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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0년(2010)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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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코너 : 봉사활동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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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을 다녀와서

 

 

자양23 방면 평도인 박동일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스무 살에 입도를 하게 되었다. 그동안 수도를 해 오며 “우리의 일은 남을 잘 되게 하는 공부이니라.”라는 상제님의 말씀을 항상 생각만 할 뿐 스스로를 챙기기에도 바쁘다는 핑계로 실천하지 못했다.

  이런 저에게 대진연합회와 함께하는 ‘산북면노인주간보호센터’의 봉사활동은 그 실천의 첫 무대가 되었다. 아직 뻣뻣한 나의 사고방식과 용기의 부족으로 모든 이들과 가까워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상생’의 마음으로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마음의 벽은 곧 허물어지고 가까워질 거라 믿는다.

 

 

 

  처음 해보는 봉사활동을 위해 하루 전날 도장에 도착하여 읍배를 드렸다. 그리고 대진연합회 학생들과 미팅을 가졌다. 이번 봉사활동에서 우리는 어르신들께 ‘심청전’ 연극도 선보인다고 한다. 연극은 초등학생 때 친구들 앞에서 한 번쯤 했을 법한데 그 기억조차 가물가물 하다. 솔직히 연극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두려움이 앞섰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물러서고 싶지는 않았다. 마음을 가다듬었다. ‘지난 하계 성지순례 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단신으로 몸부림쳤던 것에 비하면 이 정도는 별일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고, 용기를 내기 위해 계속 스스로 머릿속에 되새겼다.

  대본을 한 번 읽어보았다. 여러 역할이 있었다. 평소 기억력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 나는 대사가 적은 ‘용왕’이나 ‘왕’ 역할을 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마음이 전해진 걸까? 난 이번 ‘심청전’ 연극에 용왕과 왕, 두 인물을 맡게 되었다.

  대본 속 인물들과 어울리는 사람들로 각자 배역이 정해지고 곧 연습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다들 어색한 모습에 많이 부끄러워했지만 이내 역할에 적응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특히 ‘심청이’ 역할을 맡은 모숙현 학생은 모든 이들을 놀라게 할 만한 배역 적응력을 보여주었다. 나는 그리 긴 대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연기를 한다는 것이 어색했다. 최대한 역할에 대한 느낌을 살리려고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보았던 왕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연습을 했다.

  봉사활동을 하러 가는 당일, 우리 모두 설레임과 두려운 마음으로 산북면노인주간보호센터로 출발했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우리는 각자 대사 연습을 하기도 하고 설레임과 두려운 마음을 대화로 풀어가기도 했다.

  보호센터에 도착하였을 때 복지관 관계자분들과 어르신들께서 꽃보다 환한 미소로 맞이해 주셨다. 집처럼 아담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복지회관이었다. 어르신들께서는 우리들의 손을 잡아주시며 반가운 인사말을 건네셨다.

  첫 행사로 12월에 생신을 맞이하신 어르신들을 위한 파티가 시작되었다. 함께 부르는 축하노래와 정성껏 준비한 음식으로 생신 상을 마련하였다. 우리는 음식을 나르며 준비를 도와드렸다. 예전에 음식점에서 일했던 경험이 이곳에서 큰 도움이 될 줄 몰랐다. 작지만 어느 하나라도 소중하지 않은 경험이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생신파티를 하는 내내 주인공이신 아홉 분의 어르신들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날의 봉사활동이 특별했던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었다면 여주군민 가수인 ‘홍비’ 선생님이 함께했다는 것이다. 13년 동안 즐거운 노래를 부르며 봉사활동을 해 오신 분이다. 밝고 긍정적인 홍비선생님의 모습에 우리도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 어르신들의 손을 마주 잡고 춤을 추며 웃음을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어느덧 오후 행사가 시작되었고 어르신들께 선보일 ‘심청전’ 연극 순서가 다가왔다. 연습 때 여유 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다들 긴장한 표정들이 역력했다. 각자 맡은 바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드디어 징소리와 함께 해설의 맛깔난 추임새로 심청전이 시작되었다. ‘잘 해야 할 텐데’라는 걱정을 하며 순서를 기다렸다. 연습 때 마음을 표현하는 데 약간 부족함을 보였던 심봉사가 무대에 올라가더니 멋스럽게 표현을 하였다. 때로는 정겨운 심봉사의 모습, 때로는 딸을 잃은 한스러운 심봉사의 모습을 잘 표현해냈다. 이에 흥이 난 우리는 내면에 감추어 온 끼를 마음껏 연기해냈다. 연기를 하는 학생들의 표정이 다들 즐거워 보였다. 우리의 노력이 전해졌는지 연극을 하는 내내 어르신들의 훈훈한 표정과 밝은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내 마음이 이내 따뜻하게 적셔져 왔다.

  30분의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고 어르신들이 보내주시는 격려의 박수소리로 ‘심청전’은 막을 내렸다.

  처음에 ‘심청전’을 연습할 때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먼저 앞섰다. 하지만 연극이 끝난 우리는 왠지 모를 뿌듯함에 서로에게 박수를 쳐주고 있었다. 서로 화합하여 즐겁게 해나가겠다는 하나의 마음이 모아졌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루 동안의 봉사활동을 마무리하는 인사를 건넸다. 한번이라도 더 손 잡아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게 들었던 것을 보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르신들과 정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복지회관을 나섰다.

  나의 첫 봉사활동은 복지회관에서 어르신들과 함께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문득 몇 년 후면 상수(100세)를 맞게 되시는 친할아버지와 미수(88세)를 바라보고 계시는 친할머니가 생각난다. 그동안 손자로서 잘 해드리지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되면서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 떠오른다.

  ‘남을 잘 되게 하는 공부’는 멀리 있지 않는 것 같다. 먼저 나의 주위에 있는 소중한 분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잘 해야겠다. 또한 ‘해원상생’, ‘보은상생’이라는 진리를 알고는 있지만 그 참된 의미를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 ‘은혜를 저버리지 말라.’는 말처럼 보은상생의 마음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님께 정성을 다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바로 핸드폰을 열고 부모님께 그리고 주위 소중한 분들께 따뜻한 문자라도 하나 남겨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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