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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3년(2013)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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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⑤ 자신을 되돌아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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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되돌아본다는  것
 

잠실34 방면 선사 김은지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께서 뇌출혈로 쓰러지셨습니다. 평소에 건강하시던 분이라서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평생을 따라다닐 장애가 남았습니다. 언어와 인지기능의 장애로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고  반신 마비가 와서 한쪽 편을 거의 쓰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몸의 장애는 노력으로 극복해서 살아갈 수 있지만, 인지기능의 손상은 평생 남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야 합니다.
  발병 이후 언니는 일을 하고 어머니는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제가 아버지를 간호하게 되었습니다. 간호하면서 병 수발보다 아버지의 정상적이지 못한 모습을 지켜본다는 것이 더 힘들었습니다. 바보처럼 멍하니 있다가 제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도 못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볼 때는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어머니는 크게 내색하지 않으셨지만, 아버지를 보고 가시는 날이면 앓아 누우실 정도로 마음의 상처가 크셨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아버지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가족들도 마음의 안정을 찾아갔습니다. 힘든 일들이 있었지만 가족의 관계는 예전보다 더 견고해지고 서로 챙겨주고 아껴주게 되었습니다. 어려움을 함께 하면서 서로가 얼마나 힘이 되어주고 소중한 존재인지, 그 존재만으로도 힘이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가족들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하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병원에 있으면서 우리 가족의 상황이 이 정도인 게 정말 다행이구나 할 정도로 저희보다 암울한 상황에 계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자식이 전신 마비로 누워있고 어머니가 간호하셨는데 암담한 미래 밖에 보이지 않는 상태로 끊임없이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드실까 하는 마음에 아직도 그 모습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수도하면서 말 한마디에 속상해 하고 저의 현실을 비관하면서 스스로 자책하고 괴로워했었는데 얼마나 어린 아이의 투정이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예전이었다면 힘든 상황이 오는 것이 두렵고 속상하기만 했을 텐데 이것 또한 풀리고 배우는 과정이구나 하는 받아들이는 자세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수도하는 것을 알고 계셨는데 그전까지는 좋아하지 않으시다가 아버지를 간호하는 저의 모습 때문이었는지 저를 믿고 입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도를 모시면서 기도 기운을 느낄 수 있고 몸도 좋아졌다고 합니다. 지금은 도의 큰 행사가 있으면 와서 정성을 들이시는데 아이처럼 들뜨고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우리 어머니가 이런 분이었나 하며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집안의 대들보 같은 분인데 어린아이처럼 들뜬 모습에 한편으론 죄송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도를 알고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 정말 큰 기쁨이고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앞으로는 좀 더 어머니가 상제님의 큰 뜻을 마음으로 이해하고 받들 수 있는 수도인이 될 수 있기를 바라고 그러기 위해서 제가 먼저 더 성장하고 굳건하게 깨달아서 도움 줄 수 있는 딸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제가 수도하면서 항상 나아가지 못했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이나 마음을 다스리는 부분이 깊지 못했고 문제가 있으면 잘 살펴보아야 하는데 공덕을 쌓고 하다 보면 깨달을 것이라고 믿었던 단순한 사고가 깨지지 못했습니다. 항상 교화로서 들었던 얘기들이 어느 순간 왜 그렇게 가슴을 치던지 이것이 뭔가 겪어서라도 알게 해주시고 한 꺼풀 벗겨지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고치고 채워야 하고 버려야 하는지 알고 길을 가야 하는데 그냥 막무가내로 길을 가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길을 알고 가는 지금은 마음의 안정과 행복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렇게 어리석은 저를 깨닫게 해주시는 상제님 전에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노력해서 보은할 수 있는 수도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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