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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5년(2015)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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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 인간의 대표덕목을 갖춘 안정(安定)과 보은(報恩)의 아이콘(icon),

인간의 대표덕목을 갖춘 안정(安定)과 보은(報恩)의 아이콘(icon), 羊
 
 
 

 연구원 김성호

 
 
  정초가 되면 누구나 올해는 무슨 띠의 해이며, 그 해의 수호동물이라 할 수 있는 십이지(十二支)의 띠 동물이 지니고 있는 상징적 의미를 찾아 한 해의 시작에 희망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2015년은 육십갑자에서 을미년(乙未年)에 해당하며, 10천간(天干) 가운데 푸른색을 의미하는 을(乙)자와 12지지(地支) 가운데 양을 뜻하는 미(未)자가 합해진 청양의 해이다. 육십갑자에서 을미(乙未)·정미(丁未)·기미(己未)·신미(辛未)·계미(癸未) 순으로 돌아오는 양은 십이지의 여덟 번째이며 방향으로는 남남서, 시간으로는 하루 중 가장 부지런한 때인 오후 1시에서 3시, 달로는 음력 6월을 상징한다. 
  선(善), 의(義), 미(美), 상(祥)이라는 인간의 모든 기쁨을 포괄하는 한자에 양(羊) 자가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듯이 양은 예로부터 선하고 의롭고 상서로운 동물로 인식되었다. 인간의 대표적인 덕목으로 손꼽히는 진선미(眞善美) 가운데 진(眞)만 빼고는 모두 양과 관련된 셈이다. 이 점은 양과 관련된 상형문자를 눈여겨보면 실제로 그 의미가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 십이지신도 양
 

  선할 선(善) 자의 최초 형태는 ‘다투어 말할 경(誩)’과 양(羊)이 결합된 것으로, 그것은 양의 덕을 앞다투어 말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는 곧 양의 온순함에 대한 고대인들의 찬탄과 ‘선’이라는 글자에 깃든 양의 덕(德)이 결합된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종종 유자(儒者)들은 양을 인(仁)의 덕을 갖춘 사람에 비견하기도 했다.
  또한, 양과 관련된 한자 의(義) 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내(我)가 양(羊)을 머리에 얹어 놓은 형상’을 하고 있다. 예로부터 현자들은 이 형상을 양처럼 예의 바르고 공정하게 됨을 의미한다고 보아 양을 옳고 그름을 공평하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상서로운 동물로도 인식하였다. 그 일례로 상고시대에는 ‘신통한 양’인 해(獬)가 있었는데, 이 동물은 죄를 지은 사람들을 공정하게 판별하는 능력이 탁월하였다고 한다. 실제로도 중국의 여러 왕조에서는 양의 이러한 능력에 상징성을 부여하여 신하들에게 공정함을 상징하는 양 모양의 관을 쓰게 하였다.
  이 밖에도 옥편에 양(羊)과 관련된 한자를 더 찾아보면 아름다울 미(美)자와 상서로울 상(祥)을 들 수 있다. 상형문자에서 아름다울 미(美) 자는 ‘큰 양(大羊)’이라는 두 글자가 붙어서 아름답다는 뜻의 미(美) 자가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크고 좋고 상서롭다’는 것을 요즘처럼 ‘대길상(大吉祥)’이라 쓰지 않고 ‘대길양(大吉羊)’이라 했고, 모든 상서롭지 못한 것을 없앤다는 뜻의 ‘벽제불상(辟除不祥)’을 ‘벽제불양(辟除不羊)’으로 쓴 기록이 『박고도한십이진감(博古圖漢十二辰鑑)』이나 『한원가도명(漢元嘉刀銘)』 등에 남아 있다. 이처럼 양은 한자로 기술된 많은 문헌에서 도의적(道義的) 꼭짓점에 올라 있다. 송나라 때의 육전(陸佃)이 저술한 『비아(埤雅)』와 동중서의 『춘추번로(春秋繁露)』에서 양은 뿔이 있어도 그것을 사용하지 않으니 마치 인자(仁者)와 같고, 잡아도 울지 않고 죽여도 소리치지 않으니 의(義)로움을 아는 동물이라고 찬미하였다.
  그런가 하면 양은 정직과 예(禮), 그리고 효(孝)의 상징코드이기도 하다. 먼저 양의 정직성은 양이 반드시 갔던 길로만 되돌아오는 독특한 습성에 상징성을 부여한 것이다. 양의 이 같은 습성은 우리 속담과 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옛 속담에 “양띠 사람은 부자가 못 된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양처럼 양띠 사람은 너무 정직하여 부정을 못 보고 너무 맑아서 부자가 되지 못한다는 의미다. 또한 『시경(詩經)』의 판본인 「모시소서(毛詩小序)」에 따르면 검소하고 정직한 사람들의 덕을 새끼 양에 비유하기도 하였다.01 이는 모두 양의 정직성을 상징화한 것이다. 게다가 양은 예(禮)와 효(孝)를 상징하기도 하는데 앞서 언급한 『춘추번로(春秋繁露)』와 『비아(埤雅)』에 따르면 어린 양이 어미 양의 젖을 빨 때는 반드시 무릎을 꿇으니 마치 예(禮)를 아는 사람과 비슷하다고 하였다. 뿐만 아니라 양은 늙은 아비 양에게 젖을 빨리며 노후를 봉양하기에 인간에게 효도와 보은(報恩)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하였다. 이 밖에도 양은 청정(淸淨), 인내, 겸손, 정의, 진리를 나타내기도 하며 양털과 젖을 제공하기 때문에 자애(慈愛)로도 상징된다.
 
