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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19년(1989)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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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 : 지금은 나를 버려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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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나를 버려야 할 때

    

 

잠실4방면 교무 박 경 희

    

  폭염이 가신 하늘은 청량하다. 지치지 않고 쓰르르대는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아직은 여름이라고 우겨댄다. 가을의 문턱에서 벌써 1년에 가까운 대순진리회와의 인연을 되새겨 보는 이 순간, 그 동안 얼마나 버렸을까?

  이런 자문을 해보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아도 버린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게 대답으로 돌아올 뿐이다.

  「박내수! 또 꽉 막혔어.」내수시절 -그래 보았자 불과 일주일도 채 안된 때지만- 에 선각들께 얼마나 자주 듣던 얘기던가. 쌓인 게 많고 집착하는 데가 많으니 자연 그럴 수 밖에…. 「見性成佛」의 차원을 훨씬 넘어서는게 우리 道이거늘 나의 본성은 온갖 욕심과 애착으로 까맣게 가리워져 끝이 보이지 않았다.
  불 붙인 담배가 재로 화하는 것을 보면서도 가진 것의 무상함을 깨닫지 못한다. 그러기에 석가가 위대하고 공자가 위대하고 나와 다른 모습의 수도인들이 위대하다. 대학생의 신분으로 도를 닦는 이들이 많지만 지금까지의 대학교육은 채우는 것만을 가르쳐 온게 사실이다. 명예와 부와 권력 등등 大學이나 工夫라는 말이 그릇되게 이해되어 출세와 물질을 얻는 하나의 방편으로 전락하였다. 더욱이 사람들은 그러한 현상을 당연시하여 부는 부(富)를 낳고 악은 더 큰 악을 부르게 되었다.

  현대와 같은 이기주의의 극단화는 자기 이외의 사람을 적으로 만들어 버린다. 자기와 다른 모습, 다른 언어,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자는 바로 자기의 적이 되고 마는 세상이다. 간혹 이런 풍조가 회의와 체념에 빠져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사람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것처럼 무의미한 일도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은 그 속에서 무언가를 추구하며 살아간다. 추구하는 바는 바로 길이다. 그 길을 道라고 한다.

  「길은 내 앞에 놓여 있다……」로 시작하는 대학가에서 불려지는 가요가 있다. 그것을 깨닫고 그 길에 뛰어드는 자가 수도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진정으로 도를 닦는 이라면 당당하게 끝까지 그 길을 걸어 갈 것이다 뒤돌아 봄 없이.

  그러기 위해서 나는 이제 버리는 연습을 해야만 한다. 많은 시간 채워 왔던 것들을 하나하나 아낌없이 버려야 한다. 잊는 것이 아니라 버리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사람이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자라고 한다. 가진 게 많은 사람은 그것들을 잃을까 두려워 벽을 쌓는다. 점점 두껍고 더욱 높은 벽으로 그에겐 단지 나무만 있고 숲의 존재는 없다.

  「길은 보이고 길이 보이므로 갈 수 있고 갈수 있으므로 길은 거기 있고」(대학선배의 길을 인용함) 이제 마음을 비우고 벽을 허물어 숲을 보자. 그래서 가장 두려운 사람이 되자! 괴롭고 아플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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