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이야기 : 금강산 이야기
금강산 이야기
만폭동 구담에는 피둥피둥 살찐 「거북바위」가 파란 담수 위에 떠 있고 그 옆에 있는 너럭바위에는 어린애들이 드나들 수 있을 만한 큰 구멍이 뚫어져 있다. 이 거북바위와 바위구멍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깃들어 있다. 거북이가 이 구멍으로 해서 만폭동 골짜기에 나서보니 계절은 가을이라 풍악산 계곡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온 계곡이 빨갛게 물들었는데 양쪽에는 기암괴석이 층층으로 쌓여 있고 꼭대기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는 진주를 뿌려놓은 듯 알알이 흩어져 내리며 파랗게 고여 있는 담수는 가을하늘보다 맑았다. 거북이는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따라 한걸음한걸음 옮겨가며 팔담을 차례로 보았는데 그 경치가 너무도 아름다워 다시 한바퀴 더 돌아보았다. 금강산에는 절승경계들이 많지만 거북이에게는 이곳을 떠나 다름 명승지에 가 볼 여념이 없었다. 볼수록 더욱 좋았다. 그래서 또 한바퀴… 이렇게 몇 번 돌아다니며 보다보니 그만 돌아가야 할 날짜를 까맣게 잊어 버렸다. 한 잎 두 잎 단풍이 지기 시작해서야 거북이는 「아뿔사」하고 자기 잘못을 깨달았다. 바쁜 걸음으로 본래 나왔던 구멍을 찾아와서 용궁을 가려고 머리를 들이밀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가. 머리만 들어가고 몸뚱이는 모서리에 딱 걸리는 것이었다. 아무리 부대끼며 발버둥질을 쳐도 소용이 없었다. 금강산의 경치가 하도 좋은데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한창 가을시절에 산삼녹용을 씻어 내린다는 계곡의 물을 마시며 절승지를 구경하다 보니 그 사이에 뚱뚱보가 되었던 것이다. 거북이는 분명 자기가 나왔던 구멍인데 왜 다시 들어 갈 수 없는지 그 까닭을 알지 못하였다. 거북이는 기진맥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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