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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3년(2013)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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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② 화합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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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의 의미
 
 

잠실37 방면 선사 김지선

 
 
  사람은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주변에는 가지 각색의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생김새는 물론이거니와 살아온 환경, 사고습관, 표현방식까지 어느 하나 자신과 같은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는 큰 울타리 안에서 선각, 후각 그리고 도우라는 이름을 가지고 수도하고 있습니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 어려운 사람 속에서 수도를 하다 보니 남의 마음 이해하기 쉽지도 않고 서로 화합하여 수도 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 단청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단청할 때 빛깔들을 보면 참 어울리기 어려운 색들로 이루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색들이 합쳐져서 아름다운 문양을 만들어 냅니다. 단청을 할 때 사용되는 물감들은 각자의 고유한 특성이 있습니다. 제가 주로 다룬 색은 장단이라는 색으로 주황 빛깔을 띤 가장 화려한 색이었습니다. 빨리 굳는 성질도 있고 색을 내기가 까다로운지라 도도한 색감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어떤 색은 칠하기만 해도 잘 나오는 색도 있었고 또 어떤 색은 젤리처럼 변하는 색도 있었고 색의 종류만큼 각양각색의 성질을 띠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에 단청을 처음 하는 것은 아니어서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처음 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단청을 하는데 많이 서툴렀습니다. 선이 삐쳐나가기도 하고 매끈하게 칠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각자가 맡은 색으로 하나의 그림을 완성해야 했기 때문에 전체의 조화가 중요했습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색을 칠하는 것에도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그때 좋지 않은 마음과 불만스러운 마음들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보다는 결과적인 것에 신경이 더 갔습니다. 뭔가 계속 찜찜한 마음들이 들었습니다.
  색이 다 칠해져 간 곳에 마무리 손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무리 한 곳을 구경해 나가는데 잠깐 시선이 고정된 곳이 있었습니다. 제가 불만스러웠던 그 자리의 단청이 마무리가 너무 깔끔하게 잘 되어 있었습니다. 순간,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단청을 하고 있었지…. 각자 개성 있는 색들이 모여서 하나의 조화를 만들어내는 단청을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마무리가 부족했던 부분들을 말끔하게 손질해 주어서 너무나 빛이 나는 단청이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모두 잘해야겠다는 하나의 마음으로 했는데 결과물로 치부시켰던 저 자신이 부끄러웠고 그 사람들의 정성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제 회관이나 도장에서 단청을 보면 그 사람들의 마음을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각자 모습과 성격은 다르지만 하나 된 마음을 말입니다.
  『전경』 교법 1장 42절에 “상제께서 박 공우가 아내와 다투고 구릿골을 찾아왔기에 별안간 꾸짖으시기를 ‘나는 독하면 천하의 독을 다 가졌고 선하면 천하의 선을 다 가졌노라. 네가 어찌 내 앞에 있으면서 그런 참되지 못한 행위를 하느뇨. 이제 천지신명이 운수자리를 찾아서 각 사람과 각 가정을 드나들면서 기국을 시험하리라. 성질이 너그럽지 못하여 가정에 화기를 잃으면 신명들이 비웃고 큰일을 맡기지 못할 기국이라 하여 서로 이끌고 떠나가리니 일에 뜻을 둔 자가 한시라도 어찌 감히 생각을 소홀히 하리오’.하셨도다.”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화기를 잃으면 신명들이 비웃고 떠난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도를 닦다 보면 그 의미가 퇴색되는 일들이 종종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수도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과 부딪히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많은 수도인이 서로 다른 성격을 맞추며 수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닦아 나가야 할 부분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같은 색을 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청이 서로 다른 빛깔을 내며 조화를 이루고 또 마무리 작업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는 것처럼 우리가 수도해 나가는 과정 또한 이와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어떤 빛깔의 우월함 없이 서로의 색이 존중되었을 때 멋진 단청이 되듯이 사람들이 서로 존중하면서 함께해 나갔을 때 ‘화합’이라는 의미가 빛이 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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