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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으로 : 워낭소리
워낭소리
"사람은 가끔 마음을 주지만 소는 언제나 전부를 바친다"
그의 일상은 여느 농사꾼이 그렇듯 매일 아침 동이 트면 일터로 나가 일을 하고,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갈 때쯤이면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다만 한 가지 그가 다른 농사꾼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현대식 농기구 대신 예전 방식 그대로 소와 함께 농사를 짓는다는 것. 이 때문에 최노인은 30년을 하루같이 소 먹일 꼴(풀)을 베기 위해 산을 오른다. 불편한 다리 때문에 양손을 나무 지팡이에 의지해 거의 기다시피 하면서도 지게에 한 가득 꼴을 베고서야 산을 내려오는 최노인은 극성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소에 관한한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한다. 최노인의 이 행동을 시집온 뒤로부터 줄곧 지켜본 부인 이삼순 할머니는 소에게 사료를 먹여도 되는데 왜 굳이 힘든 일을 자처해 꼴을 베느냐며 연신 불평을 해댄다. 할머니의 불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노인이 소에게 해가 될까 논에 농약을 일절 치지 않는다는 것. 그러다보니 매해마다 수확량이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일일이 손으로 잡초를 뽑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는데, 이 일의 대부분은 다리가 성한 할머니의 몫이다. “보소 농약쳐요! 농약을 쳐야지, 안 치면 사람은 뭘 먹고 살아요?”라고 할머니가 입버릇처럼 되내이는 불평에 돌아오는 대답이라고는 항상 “약치면 소가 먹고 죽으라고?” 쏘아대는 말 뿐이다. 평생을 함께해 온 나이든 부인도 당해낼 재간이 없는 무뚝뚝한 고집쟁이 최노인은 마치 소가 자신의 삶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던 어느 날 최노인은 수의사로부터 자신의 소가 그 해를 넘길 수 없을 것이라는 선고를 듣게 된다. 최노인 또한 의사로부터 계속 일을 하게 되면 위험하다는 진단을 받은 상황에서 그들의 동거는 계속된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듣고서도 최노인은 아랑곳 않고 마치 둘의 숙명인 것처럼 소와 함께 일터로 발을 옮긴다. 소와 최노인의 병환을 잘 알고 있는 할머니는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고는 안타까운 마음에 “비가 오나 눈이오나 들에 가서 소 타고 들에 가 가지고… 소가 말 못하는 짐승이니까 그렇지 사람 같으면 얼마나 안 가려고 했겠어요”라고 푸념을 해댄다. 하지만 최노인에게는 그것이 삶이다. 아픈 몸을 이끌고도 농사일을 포기하지 않는 최노인과 생명의 기한이 훌쩍 넘은 채 고단한 걸음을 내딛는 소.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걸음이지만 최노인이 고삐를 잡으면 또 묵묵히 따라나서는 소. 농사를 그만두고 쉬라는 자식들의 성화에도 최노인은 어떠한 숭고한 의식처럼 이 무덤덤한 친구와 함께 절뚝이는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겨울 최노인의 소는 겨우내 땔감으로 쓸 나무를 마당 한가득 해놓고서 숨을 거둔다. 이 모습을 계속 지켜봤던 할머니는 “소가 아프고도 이걸 해놓고, 이거 때라고 이걸 때놓고 살라고…영감 할매 그래 때놓고 살라고 나무 땔감을 저렇게 해놓고 갔자는겨….”
01 이 땅에 농경사회가 시작되면서부터 소는 ‘생구(生口)’라고 불릴 만큼 단순한 가축을 넘어서 인간과 함께 하는 ‘동행’의 존재로 여겨져 왔다. 생구는 한 집에 사는 하인을 일컫는 말로 소를 사람과 같이 생각했음을 보여준다.(국립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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