데 어딜 갔지?』

  『얼마나 잃어버리셨는데요?』

  『돈 4만원 하구요. 신분증과 학생증 그리고 전화메모장도 함께 들어있는건데…』

  우리 방면의 성지 답사 참가 도인들은 이렇게 액땜을 하고 출발해야만 했다. 막연히 성지답사라는 얘기를 듣고는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MT정도로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철모르는 나만의 생각, 역시 성지답사는 즐기고 놀다 오는 MT가 아니었다. 그 느낌처럼 학술적인 자리였다. 처음이 그렇듯이 버스 안에서는 「서먹서먹」소리가 사방에 감돌았다.
  마이크를 돌리며 어느 학교 대표 아무개 수도인이라고 간단히 자기소개와 각오를 한마디씩 들었다. 고속도로를 2시간 달려 대전에서 제 2팀과 합류하여 첫 목적지인 상제님 생가로 향했다. 가는 차 안에서 연합회 임원의 간절한 부탁으로 제3회 동계수련회 때 빅 히트였던 「포청천」을 다시 한번 부르게 되었다. 「이젠 식상할 때도 됐는데…」라고 생각을 하면서.

  노래 부르면서 가다 보니 대전은 금방이었다. 거기에서 합류하여 이젠 엄숙한 분위기로 전환, 연합회 모선무가 약간의 설명과 전경 구절에 관해 교화를 해 주었다. 한 수도인은 답사 오기 전에 1박 2일 동안 둘러볼 성지에 관해 전경 구절에서 다 찾아보지 못하고 와서 걱정이라고 말을 했다. 「정말 대단한 수도인이군! 나는 왜 저런 상태가 안되어 있을까? 역시 도인이라면 저 정도는 되어야 하겠지?」하고 반성하였다.
  도에 입도한 지도 벌써 2년 6개월째가 되어가지만, 아는 것도 별로 없고 많이 걱정이 되었다. 보면서, 들으면서 이번에 실수하지 말아야지?라고 내자신에게 되물으면서 상제님 생가를 향했다. 입도한 후 처음으로 간 성지에 대한 기대는 성지인 만큼 관리도 잘 되어있고, 웅장하리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의 자유, 너무나도 허술하고 관리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곳이었다. 약간은 실망이 생겼다.  읍배를 드리고, 사진을 찍는 수도인도 여럿 되었다. 나 역시 두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자세히 안을 둘러보았다. 너무 초라해 보였다. 별 생각 없이 한 번 돌아본 후 지세(地勢)를 살폈다. 역시 좋은 곳이라는 것을 아무것도 모르는 나도 느낄 수 있었다.
  하루 일정을 마칠 무렵 평화회관으로 향하여 여장을 풀고 정성스레 준비해 주신 저녁식사를 한 후 열띤 토의가 있었다. 성지를 답사해 보고 느낀 점이라든지 우리가 고쳐야 할 점들을 말하는 시간이었다. 우리의 반성은 거기서 시작되었다. 한 도인이 약간의 경직된 목소리로 훈계하듯 우리의 가슴속으로 한마디 해주었다.

  『우리가 상제님을 모시고 믿는다면, 상제님 생가 주위에 지저분한 것들을 우리 스스로가 치우고 왔다면 어떠했을까요?』

  그분의 정확한 말을 인용하기 어렵지만, 대충 2가지였다.
  정문일침(頂門一針)이라! 정신이 확 들고, 얼굴이 달아올랐다. 사소한 것조차 지키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크나큰 도를 닦는다고 하겠는가. 정말이지 정신을 가다듬을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그 때의 나의 외소함 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토론이 있고 난 후 , 간단한 조별 모임이 있었다. 조별 모임 때 에는 회관에 계신 분들이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딸기를 조별로 한 쟁반식 주셨다. 정말 맛있었다. 역시 도인들이었다. 서로서로 딸기를 집어서 자기 입에 넣기보다 상대에게 권하는 것이었다. 언뜻 남들이 보아도 정이 마구 솟구치는 장면이었을 것이다. 「지금의 우리는 정이 너무 메말라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세상 사람 모두가 도인들처럼 행동한다면 참으로 살기 좋은 세상이 오리라는 생각을 했다. 성지 답사 일박을 하던 날, 잠깐의 토론 끝에 큰 소리로 웃고 떠든 것이 약간은 마음에 걸린다.
  다음날 아침에 평화회관 분들과 정겨운 작별 인사를 드리고 다시 둘째 날의 답사로 나섰다. 이제는 금산사, 동곡약방 그리고 상제님을 모시고 있는 증산계열타종교도 방문할 수 있었고, 상제님 성골이 모셔져 있는 오리알터를 둘러볼 수도 있었다.

  가장 인상이 깊었던 곳이 바로 금산사이다. 금산사는 우리의 종통과 관계가 깊은 곳으로 양위상제님의 종통계승의 이치가 있는 곳이다. 금산사로 들어서자마자 관리하시는 분이 말씀하시길, 『대순진리 공부하는 학생들이지?』하고 차갑게 물어 보셨다. 『척 보면 다 알아!』라는 말씀과 함께, 우린 놀랐다. 「와! 점술도 능하군!」하고.

  그런데, 중요한 것은 미륵불 아랠 들어가서 관람하는 것이 최근 얼마 동안 어려웠다고 한다. 연합회 임원들도 5년 동안 성지 답사며 순례를 갔지만 이번이 처음이라고 감격해 했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처음으로 성지 답사를 와서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행운이 라고 생각되었다. 미륵불 앞으로 들어갈수록 어둠은 짙어 왔다. 게다가 시력도 좋지 않아 「과연 솥이 있을까?」하는 의구심에 미륵불 아래로 손을 더듬거렸다. 그런데 무언가가 만져지는 것이었다. 두께가 약 10㎝정도 되는 무엇인가가 있었는데 그 중앙으로 손을 뻗쳤다. 바로 그때였다. 그 물체의 중앙으로 손이 미끄러졌다.
  밑의 그 무엇인가의 중앙은 밥그릇처럼 비어 있었다. 「그것은 과연 솥이었다.!」그리고, 금산사 미륵전을 나와서 잠시 쉬고 있는데 어느 도인이 미륵불 밑에서 라이타 불을 켜 보았다고 한다. 그래서,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과연 솥이었다.!』라고 그 분은 단호히 말씀하셨다. 금산사! 미륵불, 3변의 이치를 지녔으면서 또한 양산의 이치를 지녔다는 그곳, 세상에 모든 것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 나름대로의 의미를 지니고 생기는 것인데 그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안타까웠다.
  금산사, 그 주위에 그리고 그 안에 벚꽃들이 한창 만발해 있었다. 저녁놀이 질 때면, 더욱 아름다우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 번 찾아오고 싶은 곳이었다.

  금산사를 뒤로 한 채, 우리는 다시 서울로 향해야 했다.

  이번 답사가 지금까지 나태해 있던 내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바르게 도인답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나를 눌렀다.

  상제님께서 이땅에 오셨으며, 많은 공사를 하신 것이 사실이라는 것이 중요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이외의 다른 분들도 이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마음 속에 무언가가 따뜻함을 전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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