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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1년(1991)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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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단 : 나무가 말을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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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말을 한다면

나무의 혀를 베는 날이 선 도끼를 버리자. 공존을 위해   

  
           

이 지 나 <대전여고 학생>
   

  대단한 글을 써내려 가고 싶지도 않고, 그냥 생각나는 내 이야기들을 하고 싶다.

 

 

  국민학교 입학하기도 전인 꼬마였을 때, 어울리던 동네 아이들과 놀던 곳이 있다.언제 몇시에 라고 약속하지 않았지만 가고 싶어서 가면 웃음 띤 친구들이 있었고, 말타기 놀이를 할 수 있는 나무들도 많았다.

  어린 맘에도 거기 잇으면 왠지 편안했다.

  산이라고 하기엔 우스운 작은 언덕이었는데, 나무가 우거져 낮에도 컴컴한 곳이었다.

  바람불면 가지들이 부딪혀 노랫소리가 났고, 그 음에 맞추어 제멋대로 흥얼거리곤 했다.

  학교에 들어가니 넓다란 운동장에서 그네타고 시소타는 재미에 그곳에 가는 발길이 줄었다.

  어느날 집으로 오다가 길바닥에 흙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가지 잘린 나무들이 넘어져 있는 걸 보았다.

  귀가 아픈 「윙」소리가 들렸다. 어릴 적 들리던 노랫소리가 아닌, 찢어지는 듯한 – 비명이었다.

  『엄마, 나무가 울어!』,『나무도 아프니까 울겠지.』 엄마는 그렇게 말하시면서, 웃으셨다.

  그런 나를 유일하게 이해해주는 아이를 한참 후에야 만났다.
  밍기뉴(나무이름)라는 친구를 가진 제제.

  제제는 밍기뉴와 이야기하며 슬플 땐 슬픔을 나누고, 기쁠땐 기쁨을 함께 하며 자란다.

  원인 모를 병에 시달리게 되는데, 그건 가장 친한 친구와의 이별에 대한 거부였으며, 아픔이었다.

  그리고, 제제는 어른이 되었다.

  쌍무지개를 보고도 감동할 줄 모르고, 어린왕자의 장미도 사랑할 줄 모르는….

  왜 어른들은 당장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들만 인정 하는 것일까?
  나무는 온 몸으로 말한다. 잎사귀로, 가지로, 뿌리로도.

  어른들은 웃어 넘기고 말 얘기지만, 자연이 생명체임을 믿는 한 그것의 약동함을 나는 부인할 수 없다.

  마음 전체가 계획되어 다듬어진 생각들과 불순물로 가득 차 있어, 자연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길이 막혀버린 것이다.

  우리 마음 한쪽에 먼 옛날 본연의 깨끗한 공간이 남아 있다면, 그곳에 제2의 귀가 뚫리고 마음이 열릴 것이다.

  인간이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 되는 것 – 순수공간을 만드는 방법 – 은 사랑이다.

  개를 수년째 키우고 있는 아주머니가 이제는 강아지가 무얼 원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비록 동물이지만 아끼고 사랑할 때, 서로간의 다리가 놓여 지는 것이다.

  순수한 맘으로 사랑한다면, 잘리워진 등걸에서, 바람 속에서, 대지에서 울리는 소리를 느낄 수 있으리라!

  자연의 언어는 한 줄로 이어지는 음성언어가 아니다.

  그것과의 교감을 통해 대화해야 한다.

  나무의 초록색 입김은 점점 약해진다.

  그들의 땅을 남겨야 한다.

  나무의 혀를 베는 날이 선 도끼를 버리자. 공존을 위해!
  아파트 화단에 많지는 않지만 나무들이 몇 그루 있다.

  그 중, 작고 여린 나무를 한 그루 찾았다.

  이름을 붙여주고, 그 앞에 쭈그리고 앉아 눈을 감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피식 웃음이 난다.

  어릴 적의 그 노랫소리를 잃어버린 것일까, 잘려지던 나무들과 함께….

  이 나무를 잘 키울 생각이다.

  언젠가는 나의 밍기뉴가 되어, 우리는 마음으로 대화할 수 있겠지.

  둘의 슬픔과 기쁨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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