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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0년(1990)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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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 : 뜻을 함께 할 인연자를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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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을 함께 할 인연자를 찾아

 

사람으로 태어나서

진실로 나의 포부를 활짝 펼치고 싶다.

 

         

임 휘 자 <교무ㆍ잠실방면>

           
  비가 부슬부슬 오는 거리를 온종일 처량하게 쏘다녔다. 빗살이 바람에 흔들흔들 춤을 추듯이 내 마음도 따라서 사정없이 흔들거렸다. 자동차의 라이트 불빛이 어지럽다. 답답하다. 훌쩍 떠나벌릴까? 안돼.

  지금 넌 그럴 처지가 아니쟎니. 허전하다. 메말라버린 가슴은 눈물마져도 바닥이 난 것 같다. 주역시대 모든 사람들에게 있는 백팔 번뇌중 한가지만 없어져도 참 좋겠다. 마음이 허공에 뜬채 어디로 갈지를 몰라 갈등속에 헤메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모든 것이 조금도 괜찮지가 못하다. 차라리 이 육신이 고통스러웠으면 좋겠다. 극심한 고통가운데에서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다시 일어서는 연습을 하고 싶다. 갈팡 질팡‥부글부글‥내 자신이 증오스럽다.

  맨 처음으로 담뱃불을 내 팽개쳐 끄는 법을 개발한 사람을 증오한다. 그 사람은 우리시대 악물이다. 불은 항상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거늘 그렇게 위험하게 팽개치고 다닌다. 지구가 망할 연습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가 망할 징조는 몇백년 묵은 고목나무가 소리내어 우는 것이 아니다. 바로 우리의 생활 관습 하나하나가 위험스럽게 변질되어가고 있는 가운데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른다. 몰라도 너무 모른다. 유행이 흘러가듯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생각들을 하고 있다. 불쌍하다. 그들은 지금 스스로의 무덤들을 점점 깊이 파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을 깨우쳐 주는 것이 나의 임무이거늘 물살이 조금 세다고 휩쓸리려 하다니. 나마저 휩쓸리고 나면 나의 조상선령신들은 어디로 가야한단 말인가!

  눈에 보이지 않는 수천수억마리의 벌레들이 내몸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그들은 살갗은 절대 건드리지 않는다. 피부 깊숙이 물처럼 스며들어가 창자며 심장이며 허파를 사정없이 축내고 있다. 조금 있으면 목뼈를 타고 두뇌로 흘러들어가 뇌세포를 야금야금 갉아먹으리라.

  모든 육신의 희노애락들을 철저히 버리지 않는 한 수억마리의 투명한 벌레들을 감당해 내지는 못할 것이다. 간질간질 스물스물 기어다니는 벌레들의 공세를 억누르지 못하면 지옥행 완행열차에 몸을 내던지게 되는 것이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하는 마음을 주의하라. 혹 주변에서 그런 유혹이 들어오면 과감하게 물리쳐야 한다. 내 자신의 벌레들만도 벅찬데 타인의 벌레까지 받아들이면 이내 육신은 어찌된단 말인가?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 애당초 그런 벌레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어야 했다. 그러나 업질러진 물을 어찌 할 수가 있단 말인가.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깨끗한 헝겊을 찾아 쏟아진 물을 흡수시킨다음 정수기에 쭈욱 짜 넣어서 정화시키는 일이다. 그러나 반드시, 반드시 해내고야 말 것이다. 보이지 않는 흐름의 물결이 이 육신을 감싸듯 스치고 시간의 저편으로 사라져 간다.

  나는 문득 어깨가 추워지는 것을 느끼며 변명하듯 초라하게 감싸 안았다. 누군가가 나를 질책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의 후손으로 태어난 내가 진실로 그 할 도리를 다하고 있는가! 손바닥에 끈적한 땀이 고이도록 펜을 쥐고 내부 깊숙이 숨어있는 거대한 시인의포부를 이제는 밖으로 끄집어 내어 펼치고 싶다. 다져지고 부서지고 가루가 되도록 이 한몸 아낌없이 뛰어 봐야지. 먼 훗날 나와 뜻을 함께할 인연자를 찾아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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