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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3년(1993)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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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 성지순례를 다녀와서

聖地순례를 다녀와서

 

                   

이은영 <평도인ㆍ성동방면>

 

  『누나, 얼굴이 좀 달라졌는데?』

  성지순례에서 돌아온 다음날 아침 동생이 대뜸 내게 한 말이었다.

  『왜, 쭈욱 빠진 거 같니?』

  『그런게 아니라, 환하게 동글동글 해졌어.』

  그건 흔히 관상에서 복스러운 얼굴이라고 들었다.

  성지순례를 마치고 14일 저녁에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만 하더라도 가족들이 왠지 모르게 활기가 넘치고 식구들의 환한 미소가 보였다.

  며칠간 나가 있던 가족이 돌아오면 반갑게 맞는 일은 인정지사(人情之事)이지만 감정을 별로 내색하지 않는 우리 식구들에게는 흔히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러고 보면 나는 이번 성지순례에서 웃음을 가져왔나 보다.

  그것뿐이 아니었다. 성지순례를 다녀온 뒤에 내가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더욱 조심스러워지고 진심으로 가득찬 것을 보고 스스로도 놀랐다.

  과거 예의라면 자신 있던(?) 나였는데… 이제는 아무리 예의가 있더라도 진심이 없으면 오히려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여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난 날 그러한 허례를 나라는 사람은 조금이나마 지녀왔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참된 예절을 가지고 이렇게 돌아온 것이다.

  성지순례 기간 중『여러분들이 날이 갈수록 예의를 잘 지키는 걸 보니 참 기쁩니다. 특히나 입도 하신지 얼마 안 되시는 데도 그 절실하고 정성스런 태도를 보면 입도 초기에 나의 마음자세와 태도를 되살려 보고 해이해진 마음을 반성하고 다시 잡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라고 하셨던 어느 분의 말씀도 나의 참된 예절을 돌아보게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성지순례에 다녀온 뒤 기운이 쑥 빠져서 엎치락뒤치락하며 하루하고 한시간을 잔 것 같다 -포천에서 시료를 받고 온 뒤에도 그랬었다- 사람이 정신을 못 차리면 몸의 균형이 깨져 병이 온다는 말대로 나흘동안 서너 시간씩 잤지만 우리 도인들이 서로 기운을 보충해 주어서 활기차게 지낼 수 있었다가 혼자서 집에 오니까 그 변화에 정신을 못 차렸던 것인가? 마지막 날 천안역에서 몇 사람이 내리니까 이상하게 기운이 빠져서 버스안이 잠잠해졌던 일도 아마 이런 이유에서이리라.

  이번 성지순례 기간 중 날씨의 조화는 무궁무진하였다. 태풍이 출발하기 전날에는 약해지더니 출발할 때는 동해안을 빠져나갔다. 그래서 별 큰 어려움 없이 좋은 날씨에서 성지순례를 할 수 있었다. 도전(都典)님께서 성지순례 날짜를 11일부터로 정해 주셨다고 하니 그 밝으심에 감복할 따름이었다.

  첫날, 중원탑과 미륵사지를 돌아 볼 때에는 구름 한 점 없이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그런데 청주(淸州)회관에 다다를쯤 해서 차창 밖으로 먹구름이 서서히 몰려 오더니 비가 내렸다. 가져온 우산으로 이내수랑 쓰고 가려니까 같은 차를 탄 외수가 함께 썼다. 그 외수가 말하길『우산을 가져온 사람이 있으니까 비가 오는 것 아닙니까?』하는 것이었다. 물론 농담이었겠지만, 그 말을 듣고『전경』에서 읽은 박공우와 우산 이야기가 생각났다.

  『의뢰심과 두 마음을 품으면 신명의 음호를 받지 못한다』고 하셨는데 과연 그 때문에 비가 온 것이었을까? 아니다. 상제님께서 한서우설(寒署雨雪)도 천지에서 쓸데가 있어서 하는 일이라고 하셨으니 그날 같은 경우는 더우니까 땀 좀 식히라고 비가 내리신 것이리라.

  사실 비는 사람들이 회관앞에 정렬할 쯤해서 곧 그쳤다.

  둘째날, 낙화암을 오를 때에는 아주 가는 비가 보슬보슬 내렸다. 비를 좋아하는 나였지만 요즘 대기오염 때문에 비 맞는 것을 싫어했다. 하지만 이 비는 너무 깨끗하고 기분이 좋았다. 이내수에게 얘기하니 흔쾌히 동감했다. 낙화암 근처 정자에서 부는 바람이 너무도 시원해서 배내수는『여기서 살고 싶어라』고 얘기할 정도였다.

  어쨌든 이런 날씨의 조화아래 각 성지, 회관 혹은 버스 안에서 많은 교화(敎化)말씀을 들었다.

  아는 내용도 많았지만 실제 가서 듣는 것이라 더욱 생각이 다듬어지고 실감이 났다. 가장 인상 깊었던 교화는 천지 개벽의 경우『전경』이나 책 등을 통해 대충 알고 있었지만 늦은 밤 차근차근 하나씩 설명해 주시는 교화 하시는 분의 말씀에 졸음도 가신 채 상극에서 한을 풀어 상생의 도를 실현하는 천지개벽의 내용에 빠져 들어 갔다. 예악(禮樂)에 대한 교화는 춤과 노래를 마음껏 즐긴 후에 있었는데 예악이라는 것도 인간생활에 필요한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번에 참가인원이 무려 160명이나 된다고 하여 처음엔 좀 걱정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괜한 걱정이었다. 처음엔 좀 복잡했지만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질서가 잡혀지고 점차로 화기애애해졌다.

  이번 순례를 통해 다시 한번 내가 느낀 것은 도인들에게는 호감이 가고 편하다는 것이었다.

  끝으로 이번 성지순례를 위하여 준비하시고 애써 주신 모든 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미처 작별인사를 못 드린 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인사를 나누고 싶다. 마지막 날 헤어질 때 시조(時調) 한 구절이 생각났다.

  『다정도 한(恨)이어서 잠 못 이뤄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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