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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는 도장에서 낯익은 꽃이다. 숭도문 옆길에 피고 단청과 석조물로도 피어 있다. 7월에서 10월 새 100일간 한결같이 꽃을 피우는데, 피고 지는 가운데 무슨 깊은 의미라도 전함일까. 중국의 책 『산해경(山海經)』과 『고금주(古今注)』에도 군자국(君子國)에 천 리나 되게 핀 꽃으로 소개된 것을 보면 무궁화는 예사롭지 않은 꽃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수도인은 무궁화의 모습을 꼭 닮아 있다. 유한의 세계 속 무한의 공간 도장(道場)에서 무궁화가 끊임없이 무한의 꽃말을 피우듯이 수도인은 흰·분홍·연분홍·보라·자주·청색의 빛으로 쉼과 틈 없이 무한의 세계를 여는 주문을 한다. 현실의 삶 너머 무궁무진한 도(道)의 후천 오만 년을 열어가는 그들만의 주문으로.   글·사진 김 대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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