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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행 짧은 여행 성주방면 황 준 일
정묘년의 여명이 짙어만 갔다. 언제나 그랬듯이 난 신년을 뜬 눈으로 맞으며 새해의 소망을 떠오르는 태양에 기원했다. 어머님을 위시한 도인 및 대순사상에 공감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새해 첫날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하였다. 50인승의 버스에 자리를 메운 우리들은 대구를 떠나기도 전에 흥분에 젖어 새벽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덕담들을 나누는 훈훈한 풍경을 그려 내었다. 우리 일행은 본당에 들어서서 안내자의 인도를 받으며, 영기가 가득 찬 내부의 곳곳을 참배하였으며, 이런 저런 말 많던 사람들도 모두 숙연한 자세로 용마 모양의 바위산에 뻗친 기운에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본당 내부의 그림 한 점, 조각 한 점에 모두 뜻이 담겼으며 감히 어떤 티끌만한 邪淫이라도 이 곳을 범하진 못할 것이란 숙연한 감정을 느꼈다. 특히 도장에서 들은 교화는 도담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생활을 꾸려나가는 하나의 생의 철학이며 지혜의 길이었다. 아쉬움과 다시 찾을 기약을 남기고 본당을 뒤로 한 채, 여주로 향했다. 본당의 엄숙함과 대순사상의 진리를 들은 우리 일행인지라 이번 여주행에서는 일행들이 자처하여 교화 듣기를 청했다. 두 시간 정도의 여주길이 물음과 답변에 열띤 토론의 시간이 되었으며, 우리들을 태운 버스가 흡사 움직이는 도장 같은 느낌을 받았다. 완공을 거의 앞 둔 여주도장을 들어 서며, 먼저 건물의 웅장함과 인부들의 땀 속에서 꿈틀거리는 정령을 느꼈고, 서울에서 남긴 아쉬움을 적으나마 채울 수 있었다. 그렇다 ! 태양은 언제나 떠오른다. 내 일생의 어느 때이든 오늘의 이 감명은 계속 떠오를 것이며 인류가 존속하는 한, 이 대순사상은 꺼져가는 생명의 심지에 불을 당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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