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處暑절후 관장하는
후군집(候君集)
후군집(候君集)은 빈주 삼수(三水) 사람이다. 재주가 뛰어나다는 칭송을 들었다. 어려서 진왕(秦王)을 막부(幕府)에서 섬겼으며, 진왕을 좇아 정벌할 때에 공을 세워 누차 좌우후(左虞候) 거기장군(車騎將軍)으로 발탁되었고 전초현자(全椒縣者)로 봉해졌다. 은태자(隱太子)를 죽이는데 참여하여 더욱 공을 세웠다. 진왕이 즉위하자 그를 좌위장군(左衛將軍)으로 배수하고 노국운(潞國云)으로 승진시켜 봉했으며 식읍이 천 호였다. 정관 4년에 병부상서(兵部上書)로 옮겨졌고, 얼마 있다가 이부상서(吏部尙書)를 맡아 조정(朝政)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정(李靖)이 토곡혼(兎谷渾)을 토벌할 때에, 후군집을 적석도(積石道)의 행군총관(行軍總管)으로 삼았다. 군대가 선주에 주둔해 있을 때에 나아갈 방향을 의논하는데, 후군집이 말하길『왕의 군대가 이미 도착했는데 적군이 험난한 지역으로 도망가지 않았으니 이는 하늘이 우리를 도운 것입니다. 만일 정예부대로 그들이 대비치 못한 곳을 습격한다면 저들은 우리의 근심거리가 되지 못합니다. 반드시 우리에게 큰 이익이 있을 것입니다. 만일 적군이 계곡 사이로 도망가 숨는다면 이기기가 실로 어렵습니다.』이정이 이 계책을 그럴 듯 하다고 여겨, 용감한 병사를 선발하여 장비를 가볍게 하고 적진으로 깊숙이 들여보내, 적군을 고산(庫山)에까지 좇아가 크게 전투를 벌여 승리하고, 전진하여 대비천(大非川)에서 만나 그 나라를 평정했다.
때마침 임금이 조서를 내려 그를 세습공신으로 봉하고 진주자사(陳州刺史)를 배수했다. 진(陳)으로 옮겨 봉하려 하였는데 뭇 신하들이 반대하자 이부상서(吏部尙書)로 승진시켰다. 후군집은 본래 군인으로서 용맹을 떨친 자로 학문을 알지 못했었는데, 훗날 귀한 신분이 되자 더욱 스스로 기뻐하며 책을 좋아하였다. 관리선발을 맡게 되자 잘한 사람을 등급 매기는데 분명하여 당시에 칭송을 들었다.
토번(吐蕃)이 송주(松州)를 포위하자, 당미도(當彌道)의 행군대총관(行軍大總管)을 배수 받아 토번을 격파했다. 고창(高昌)이 신하의 예를 갖추지 않자, 교하도(交河道)의 행군대총관을 배수 받고 그 지역을 토벌키 위해 출격했다. 고창 땅의 왕인 국문태(麴文泰)가 웃으며 말하길『당나라는 우리 땅으로부터 칠천 리나 떨어져 있고 그 사이에는 풀도 나지 않는 사막이 이천 리나 펼쳐져 있다. 겨울 바람은 마치 불태우는 듯하다. 그리하여 장사하러 오는 이들도 백 명에 한 명 도착할까 말까 하거늘, 어떻게 큰 군대가 당도할 수 있단 말인가? 또한 우리 성 밑에 당도한다 해도, 열흘이나 스무날이리라.』
후군집이 사막 입구에 당도했을 즈음, 국문태가 죽고 아들 국지성(麴智盛)이 이어 즉위했다. 유곡(柳谷)에 진영을 치고 있는데, 정찰병이 돌아와 말하기를 나라에 바야흐로 왕의 장례식이 치러질 것이라고 하자, 여러 장수들이 그 틈을 타 습격할 것을 청했다. 그러자 후군집이 말하기를『안 된다. 천자께서는 고창국(高昌國)이 교만하기 때문에, 나로 하여금 하늘의 벌을 받들어 대신 행하도록 하신 것이다. 만일 지금 사람들을 무덤사이에서 습격한다면 이는 문죄(問罪)하는 것이 못된다.』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북을 치며 전진했다.
적군이 성을 에워싸고 수비하여 사신을 보내 깨우쳐 주었지만 항복해 오지 않았다. 그리하여 판목으로 참호를 막아 버리고 수레를 밀어붙여 방벽을 허물며 돌을 비 오듯 날려보내니, 향하는 곳마다 당해내는 적이 없어, 이에 그 성을 함락시키고 남녀 칠천 명을 포로로 잡고, 진격하여 도성(都城)을 포위했다. 고창을 평정한 후 후군집은 비석을 새겨 공적을 기념해 놓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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