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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8년(2008)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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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우리문화 : 조화와 화합의 음식 비빔밥

조화와 화합의 음식 비빔밥

 

 

교무부

 

 

 

  한나라를 이해하려면 그 나라 음식을 먹어봐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음식이 한 민족의 문화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나라마다 고유 문화관습과 환경, 기호에 따라 조리기술과 맛이 독특한 형태로 발전했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 한국의 음식에도 고유의 문화와 관습이 녹아들어 있고, 더 깊이 이해한다면 음식문화 속에 정신이 숨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예컨대 수많은 내외국인들이 한국의 다양한 음식 중에 한식의 대표음식으로 비빔밥을 추천했다. 그 이유는 맛과 영양의 절묘한 조화이다. 비빔밥이 별다른 반찬 없이도 한 그릇 뚝딱, 맛있게 먹을 수 있고 갖가지 나물과 고기 등이 어우러져 또 다른 맛을 주며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요리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빔밥이 처음 소개된 문헌은 1800년대 말엽에 발간된 요리서인 『시의전서(是議全書)』로서 비빔밥을 ‘부밥’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한자로는 ‘골동반(骨董飯)’이라 하였는데, 이미 지어놓은 밥에 나물·고기·고명·양념 등을 넣어 참기름과 양념으로 비빈 것을 말한다.

  『시의전서』 에 “밥을 정히 짓고 고기는 재워 볶고 간납은 부쳐 썬다. 각색 남새를 볶아 놓고 좋은 다시마로 튀각을 튀겨서 부숴 놓는다. 밥에 모든 재료를 다 섞고 깨소금, 기름을 많이 넣어 비벼서 그릇에 담는다. 위에는 잡탕거리처럼 계란을 부쳐서 골패짝 만큼 썰어 얹는다. 완자는 고기를 곱게 다져 잘 재워 구슬만큼씩 빚은 다음 밀가루를 약간 묻혀 계란을 씌워 부쳐 얹는다. 비빔밥 상에 장국은 잡탕국으로 해서 쓴다.”라고 기록되었다. 이러한 조리 내용은 오늘날 비빔밥의 조리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옛 중국 문헌인 『자학집요(字學集要)』에도 골동반이 나오는데, 이 문헌에는 골동반 짓는 법이 “어육 등 여러 가지 것을 미리 쌀 속에 넣어서 찐다.”고 했다. 골동반이라는 요리명은 같지만 『시의전서』와는 전혀 다른 조리법이다.

  비빔밥은 밥에 여러 가지 나물을 넣어 비벼 먹는 음식으로 우리나라 전역에서 즐겨먹는 음식이다. 그래서인지 비빔밥의 유래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양하다. 임금이 점심때 먹는 가벼운 식사였다는 말도 있고, 왜란으로 몽진해 마땅히 올릴만한 음식이 없어 수라로 올린 것이라고도 한다. 또 제사를 마치고 난 후 음복으로 만들어 먹었다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식단의 구색을 갖추기 어려웠던 농번기 때 음식이라는 말도 있다. 비빔밥의 유래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비빔밥[전주비밥]이 평양의 냉면, 개성의 탕반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음식의 하나로 꼽힌 것은 우리 조상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음식인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조선후기까지 전국의 소문난 비빔밥은 평양비빔밥, 해주비빔밥, 전주비빔밥, 진주비빔밥, 통영비빔밥을 들 수 있다. 그 외에도 안동헛제사밥, 함평육회비빔밥, 평안도닭비빔밥, 개성차례비빔밥, 거제도멍게젓갈비빔밥 등 각 지방마다의 특색을 띤 것들이 있다. 이중 3대 비빔밥으로 압축한다면 교반(交飯)인 해주비빔밥, 전주비빔밥, 그릇에 담긴 모습이 꽃 같다고 해서 화반(花飯)인 진주비빔밥이라고 한다.

  이렇듯 비빔밥은 오래전부터 한국인이 즐겨 먹던 음식이자 각 지방의 특색을 담은 문화라고 말할 수 있다. 비빔밥과 관련된 해외 유명 인사의 여러 일화가 있는데 몇 가지 이야기하면, 빌 클린턴 전(前) 미국 대통령이 자서전 출판 기념행사 차 한국을 방문하여 서울의 한 호텔에서 저녁식사로 비빔밥을 먹었다고 한다. 이때 클린턴은 상추를 뜯어 그릇에 넣더니 다시 김치를 그릇째 들어부어 비볐다고 한다. 클린턴은 “역시 비빔밥은 이렇게 먹어야 제 맛이 난다.”는 말까지 남긴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또 다른 일화는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마이클 잭슨은 호텔에서 하루 세끼 비빔밥만 배달시켜 먹었다는 소문이 나고, 그가 떠난 뒤 호텔식당의 메뉴에 ‘마이클 잭슨 비빔밥’을 만들어 팔았다는 일화도 있다.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비빔밥은 조화와 화합의 상징적 의미가 담겼다하여 식탁에 오른 음식이다. 그리고 비빔밥은 국내 항공사의 기내식 메뉴로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외국인이 한국에 들어올 때 접할 수 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한국존슨의 폴 리차드 전 대표도 국내 항공사의 비즈니스석을 탈 때마다 가장 먼저 비빔밥을 찾는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선호하는 비빔밥이 세계적인 음식이 될 수밖에 없는 3가지 이유를 “우선 야채를 풍성히 먹을 수 있다. 둘째 고추장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직접 비빌 수 있어 음식을 만드는 재미를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이외 여러 가지 일화가 많지만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비빔밥은 한국인만이 먹는 음식이 아닌 세계인들이 즐기는 음식이 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맛과 영양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지만, 더 깊이 생각해 보면 비빔밥 속에 담겨있는 우리민족의 정서가 담겨 있기에 더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비디오 아티스트인 고(故) 백남준은 자신의 예술 세계를 ‘비빔밥 문화’에서 비롯했다는 표현을 자주했다. 그것은 자신이 거창한 예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릴 때 먹던 비빔밥처럼 마구 섞어 놓은 것뿐이라는 것이다. 그가 말한 비빔밥 속에는 여러 것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어 혼돈스럽고 어지러워 보이지만, 그 속에서는 서로의 맛이 어우러져 또 다른 맛을 내는 창조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정신은 이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화합의 정신과 문화 속에서 발전하고, 배양되어 온 것일 지도 모른다. 다양한 소재들이 모여 만들어진 비빔밥[전주비빔밥]을 전북대학교 강만준 교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이 가득하다고 예찬한다. 심지어 그는 “비빔밥의 정신을 본받아 우리 모두 이면과 이익에 대해 좀 더 너그러워지면 좋겠다.”고 했다.

  비빔밥은 남은 반찬 몇 가지로도 새로운 맛을 창조하는 융합과 조화의 음식으로 상생(相生)의 원리가 담겨있다. 오늘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에 잘 어울리는 것이 비빔밥과 그 속에 담긴 조화와 화합의 정신이 아닐까 한다.

 

 

 

 

 

 

 참고자료
• 이규태,『재미있는 우리의 음식이야기』, 기린원
• 고궁[www.gogung.co.kr]
• 전북음식문화플라자[jbfood.go.kr]
• 김영복의 맛있는 참살이 여행, 「비빔밥 이야기」,
  경남도민일보[www.idomin.com]
• 권대우의 경제레터, 「비빔밥문화, 비빔밥 정치」,
  아시아경제[www.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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