 

  이처럼 다양한 상징성을 지닌 양은 누구에게나 포근하고 따사로운 이미지로 다가온다. 하여 양의 순수한 눈망울과 복슬복슬한 털이 덮인 양떼와 양떼구름을 연상하면 평화로움과 안정이 느껴진다. 실제로 이 동물은 성격이 순박하고 무리를 지어 살면서도 동료 간의 우위 다툼이나 암컷을 독차지하려는 욕심 없이 온순하다. 무리를 지어 살되 아무 무리 없이 지내는 양의 성격은 마치 군자(君子)와도 같아 한자어인 ‘무리 군(群)’ 자에는 양(羊) 자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사람들은 흔히 양처럼 선하다거나 양처럼 순하다는 말을 쓰는데, 이런 말이 통용될 수 있는 것도 양의 이런 속성을 누구나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혼자서도 선하지만, 무리를 지어 살면서도 결코 다투는 법이 없고 상극이나 투쟁과는 거리는 먼 양. 이러한 습성 탓에 양은 평화와 안정(安定), 화합 그리고 모든 것의 질서를 상징하는 동물로도 인식되었다.
  더군다나 예로부터 양(羊: yang)은 양(陽: yang)과 발음이 같다고 하여 양 세 마리를 그려 삼양회태(三陽回泰) 즉, 양기가 강해져서 만물이 성장하는 때를 의미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조선을 건립한 태조 이성계가 한양천도와 함께 처음으로 세웠던 궁궐인 경복궁(景福宮)의 동문(東門) 건춘문(建春門)에는 삼양회태(三陽回泰)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태조 이성계와 양과의 관련성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성계가 고려 말 초야에 묻혀 지내던 어느 날 양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양을 잡으려고 하자 양의 뿔과 꼬리가 몽땅 빠져 소스라치게 놀라며 꿈에서 깨어났다. 꿈에서 깨어난 이성계는 괴이하게 생각하여 곧장 무학대사를 찾아가 꿈 이야기를 했더니 대사는 무척 기뻐하며 이성계가 머지않아 왕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고 예언대로 그는 조선의 왕이 되었다. 당시 무학대사의 해몽은 한자의 양(羊)에서 양의 뿔에 해당하는 ソ획과 양의 꼬리에 해당하는丨획을 떼고 나면 왕(王) 자만 남으니 임금이 된다는 의미였다. 이때부터 양 꿈은 길몽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 밖에도 양이 차지하는 비중은 중국인들이 자신의 조상이라 여기는 복희(伏犧) 신화의 상징성을 조금만 살펴봐도 쉽게 느낄 수 있다.『典經』의 등장인물이자 3황 5제 중 중국 최고의 제왕으로 손꼽히는 복희씨는 팔괘(八卦)를 처음 만들고, 그물을 발명하여 어획·수렵(狩獵)의 방법을 가르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중 복희씨와 양의 관련성은 복희씨의 희(犧) 자에 붙어 있는 양(羊)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양과의 더욱 직접적인 연관성은 복희씨 그림의 머리 부분에 ‘양 머리’가 그려져 있는 것과 『제왕세기(帝王世紀)』에 복희씨가 얼룩이 있는 양을 상제와 천지신명에게 올려 제사 지냈다는 기록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한편, 양은 동양에서 나타난 상징성 못지않게 서양에서도 그들의 정신사를 대표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서양 문화에서 양은 선량한 사람이나 종교인과 진리(眞理)를 상징해왔으며, 고대 수메르인이나 이집트인을 비롯한 그리스, 로마, 게르만 민족도 양을 신성수(神聖獸)로 여겨왔다. 