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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9년(2009)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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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코너 : 입대를 하루 앞두고

입대를 하루 앞두고

 


고려대 법학과 박준형(잠실 방면)

 

 

 

  이 글을 쓰기 위해 펜을 드는 순간 입대까지 하루라는 시간이 내게 남아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이제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나의 심정은 참 복잡하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인지 과거에 있었던 일을 돌이켜 보게 되고 앞으로 펼쳐질 일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학생활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나에게 던져진 화두(話頭)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가화(家和)를 이루는 것이고 두 번째는 제대 후 진로를 정하는 일이다.

 

 

나의 수도생활과 가화

 

  지금부터 약 2년 전의 일이다. 그 당시에는 입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도(道)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에 너무나 기뻤고 도의 일이라면 성심껏 정성을 다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내가 입도한 사실을 아시게 된 이후로 집안의 분위기는 싸늘해져 갔다. 그것을 계기로 짧지만 그동안의 수도생활을 돌이켜 보며 내 자신이 부족한 부분이 없었는가를 생각해 보았다.

  우선 내가 입도한 것에 대해 부모님과 솔직한 대화를 나눴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나에겐 대순의 도가 참된 진리라는 확신은 있었으나 대순진리에 대한 바른 이해가 부족했기에 부모님께 설명하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아버지의 깊으신 속 마음을 다 헤아릴 수 없지만 혹여나 내가 잘못될까봐 우려하시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나 스스로 수도생활을 하면서 혹여나 그로 인해 학교생활이나 공부에 소홀하지 않도록 노력해 왔다. 그리고 도를 알고 나서 오히려 더 큰 포부로 인생의 진로를 설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버지께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대순에는 큰 진리가 담겨져 있고 부족한 내 인생에 기준이 되어줄 바른 지혜가 있음을 전해 드리고 싶다. 수도생활과 더불어 내가 앞으로 해나가야 할 진로를 곰곰이 생각하여 지금과 같이 실천해 나간다면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시는 걱정과 우려를 해소해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지금은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대순진리회에서 수도를 하고 있다.

  또 하나의 에피소드를 말하자면, 내가 입도하기 전부터 어머니께서는 집안 식구들 아무도 모르게 이미 대순진리회에 적을 두고 계셨다는 사실이다. 내가 입도했다고 말씀드리기 전까지 감쪽같이 몰랐던 사실이라서 정말 나에겐 놀랄만한 반전의 연속극과 같았다. 현재는 여동생이 얼마 전에 입도식을 올렸다. 어쩌면 우리 집이 이처럼 도와의 인연이 있었기에 어머니, 나와 그리고 여동생이 이렇게 입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편 부족하나마 나의 짧은 수도생활이지만 그동안 잘못 깨달았던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포덕을 한다는 것은 비단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입도치성을 올리게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고 상제님의 덕화를 세상에 펼치는 것인데 나의 이해가 짧았다. 『대순지침』에 “포덕은 덕을 편다는 말이니 겸허(謙虛)와 지혜의 덕으로 사(私)로 인하여 공(公)을 해치지 말고 보은의 길을 열어 주는 것이다.”라는 구절을 읽고 포덕의 의미를 깊이 되새겨 보았다. 『대순지침』을 통해 포덕의 의미를 바르게 알아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고 자칫 잘못 이해하게 되면 양적인 의미에만 치중할 수도 있으며, 나아가 개인적인 수도에도 큰 발전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도의 체계를 잘못 이해하게 되면 무조건 선각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만 한다고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도의 일은 이치(理致)와 경위(經緯)에 맞게 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령 선도자가 합당한 길을 일러준 것이라 할지라도 이치에 어긋난다고 하면 최상의 선택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수도인은 『전경』, 『대순진리회요람』, 『대순지침』 등을 항상 가까이 하고 이를 바탕으로 바른 이치와 경위를 스스로 세워 나가 수도를 한다면 내가 범했던 것과 같은 실수는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대 후 진로를 정하는 일

 

  대학에서 전공을 법학을 하게 된 이유로 학교를 다니면서 어쭙잖게 사법시험에 두 번 정도 응시를 해 보았다. 개인적인 여러 가지 이유로 1차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사법시험 공부를 계속하는 것을 접고 졸업과 입대를 택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한 집안의 장손으로서, 앞으로 내가 꾸려갈 가정의 가장이 될 사람으로서 제대 후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집에서는 행정고시를 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말씀하신다. 그것도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러자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당락도 불확실하며, 합격한다고 하더라도 정말로 나의 소신대로 공직생활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또한 현재의 행정고시와 같은 행정관료 선발 방식은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낡은 방식이어서 앞으로는 관료의 선발방식에도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대로 흘러간다면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변화속도에 공직사회가 따라가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제대 후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사법시험을 계속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지만 법조계의 전망이 과거처럼 밝지 않고 앞으로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자금을 거기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인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한편으로는 학업에 그리고 생업에 치우쳐서 수도생활을 잘 해나갈지 하는 걱정도 많이 하고 있다. 같이 수도하시는 분들께 이런 고민을 털어 놓으면 법조인이나 행정관료 같은 사회적인 인재도 우리 도에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행여나 내가 너무 사회적인 명리를 추구하는 쪽으로 빠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조심스러워진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도 내가 고민을 하게끔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요즘 사회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살펴보면 마음이 다급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 이 고민에 대한 결론은 내리지 못했지만 군에 가서 훈련을 받으면서 좀 더 깊게 생각해 보고자 한다.

  대학 문을 나서면서 새로운 전환점에 서서 지난 4년을 돌아보니, 내 고민은 위의 두 가지가 가장 주된 것이었던 것 같다. 다른 대학생 수도인들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들을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창으로서 대진연합회가 앞으로 더욱 더 큰 역할을 해나갔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보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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