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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7년(2007)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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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책 & 십자말 맞추기 :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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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선생 지식경영법

 

 

글 교무부

 

  실학의 집대성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 그는 중·고등학교 국사책에서 배웠던 조선시대 후기의 실학자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 보면 그는 단지 한 시대만을 풍미했던 인물이 아니라 시대를 뛰어넘는 천재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산은 유배생활 18년(1801~1818) 동안 엄청난 양인 500여 권01의 책을 썼다고 합니다. 고행의 생활인 유배지에서 남들이 이루지 못한 그의 업적은 그에게 특별한 것이 있지 않고서는 이루어낼 수 없는 것입니다. 저자는 바로 이에 의문을 가졌고, 다산의 작업과정에 돋보기를 갖다 대어 세밀하게 관찰하였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이와 같은 이유가 다산이 가진 ‘지식경영법’에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국문학자 정민이 쓴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은 다산 선생의 공부법을 정리해 놓은 것입니다. 그렇다고 공부 방법만 다룬 것이 아니라 정보 수집과 글을 쓰는 방식, 생각의 정리 등을 망라해 놓았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세상에 나왔던 다산에 관한 많은 서적들이 그의 사상적인 것을 적어놓았던 반면, 이 책은 그의 사상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과정에 대한 검토와 어떤 방식으로 방대한 서적들을 저술하였는지를 밝혀놓았습니다.

  이 책의 부제는 ‘다산치학 10강(綱) 50목(目) 200결(訣)’로서 이러한 분류방법이 말해 주듯이 열 개의 큰 줄기를 세워 각각 다섯 가지의 방법론으로 배열하였으며, 그 하나의 방법론 안에 네 개의 소제목을 따로 두었습니다. 이를 통해 다산 지식경영법의 핵심을 파악하고, 방법적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 저자의 생각입니다. 저자는 다산에 대해 ‘경전의 미묘한 뜻을 낱낱이 파헤친 걸출한 경학자(經學者)’, ‘복잡한 예론(禮論)을 촌촌이 분석해낸 꼼꼼한 예학자(禮學者)’, ‘목민관의 행동지침을 정리해낸 탁월한 행정가(行政家)’, ‘지나간 역사를 손금 보듯 꿰고 있던 해박한 사학자(史學者)’라고 표현하였습니다. 그 외 다산은 화성 축성을 설계하고 유형거(遊衡車)02을 제작한 건축학자였으며, 『아방강역고(我邦疆域考)』와 『대동수경(大東水經)』을 펴낸 지리학자였고, 『마과회통(麻科會通)』과 『촌병혹치(村病或治)』 등의 의서를 펴낸 의학자로 이루 다 말하기도 어려운 다방면의 전문가였습니다. 여러 분야에서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이루어 내기란 너무도 어려운 일이지만, 다산은 동시에 이루어냈을 뿐만 아니라 그것도 아주 탁월한 성취를 이루어 냈다는 것에 대해 불가사의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다산의 작업진행과 일처리 방식을 ‘명쾌하고 통쾌하다’고 합니다. 다산의 작업 진행 방식을 살펴보면, 맡은 일에 대해서는 먼저 필요에 기초하여 목표를 세운 뒤 관련 있는 자료를 취합합니다. 그리고 명확하게 판단해서 효과적으로 분류합니다. 그후 분류된 자료를 통합된 체계 속에 재배열하고 작업은 여럿이 역할을 분담하여 한 치의 착오도 없이 일사분란하게 진행합니다. 여기에 비추어 다산은 자신의 글에서 “물고기를 잡으려고 그물을 쳤는데 기러기가 걸리면 이를 버리겠느냐, 이 작업을 하다가 저 작업에 착수하고, 저 작업을 하면서 또 다른 작업을 벌였다.”고 합니다.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하는 다산의 작업 진행 방식을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해 놓았습니다.

  “『목민심서(牧民心書)』는 역대 역사기록 속에서 추려낸 수만 장의 카드를 바탕으로 정리한 목민관의 사례 모음집이다. 전체 12장을 각각 6항으로 나눠 모두 72절로 관리의 업무를 정리한 행정지침서이다. 『목민심서』를 집필하다 보니, 형법 집행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그래서 이 부분만 따로 확대해서 『흠흠신서(欽欽新書)』를 엮었다. 『경세유표(經世遺表)』는 이러한 부분작업의 결과들을 국가경영의 큰 틀 위에서 현장 실무경험을 살려 하나의 체계로 재통합한 것이다.”

 

1 다산이 만든 기중가 설계도

2 다산 정약용 생가 내 기중가 모형(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소재)

 

 

  이와 같이 다산은 여러 권의 책을 집필하면서, 대부분의 작업을 혼자가 아니라 제자들과 공동 작업을 하였습니다. 그는 저술이 많은 경우에는 목표와 지침만 내렸고, 실제 작업은 아들과 제자들의 몫이었습니다. 이러한 작업과정과 함께 명확한 목표 관리와 체계적인 단계 수립, 효율적인 작업진행, 조직적인 역할 분담이 더해졌기에 방대한 양의 저술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그의 작업과정은 오늘날의 학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같이 현대적이며 과학적이고 논리적이었습니다.

  이 책의 상당부분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짜 알맹이를 골라내는 법, 작은 정보에서 시작해 지식을 확장하는 법, 비슷한 것끼리 취합해서 하나의 계통을 만드는 법, 예시와 인용을 통해 설득력을 강화하는 법, 평소 메모하는 법, 토론하고 논쟁하는 법 등 그야말로 지식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노하우들이 총망라 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세세한 방법론을 제시하지만 동시에 ‘근본을 잊지 마라’는 메시지가 이 책 속 요소요소에 들어앉아 있습니다.

  지금까지 다산에 대한 연구는 연구자의 관심분야에 따라 경학자는 경학으로만, 역사 연구자는 역사방면에서만 다산을 연구하였습니다. 어느 한 분야를 살펴보아도 다산은 각 분야에서 뛰어난 학자라는 결론에 이르지만, 그의 뛰어남을 알 수 있는 방법적 원리에 대해서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그의 뛰어난 작업 방법론과 정보 수집론 등을 우리들이 배워 사용해야 할 때입니다.

 

 

 


01 경전에 관한 책 232, 문집 260여 권.

02 실학자 정약용이 수원 화성(華城)을 축조할 때 고안해 사용한 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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