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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16년(1986)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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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 인간상실

자주성의 발휘와 사회적 유대강화로 회복해야
 

 

대순종교 문화연구소 제공


  사람들의 존엄성을 다시 묻고, 어떻게 그 존엄성을 회복하고 실현할 것인가의 문제가 널리 사회 일반의 관심이 되어 있는 것이 현대의 커다란 특징입니다. 인간성의 회복, 인간성의 계발(啓發), 삶의 보람, 일할 보람 등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란 문제에 현대 사회는 부딪치고 있습니다. 이 문제의 배후에는 인간성이 상실되어 버렸다는 심각한 고민이 깔려 있습니다. 그 고민은 산업공해, 인간의 정신 공해 문제에 기인한다고 생각되고 있기도 합니다. 경제성장, 물자풍요는 생활환경이나 인간성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되어서 인간 상실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졌습니다. 몇 해전만 하더라도 인간의 소외만을 들추었으나, 오늘에는 그 소외도가 높아져서 인간 상실을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외침에는 물자의 증산, 소득의 평준화 된 분배, 풍요한 사회 번영보다는 문화자체의 질병, 정신 자체의 이병(罹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입니다.
 

1. 인간 상실의 배경-고도 산업 사회의 허상
  오늘날의 사회를 고도 산업 사회라고 일컫고 있는데, 여러 가지 허상을 안고 있는 사회입니다. 경제 성장, 물자의 증산과 배분에 큰 관심이 있었고, 과학과 기술의 발달, 그리고 그것들의 용도 그것을 위해서 촉진되었습니다. 거액의 연구 개발비를 투자해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능률 있는 대량 생산 공장이 실현됐고, 대량 생산은 대량 소비를 장려했습니다. 대량생산, 대량 소비의 배경에는 기업이란 조직체의 거대화(巨大化)현상이 깔려 있는 것입니다. 그 거대화는 기업에만 그치지 않고, 행정이나 교육조직 또는 종교 조직의 거대화를 낳았습니다. 조직의 거대화를 가능하게 한 원리는 관료제(官僚制)입니다. 인간 상실 문제는 그 관료제 조직과 깊이 관계가 있습니다. 과학, 기술의 발달, 응용이나 경제 성장이 현대 사회에서 가능했던 것은 바로 거대화한 관료제 조직을 기둥으로 삼았던 데에 있습니다.
  물자 생산과 판매 및 소비의 측면에서 현대 사회는 여태까지의 역사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풍족한 사회가 되었고, 고등교육의 보급에 따른 고학력 사회가 되었으며, 단체관광을 즐기는 여가사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물자의 풍족이 정신적 풍족을 뜻하지 않았고, 여가의 보급이 인간의 흥미나 지적관심을 충족시키지 못하였으며, 고학력 사회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그 학력에 적합한 창조 활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개성을 실현할 수 있게 된 것도 아닙니다. 도리어 욕구불만을 초래하게 된 것입니다. 실로 사람들은 자신의 개성을 상실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2. 상실과 상실감
  상실이란 말이 유행어처럼 되어갑니다. 그 의미는 자기가 자기 아닌 별다른 것이 되고, 되어가며, 그렇게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단적으로 말해서 비인간화(非人間化)입니다.

