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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5년(2015)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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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총무부 수습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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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부 수습을 마치고
 
 
 

구의3 방면 선사 김영일

 
 
 
  교무부에 들어온 지 한달. 총무부의 업무를 현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작업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좀 걱정이 앞섰다. 그것도 한달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종사원이 되기 위한 일종의 시험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오히려 하루의 업무가 끝나면 평소처럼 책을 읽어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른바 주경야독(晝耕夜讀). 야무진 꿈이었다. 
 
 

  문제는 작업을 못 한다는 데 있지 않았다. 방심이 문제였다. 간단한 작업에서조차 정신을 놓고 있으면 바로 사고로 이어졌다. 오수·정수장에서 청소하러 지하 물탱크를 내려갔을 때였다. 청소가 끝나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기만 하면 되었다. 그런데 사다리쪽으로 가다가 그만 그 앞에 있는 웅덩이에 빠지고 말았다. 가슴까지 물이 찼다. 미리 주의를 받은 웅덩이였다. 더군다나 그곳은 내가 직접 펌프를 넣은 장소이기도 했다. 이렇게 나는 육체활동이 언제나 정신과 함께 이루어짐을 온몸으로 알게 되었다. 포크레인 작동이나 분재처럼 기술적인 작업은 더욱 그렇다. 총무부의 일을 육체적이라고 하는 것은 육체와 정신을 분리하는 피상적인 사고의 결과일 뿐이다. 주경야독의 계획도 같은 이유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하루의 일과가 끝나면 몸뿐만 아니라 정신도 지쳐 내일을 위해 휴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지적(知的) 활동이 필요한 업무도 있었다. 영농과 조경 팀은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두 팀의 사무실에 꽂혀 있는 많은 책들이 이를 말해준다. 학습과 연구의 성과를 발표하고, 이에 대해 피드백이 이루어지는 조경 팀의 모습은 적지 않은 감동을 주었다.
  총무부의 업무가 타 부서와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상시적인 공동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매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아침 6시와 저녁 6시에 한 시간 정도 부원 전체가 한다. 전지(剪枝), 한달 동안 모인 재활용쓰레기를 차에 실어 보내는 등 다수의 손이 필요한 작업이다.
  잔디에 모래를 뿌려 북돋우는 배토(培土) 작업도 공동으로 하였다. 그날은 신축회관 마당의 잔디를 그렇게 해야 했다. 꽤 넓은 면적이었다. 하지만 일부는 작은 수레에 모래를 실어 군데군데 쌓아놓고, 일부는 삽으로 모래를 퍼 잔디에 뿌리고, 또 일부는 빗자루와 갈퀴로 뿌려진 모래를 골랐다. 이렇게 분업이 이루어지니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서 끝났다. 일을 어떻게 나누고 누가 무엇을 할 것인지 정해진 것은 없었다. 각자 알아서 움직이는 것이다. 언젠가 새벽에 보았던 프리미어리그의 축구에서 하나의 패스에 팀의 다른 모든 선수들이 그 의미를 알고 움직이듯이. 많이 해본 작업이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마음이 통하기에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아무리 많은 일이 앞에 있어도 걱정이 되지 않았다. 내 몫을 하고 있으면 금세 일은 거의 다 이루어져 있으니까. 부원들의 성실함도 크지만, 일을 분담하여 짜임새 있게 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교무부의 업무가 상대적으로 개인적 능력이 중시되는 야구라면, 총무부의 업무는 조직력이 중시되는 축구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공손한 말씨나 태도를 가진 부원들로부터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 중간임원인 나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하는 상급임원도 있었다. 공경심으로 자기를 낮추고 남을 높여 주는 예(禮)의 정신이 그대로 보였다. 수도의 수준이 절로 느껴졌다. 단순히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도를 한다는 정신으로 일하기 때문이리라.
 
 

  총무부는 도장의 관리뿐만 아니라 서무·문서·경리·재정의 업무를 한다. 도장 전체의 살림을 맡고 있는 것이다. 그 뜻은 어디에 있을까. 천지신명이 모셔진 도장을 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시학·시법 공부, 치성, 참배, 수강 등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포정원(布政院)[선정부(宣正部)와 교정부(敎正部)]의 포덕·교화·수도 사업 및 도인들의 종교활동을 지원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상제님의 광구천하(匡救天下)·광제창생(廣濟蒼生)의 유지(遺志)를 받들고자 하는 것이다.
  교무부의 업무만 알아선 시야가 좁을 수밖에 없다. 종단의 업무 전체를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교무부의 일을 가치 있게 할 수 있다. 총무부의 수습교육은 그 일환이었다. 하지만 한달 동안의 수습은 총무부 업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았다. 종사원이 가져야 할 성실성, 수도인이 갖춰야 할 예의를 배운 것 같다. 이와 함께 같은 종사원으로서 총무부원과의 관계를 도탑게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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