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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0년(1990)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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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 대순진리회에 대한 시대적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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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진리회에 대한 시대적 요청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척도는 사회에 대한 구체적인 공헌도에.

대순진리회는 한국종교의 사상적 의례적 특성들을 모두 지니고 있다.   

 

      

윤이흠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궁극적 진리는 변하지 않고 영원하다고 하겠으나 사회단체로서의 종교는 그 발생과 성장 및 변화의 과정이 역사적 여건에 의하여 크게 죄우된다. 대순진리회 역시 여기에서 예외일 수가 없다. 역사적 실체로서의 대순진리회는 독특한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먼저 대순진리회는 증산교 가운데 가장 큰 종파로서, 한국 민족종교의 사상적 그리고 의례적 특성들을 모두 지니고 있다. 한국에서 자생한 종교들은 한국민족이 후천세계의 주역이 될 것이며 한반도가 후천의 중심이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이들은 한마디로 민족주의적이다. 민족종교들은 당시의 모든 종교사상을 종합수용하려는 통합진리론의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타종교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보다는 관용적이고 수용적인 사상적 특성을 갖는다. 예를 들어서 민족종교들은 유불선은 물론이고 서양종교를 비롯하여 전통적인 무속의 신명들을 모두 수용한 신명관을 갖는다. 이는 실로 놀라운 사상적 관용성을 말해주는데 대순진리회도 이에서 벗어나지는 않는다.

  한국 자생 민족종교들 가운데서 대순진리회는 독특한 자기 특성을 지닌다. 예를 들어 원불교가 잘 정비된 교육기관과 교단조직에 힘입어 체계적인 포교를 하고 있으며, 천도교가 3・1운동의 빛나는 역사적 공헌에 힘입어 사회적 공신력을 보장받고 있는데 비하여, 아직 이러한 사회적 승인을 얻는데 필요한 외적 거점을 확보했다고 말하긴 어려운 상태이나 신앙의 대상인 강증산께서 19세기와 20세기의 전환기에서 호남 민중이 당하였던 혼돈과 고통에 영성적 위안과 해답을 주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제 20세기의 세기말적 전환기에서 민족이 당하고 있는 영성적 방황과 도덕적 혼돈을 극복하는데 그 맥을 잇는 대순진리회가 다시 한번 더 그 몫을 다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다시 말해서 대순진리회는 민중의 영성적 재각성의 기능에 그 특성이 있다. 이것이 지금까지 증산교단들이 일반적으로 전개해온 종교운동의 전체적 방향이었으며, 대순진리회도 역시 마찬가지다.

  영성운동을 주축으로하여 대순진리회는 종단의 내적 성장에 지금까지 힘을 경주하였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포교를 통한 교세의 확장과 그를 위한 교단의 정비 및 연구소를 통한 교리의 검토, 각급 학교의 설립 운영을 통한 인력의 육성, 그리고 여주수도장을 통한 도인들의 훈련을 도모하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80년대 중반부터는 전국 대학 학생활동에 대순진리회가 참여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80년대에 들어와서 대순진리회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은 자세히 드려다 보면 내적결속을 근거로한 종단 성장의 방향을 대순진리회가 취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 단적인 예는 대순진리회가 보여준 성장과 활동의지에 비하면, 대순진리회의 참 모습이 우리 사회에 너무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전적으로 대순진리회가 택한 운영방식에 기인하는 것이다.

  내적결속을 중심으로 한 사회단체 운영은 그 단체의 초기단계의 상장을 위해서는 매우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그 단체가 사회로부터의 공인을 받아야 할 단계에 이르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 급성장한 종교단체들이 사회적인 공신력을 얻기 위하여 다양한 방면으로 많은 돈을 쓰면서도 그 종단이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는 예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시행착오는 종교들이 시대적 요청에 대한 진정한 경청을 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다. 종교들은 종단자체의 자기 확장의지와 역사적으로 주어진 시대적 요청을 혼돈하는 경우가 많다. 이 혼돈은 그 단체를 기존체제 안에서 경직되어 버리게 한다.

  대순진리회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공인을 받아야 할 단계에 와 있다. 이를 위하여서는 먼저 외부에서 대순진리회가 아직도 무엇인가 가려진 부분이있다는 인상을 갖지 않게 해야할 것이다. 그래야 사회로 부터의 사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로부터의 사랑과 사회적인 공인은 같은 나무의 꽃들인 것이다. 가려져서 궁금한 대상은 흥미와 가십의 대상은 될지언정 사랑은 가지 않는 법이다.

  사랑받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대순진리회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때 교리적인 해석이 아니라 학술연구에 입각한 객관적 지식이 먼저 필요하다. 이러한 객관적 지식이 교단의 장기 목표를 개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융통성을 부여할 것이며, 신앙인들에게는 사회생활에 탄력을 줄 것이다. 시대적 요청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종단과 신앙인은 사회와 이웃의 신뢰를 받게 된다.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척도는 얼마나 사회에 구체적으로 공헌하는가에 있다 객관적 지식만이 사회적 공헌의 구체적 방법과 대안을 찾는 데 힘이 된다.

  종교는 궁극적 진리를 사회에 전하려고 하며, 사회는 그 시대의 특수한 요청을 갖는다. 사회단체로서의 종교가 이 양장의 조화를 추구할 때 사회로부터의 사랑과 공인의 거점을 차지하게 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하여 대순진리회가 세기말적 격변기에 처한 민족의 영성적 혼돈을 극복하는데 크게 공헌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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