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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7년(2007)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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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책 & 십자말 맞추기 : 선비답게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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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답게 산다는 것

 

 

글 교무부

 

  조선시대 선비를 떠올리면 대쪽 같은 성격, 세상을 멀리한 채 책에 파묻혀 책만 읽는 모습 또는 벼슬에 나가기 위해 매진하는 것 등이 연상됩니다. 국어학자 안대회 선생은 좬선비답게 산다는 것좭을 통해 어렴풋하게 느껴지던 선비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글을 쓰기 전에는 선비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옛글을 자주 읽고 대하다 보니 선비는 틀에 박히고 변화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펄펄 살아 움직이는 존재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조선 선비들의 모습에서 신선한 감동과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자, 이 땅에 살았던 선비들의 인생과 글을 옮겼습니다.

  이 책은 총 4개의 부(部)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러 선조들이 쓴 문헌의 인용에 저자가 해석을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책 곳곳에는 선비들의 다양한 활동영역을 깊이 있게 밝혀놓고 있습니다.

  제1부 ‘인생과 내면’편에는 자신의 죽음에 직면해 남의 시선으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애도하는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을 통해 선비의 자조적이며 예술적인 삶의 내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13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은 선비 유만주의 일기를 통해 18세기 조선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으며, 입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라는 성호 이익선생의 절식(節食) 철학 등으로 재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전형적인 사대부와는 다른 새로운 지식인을 출현시키는 제2부 ‘취미와 열정’편에서는 밥을 굶고서도 서화(書畵)와 골동품을 소장하고 싶은 김광수, 옷을 벗어서라도 책을 구입할 정도로 애서가였던 이하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좋은 벼루를 소유하기 위해 친구의 벼루를 빼앗아오면서 ‘벼루’라는 시를 지어준 유득공, 예술을 사랑해 예술가를 키운 서평군 이요와 이정보 등 각 분야에서 열의를 보인 선비들의 모습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제3부 ‘글과 영혼’편에는 여러 문집과 제문, 시문 그리고 사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고려시대 대 문장가였던 이규보가 쓴 「선인을 대신하여 나에게 부치는 편지」는 하늘의 문학을 관장하는 옛 동료 신선이 발신자가 되고, 자신이 수신자가 되어 맛깔나게 작성되어 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몇 월 며칠, 자미궁사 아무개와 단원진인 아무개 등은 삼가 금동을 보내 동쪽 나라에 사는 이춘경(춘경은 이규보의 자이다.) 선생께 편지를 받들어 올립니다. … 우리 두 사람은 상제님 곁에 있으면서 하늘의 명령을 출납하고 있습니다만 … 춘경은 온갖 곤경에 뒹구느라 벼슬 한 자리 할 기회조차 꽉 막혀버린 사람입디다. … 상제께서 이미 재가를 내리셨으니 곧 못된 자들을 단단히 금고하고 당신의 굴욕을 펴줄 것입니다.”고 하여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능력을 인정받기 바라는 마음이 나타나 있습니다. 또한 문학의 신에게 바친 이옥의 제문 외에도 도덕적 기준으로 남의 글을 재단한 조선시대 필화 사건, 중국에 의해 왜곡된 역사 기록을 바로잡기 위해 외교적 수단까지 동원된 역사 바로잡기와 뒤집어 보기 등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제4부 ‘공부와 서책’편은 1부에서 3부까지의 내용과 또 다른 묘미를 느끼게 해 줍니다. ‘여유 있는 시간을 기다려 책을 읽고자 하면 한 해를 마칠 때까지 책을 읽을 수 있는 날이 없다.’는 독서의 방법을 던져준 박규수, 조선시대 선비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조선 후기의 학자 이덕무, 끊임없이 읽고 기록하는 것이 공부하는 법이라는 홍대용, 지식을 얻기에 앞서 학문하는 자세를 배우게 해주는 퇴계 이황과 다산 정약용 등 시대를 넘나드는 공부 방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다방면에서 활동했던 선비들의 모습은 다소 막연하게 느겨졌던 ‘선비’에 대해 확연히 알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선비들이 가졌던 뚜렷한 자기주관과 소탈한 마음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현시대 우리들이 찾고자 하는 인물상이 조선시대 ‘선비’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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