  이 비인간화 즉 여기의 제목인 인간 상실의 원인을 여러 측면에서 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소유의 지배와 무산(無産)에 따른 종속, 있는 자와 갖지 못한 자 사이의 우열, 금전 제도에서 오는 노동력의 상품화, 물질 만능 숭배 등 여러 원인을 들고 있습니다. 종교적인 원인이 찾아지기도 합니다. 즉 신적인 권능의 자리에 오른 층과 일반 평신도층 사이에 벌어진 권능과 복종, 또는 그 권능자마저도 인간성을 잃고 신(神)의 종이 되는 자기 상실에서 인간 상실의 원인을 찾기도 합니다.
  우리는 인간상실의 원인을 두 가지 측면에서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즉 인간과 환경 상황 사이의 일정한 관계에서 생기는 객관적인 조건과 나의 주관적인 감수 상태(感受狀態)와 관련된 증세에서 찾으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인간의 욕구와 인간행동의 장(場)을 형성화고 있는 경제 사회, 기술사회 그 외의 여러사회의 상황에서 의식하는 인간 상실감을 문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인간 상실감은 인간이 밥으로만 살 수 없다고 말하듯이 현대 사회에서 현대적 욕구, 자존(自尊)의 욕구, 자기 실현의 욕구 충족이 강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 요구가 산업화한 사회에서 중요한 문제로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그 요구와 관련해서 인간 상실감이 무엇인가 들추어 봅시다.
  첫째, 무력감(無力感)입니다. 이것은 자기가 놓인 상황을 스스로가 통제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다시 말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자기 의식과 자율욕구(自律欲求)가 저지 당한 상태입니다.

  둘째, 무의미감(無意味感)입니다. 이것은 자신이 존재의 가치를 잃은 상태에서의 감정인데 자기의 행동이 전체와의 관계에서 유기적으로나 구조적으로나 이해되지 않는 상태, 말하자면 부분과 전체와의 의미(意味)가 관련지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의식되는 자기 상실감 입니다. 한 가정 내에서의 가족끼리의 불화에서 오는 자기 상실도 이런 무의미감에서 해석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셋째, 고립감(孤立感)입니다. 이것은 자기가 사회나 인간과의 유효(有效)한 관계에 귀속하고 있지 않다는 상태, 즉 조직이나 집단 속에서 고립해 있는 상태에서 의식하는 자기 상실감입니다. 이런 감정에서 나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목적을 성취시켜 주는 도구가 되었다는 의식이 솟는 것입니다. 바로 이 의식이 인간 상실 의식입니다.
  

3. 기계 문명과 인간 상실
  고도 산업 사회는 다시 컴퓨터의 발달과 응용에 의해서 새로운 기계 문명의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그 기계 문명을 덮어 놓고 환영할 수는 없습니다. 보다 심각한 인간 상실에서 인간 파멸이 초래될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기계와 같은 비인간적인 것에 의해서 내가 통제되고 조종되는 객체(客體)가 되고 맙니다.

  예를 들자면 노동자가 자동차의 조립 작업에서 일어나는 과정과 같이 자기의 창의(創意)나 고안(考案)을 필요로 하지 않으리만큼 표준화되기 때문에 노동에서 무력감을 갖게 되고 단순한 작업의 반복에서 단조감(單調感)이 높이 양성(釀成)됩니다. 이것은 노동에서 자기를 상실한 상태입니다.

  다음에 무의미감을 생각해 보면 거대한 조직의 관료제적인 구조가 노동에서 무의미감을 조장합니다. 대규모 조직에서 분업이 점점 복잡하게 됨에 따라서 개인의 역할은 의미가 사라지게 되어, 그 결과로 노동자는 협동감을 잃고, 자기의 일에 대한 의미를 잃게 됩니다. 거저 손을 놀리고 발을 움직이는 로봇이 되는 감정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또 분업 작업에서 조그만한 부분의 일만 맡아서 되풀이하여 일하기 때문에 책임감이란 것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로봇은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책임감의 상실은 권태감을 일으키게 됩니다. 권태는 자기를 잃은 상태인 것입니다. 그래서 대규모 공장에서 직공들의 이직율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4. 조직의 거대화와 인간 상실
  인간 상실을 가져 온 커다란 요인의 또 하나는 조직의 거대화입니다. 기계 문명의 우위, 경제 성장 등의 배경에는 조직을 거대화하는 현상이 잠복해 있으며, 특히 관료제 조직이 숨어 있어서, 인간 상실을 가져옵니다.
  관료제 조직이란 합리적 경영이란, 본질 하에서 「정확성, 신속성, 명확성, 문서에 대한 정통(精通), 계속성, 신중성, 엄격한 복종, 마찰의 방지, 물적 및 인적 비용의 절약」을 목적으로 삼고 능률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계산 가능성」이 중요시 됩니다. 모든 것을 계산 숫자로 평가합니다.

