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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1년(1991)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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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 : 복마의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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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마의 발동


당하는 화를 잘 받아 넘겨야 복이 이르느니라


      

고 정 렬 <평도인ㆍ구로1방면>

         
  도시의 초여름 밤은 피곤에 지친 듯 무심하게 깊어만 간다. 천장에 덩그라니 매달려 있는 백열등의 불빛은 내 가슴속까지 파고 들며, 비록 짧은 여정이었건만 지난 날의 기억들을 되뇌이게 한다. 89년 7월, 제주도의 한 여름은 이국적인 정취를 풍기며 폭염을 더해 가고 있었지만 내게 있어서는 지나온 삶과 앞으로의 삶을 구분 지어 주는 실로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1남 6녀중 6녀인 나는 양친 부모께서 일찍 세상을 떠나신 후 큰 오빠의 자상한 보살핌 속에서 고등학교 때까지 남들과 다름없는 극히 평범한 가정생활을 하며 성장했었다. 성격은 내성적이고 차분한 편이어서 가금씩 인생의 참다운 의미에 대해 자문자답하기도 하였지만, 이상과 현실의 기로에 설 때면 이내 다시 극히 현실적이 삶으로 돌아와 버리곤 하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고모가 경영하시는 약국에서 약사 보조원으로 일하고 있던 7월초 어느날, 평소에 가깝게 지내던 한 친구의 방문을 받게 되었다. 처음에는 서로 극히 일상적인 대화가 오고 갔지만 나는 그 친구가 무엇인가 내게 하고자 하는 말이 있으나 주저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몇 번 더 만나면서 내게 말하고자 했던 것이 상제님과 대순진리회에 관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었고, 일순간 그것은 나와 상관도 없는 그저 주위에서 흔히 보고 들어오던 신흥 종교단체라고 생각했으며, 차츰 친구의 방문이 불쾌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그 친구는 성가실 정도로 접근하여서는 조상의 공덕과 자손과의 관계 그리고 인간 삶의 터전인 우주의 변화 원리와 선천과 후천 그리고 상생(相生)과 상극(相克)이라는, 나로서는 금시초문일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몇 일간은 허락하지 않는 나의 자존자만과 대순진리회에 대한 세간의 편견 때문에 친구의 입도에 대한 권유를 뿌리쳤지만 이내 도인 특유의 정성과 끈기에 마지막 자존심은 무너지고 말았다.

  나는 입도치성(入道致誠)을 마친 후에도 얼마간은 입도치성이 내게 있어서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몰랐으며 또한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선각은 나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를 깨우치게 하고자 하여 방면 임원을 통해 더 자세한 교화를 듣게 해주셨으며 나로 하여금 진실한 도인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열과 정성을 다해 주었다. 덕분에 조금씩 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으며 평소에 사로잡혀 있던 편견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우주가 원시반본(原始返本)하는 시기를 맞이하여 인간계에서는 혈통 줄이 바로 잡히며, 이에 따라 바로 조상에 대한 바른 인식과 도리 그리고 조상을 위하는 후손들의 성ㆍ경ㆍ신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화복의 법리는 내게 있어서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도와 상제님의 진리 그리고 수도인의 도리에 대해 조금씩 눈이 뜨여질 무렵, 예상되었던 가족들의 만류가 시작되었다. 물론 도에 대해 전혀 무지한 가족들의 만류는 역지사지(易之思之)의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지만 엄연한 도의 진리를 부정할 수는 없었다. 수도의 과정에서 처음으로 난관을 맞이하게 되자 처음에는 난감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나는 자신이 무엇을 위해 수도를 하고 있는가를 다시금 자문하여 확인하며, 상제님께서 일러주신 『자고로 화복이라 하나니 이것은 복보다 화를 먼저 겪는다는 말이니 당하는 화를 견디어 잘 받아 넘겨야 복이 이르느니라』(교법 1장 19절)의 말씀을 항상 유념하여 결코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

  본인이 가고자 하는 수도의 길이 단지 내 자신만의 안녕과 복을 구하고자 함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우리 가족과 사회 그리고 전 우주를 구하고자 하는 광구천하에 그 뜻이 있음을 확신하였으므로 가족의 만류 그 자체보다는 도에 대한 가족들의 무지와 편견이 더욱 안타까울 뿐이었다.

  무사지공(無私至公)한 우주의 도수(度數)는 중단 없이 그리고 한치의 사사로움이 없이 진행되어 가고 있으며 수도인이라면 이러한 우주의 변화를 인식하여 사사로운 감정에 치우쳐 자신의 본분을 잠시라도 망각하여서는 안될 것이라는 신념으로 당시의 어려움을 잘 넘기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순진리회에 대한 편견, 그리고 수도인들에 대한 편견, 그리고 수도인들에 대한 여타의 오해와 염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상제님의 진리를 정각(正覺)하여 수도인 각자의 진실과 이를 바탕으로 한 언행일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이것이 바로 상제님의 덕화를 선양하고 대순진리회의 목적을 올바르게 전달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나 자신도 또한 묵묵히 이를 실천할 것이다.

  언젠가는 이 동생이 가고있는, 또 앞으로도 가야만 하는 수도의 길을 오빠를 비롯한 모든 가족이 이해하여 주리라 믿으며, 상제님의 말씀을 전하고 덕화를 나누기위해 또 다시 인연자를 찾고자 진심갈력 하는 천하포덕의 일꾼이 되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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