또한, 서양에서 양은 성서의 맨 처음에 나타나는 동물이자 성서에서 5백 회 이상 인용되는 의미 있는 서수(瑞獸)이기도 하다. 성서의 구절뿐만 아니라 예수 자신이 양치는 사람을 뜻하는 목자(牧者)였으며, 예수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가 양몰이 지팡이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렇듯 양은 서양인들에게도 높은 경지의 도덕성과 생생한 진실의 상징코드로 인식되었다. 동서양을 초월해 인간에게 다양한 길상으로 여겨지며 긍정적인 의미의 상징성까지 지닌 상서로운 동물 양. 그러하기에 을미년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그 이미지만큼이나 포근하고 정겹다. 이러한 마음은 무릇 사회인들에게만 통용되는 정서가 아닐 것이다.
  2015년은 을미생(乙未生)이신 도주님 탄강 이후 120년이 지나 다시 돌아오는 을미년이기에 수도인에게도 의미가 남다른 해(年)임이 분명하다. 그뿐만 아니라 상제님께서도 1871년 신미생(辛未生)으로 강세하신 점은 양띠 해를 맞이한 우리에게 더욱더 희망적인 의미를 갖게 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상제님과 도주님께서 탄강하신 양띠 해에는 인간이 갖추어야 할 심성과 평화 및 안정을 비롯해 화합과 모든 것이 올바르게 제 자리를 찾는 질서의 의미가 깃들어 있다. 양에 부여된 이러한 상징성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올 한 해 수도인 모두가 더욱더 친화(親和)를 두터이 하여 한마음 한뜻으로 화합해야 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양의 대표적 상징성에 깃든 평화적 의미는 대순진리와도 일맥상통하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전님께서는 대순진리의 인존사상이 곧 평화사상임을 강조하시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며 인보상조(隣保相助)의 미덕으로 밉고 고움이 없이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말씀하신 바 있다.02 새해에는 전 수도인이 이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더 화합하고 일심으로 마음을 모은다면 종단이 대내외적으로 더욱더 안정될 것이다. 나아가 양띠 해가 종교인에게 더 의미 있는 해[年]이며 동시에 모든 것이 성장하고 정신적 진리가 중요시되는 때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 포덕 사업에 전념한다면 해원상생 대도의 참뜻이 온누리에 전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01 고양(羔羊)은 작소(鵲巢)의 공으로 이룬 것이다. 소남의 나라들이 문왕의 정사에 감화되어 군주들이 모두 검소하고 정직하여 덕이 고양과 같았다(羔羊鵲巢之功致也召南之國化文王之政在位皆節儉正直德如羔羊也).
02 『대순지침』, p.20.
  2절 대순진리의 평화사상을 이해하라
  (가) 우리 대순진리의 인존사상이 바로 평화 사상이다(80. 9. 23)
  (나) 인류의 평화는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여 인보상조(隣保相助)의 미덕으로 밉고 고움이 없이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도의 무한대한 진리에 있음을 이해하라(80.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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