  말하자면, 관료제는 사랑, 질투 등 일체의 개인적 요소, 즉 계산할 수 없는 모든 감정적 요소를 조직의 관리나 직무 수행에서 없애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계산할 수 없는 것을 없앨 만큼 관료제 조직은 완전해진다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말해서 인간적 요소를 없앨수록 능력은 오른다고 생각되는 것입니다.

  그 능률의 고도화를 위해서 관료제는 특유한 원칙을 사용합니다.
  (1) 분업원칙, (2) 권한의 원칙, 즉 일정한 직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권한을 분명히 한다. (3) 계층성의 원칙, 권한과 책임을 서열화(序列化)하여 위, 아래 관계를 명백하게 하기 위해서 체계를 세웁니다. (4) 공사 구별의 원칙, 사적인 것은 일체 배제합니다. (5) 전문화의 원칙, 조직의 관리나 직무 수행에 관한 전문 지식이나 전문 훈련이 전제됩니다. (6) 문서주의의 원칙, 기록을 보존합니다.
  이런 원칙이 국가 기관, 사기업, 교육기관 그 외의 조직체에 공통된 요건으로서 작용하고 있습니다. 거대화한 조직관리를 이 원칙이 담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원칙의 적용에서 많은 인간 상실의 문제가 일어났습니다. 즉 스텔로 타이프화된 획일적인 행동, 훈련을 받은 전문적인 무능력, 규칙을 중시한 나머지 예외의 문제를 처리치 못하는 무능력, 몰인간화로 인한 인간 기계시, 의사를 결정하는 과정에 참가하지 못한 권리제한,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행동을 취하지 못하게 하는 저지 등이 지적되었습니다. 특히, 관료제 조직에서는 그 능률 지상주의의 요식이 명령중심의 권력 조직을 낳게 되고, 그 명령 조직이 인간을 도구화하여 인간성을 무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래서 인간들은 자기를 버림으로써 고도 산업 사회에서의 관료 조직체에서 살아 남을 수 있게 됩니다. 그 남은 나는 주체를 잃은 객체일 뿐 입니다.
   

5. 인간 상실의 회복 방향
  이 문제의 답으로 네가지에 집중시켜 봅니다. 
  (1) 자주성의 발휘
  자기 자신의 自主性을 우선 확립해야 할 것이고, 자주성이 강한 사람일수록 인간 상실을 모르며, 인간 이하의 억제도 감수하는 것입니다.
  (2) 사회의 책임 수행
  조직 전체 속에서 자신이 종사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이해와 수행할 역할의 중요성을 의식하는 일입니다. 그 의식이 사회의 책임으로 자각하기에 이를 것이고, 또한 그 책임을 느낄 수 있도록 조직 체계가 다시 편성될 필요도 있는 것입니다. 이러므로써 노동의 사회적 의미가 있습니다. 노동에 대한 무의미감은 대개 거대화한 조직체 자체가 인간 상실을 양성하고, 있다는 의식을 모든 사람이 가져야 합니다.
  (3) 사회적 유대의 강화
  직장에서의 상하계층, 동료 경영자와 직원 등과의 일체감, 친밀감을 가질 수 있을 경우에 거기에서 인간 상실의 현상은 해소될 것입니다. 그렇지 못할 때에는 개인은 물론이고 그 조직체가 존재하지 못하게 될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4)자기 실현의 행동
  정신적으로 성장할 때에 설사 인간 상실의 상황에 빠져 있다 하더라도 상실감을 메울 다른 감정이 발견될 것입니다.


  이상의 회복 방향은 단지 감정의 레벨에서 언급하였을 뿐이고, 인간 상실을 존재론(存在論)적으로 전제할 때에는 매우 심각한 상황에 인간은 놓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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