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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4년(2024)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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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 성구 : 남조선 배가 범피중류(泛彼中流)로다

남조선 배가 범피중류(泛彼中流)로다



교무부 최정락



다시 약방에 이르사 여덟 종도를 벌여 앉히고 사물탕 한 첩을 지어 그 첩면에 인형을 그리고 두 손을 모아 두르시면서 시천주를 세 번 외우신 후에 종도들로 하여금 그렇게 하라고 말씀하셨도다. “남조선 배가 범피중류(泛彼中流)로다. 이제 육지에 하륙하였으니 풍파는 없으리로다” 하셨도다.(예시 71절)  

 

  위 성구에는 상제님께서 사물탕 한 첩을 지어 그 첩면에 인형을 그리시고 시천주를 외우신 후 종도들에게 남조선 배와 관련하여 어떠한 말씀을 하셨다는 내용이 서술되어 있다. 예시 편에 실린 구절인 만큼 “남조선 배가 범피중류(泛彼中流)로다. 이제 육지에 하륙하였으니 풍파는 없으리로다”라는 말씀을 통해 비유적으로 앞으로의 일을 알려주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전경』의 전후 맥락에서 보이지 않는다. 상제님의 이 말씀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까?



남조선 배  
  조선 후기에 들어서면서 민중이 겪는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었다. 부패한 관리들의 부도덕과 횡포, 신분의 차별과 빈부 격차의 심화, 강대국들의 침탈, 잇따른 흉년과 잦은 전염병의 확산 등은 사회모순을 심화시키며 민중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었다. 민중은 이러한 현실을 비판하며 새로운 이상사회를 갈구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미래의 이상사회를 지칭하는 용어가 많았는데, 그중 하나가 ‘남조선(南朝鮮)’이었다. 이 ‘남조선’이란 말이 언제부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는지 그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문헌상으로는 최남선(崔南善, 1890∼1957)의 『조선상식문답(朝鮮常識問答』01에서 처음 등장한다.02 그는 ‘남조선’에서 ‘남’은 남쪽이 아니라 ‘앞’이라는 의미이며, ‘남조선’은 앞으로 다가올 이상적인 조선을 의미한다고 보았다.
  『전경』에도 ‘남조선’이란 말은 위 구절을 포함하여 총 4회 등장한다. 관련 구절의 중요 부분만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① 상제께서 어느 날 경석을 데리고 농암(籠岩)을 떠나 정읍으로 가는 도중에 … “이 길이 남조선 뱃길이라. 짐을 많이 실어야 떠나리라”고 말씀하시고 다시 길을 재촉하여 … .(권지 1장 11절)


② 상제께서 … “이것이 남조선 뱃길이니라. 혈식 천추 도덕 군자가 배를 몰고 전 명숙(全明淑)이 도사공이 되니라. 그 군자신(君子神)이 천추 혈식하여 만인의 추앙을 받음은 모두 일심에 있나니라. … ”고 이르셨도다.(예시 50절)


③ 금산사에 상제를 따라갔을 때 상제께서 종도들에게 …
만국 활계 남조선(萬國活計南朝鮮) 청풍 명월 금산사(淸風明月金山寺)
문명 개화 삼천국(文明開花三千國) 도술 운통 구만리(道術運通九萬里)
란 구절을 외워 주셨도다.(예시 14절)




  ‘남조선 배’, ‘남조선 뱃길’ 등 ‘남조선’이 ‘배[船]’와 연계되기도 하고 ‘남조선’ 단독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이는 ‘남조선’이 단순하게 남쪽 조선을 가리키는 말로 볼 수도 있으나, 최남선의 해석처럼 어떠한 추상적 개념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기존의 선행연구에서는 이 ‘남조선’을 ‘앞으로 천지가 개벽되어 펼쳐질 후천선경’을 가리킨다고 하며 추상적인 개념으로 해석하였다.03
  후천선경은 상제님의 천지공사가 온전하게 실현된 세계로서 우리 종단 대순진리회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이상향을 말하는 것이다. 이 해석은 예시 71절과 ①, ②의 문맥에서는 의미가 통한다고 할 수 있으므로 충분히 설득력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해석은 ③의 ‘만국 활계 남조선’이라는 시구에서는 의미가 원활하게 통하지 않는 것 같다. 1ㆍ2구(句)는 ‘모든 나라를 살릴 계책은 남조선에 있고, 금산사에 맑은 바람이 감싸며 밝은 달이 비춘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상제님께서는 선천 세상이 상극에 지배되어 원한이 쌓이고 맺혀 천지가 상도(常道)를 잃어 갖가지의 재화(災禍)가 일어나 참혹한 지경에 이르렀으므로 천지의 도수(度數)를 정리하고 신명을 조화하여 만고의 원한을 풀어 상생의 도로 후천선경을 세워서 세계의 민생을 건지리라고 말씀하셨다.04 후천선경을 세우는 일련의 과정이 천지공사(삼계공사)이며, 이를 통해 광구천하(匡救天下: 널리 천하를 구함)를 이루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광구천하의 대업은 상제님 당대에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상제님의 “삼천(三遷)이라야 일이 이루어지느니라”(예시 87절)라는 말씀처럼 도주님과 도전님으로 이어지는 종통(宗統) 계승을 통해 그 대업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모든 나라를 살릴 계책은 후천선경에 있다’라는 해석은 성립하기가 어렵다. ‘모든 나라를 살릴’이란 말은 ‘세계의 민생을 건지리라’는 상제님의 말씀이나 ‘광구천하’라는 말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광구천하를 이루기 위해 세우고자 하는 세계가 후천선경이므로 ‘모든 나라를 살릴 계책이 후천선경에 있다’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광구천하의 대업은 결국 상제님의 종통을 계승하신 도전님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모든 나라를 살릴 계책은 바로 도전님께서 창설하신 우리 종단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만국 활계 남조선’의 ‘남조선’은 글자 그대로 우리 종단이 위치한 ‘남쪽 조선’, 곧 ‘우리나라’이며 구체적으로는 ‘대순진리회’라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이 해석의 관점에서 본다면, ‘남조선 배’는 후천선경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나라(대순진리회)라는 배’라고 할 수 있다.



  증산 교단의 다른 경전 기록에서도 이와 유사한 해석을 발견할 수 있다. 상제님께서 당시 시속에서 쓰던 ‘남조선 사람’이란 말은 동ㆍ서양 각 교파에 빼앗기고 ‘남은 조선사람’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밝혀 주셨다는 내용이다.05남조선의 ‘남’을-동ㆍ서양 어느 종교도 신앙하지 않고-‘남은’이라고 밝혀 주셨다는 점은 ‘남쪽’과 차이가 있다. 이는 ‘남조선’이 아니라 ‘남조선 사람’에 대한 말씀이므로 이러한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그렇지만 최소한 ‘남조선’의 ‘조선’을 ‘우리나라 조선’을 지칭하는 것으로 말씀하셨다는 부분은 충분히 참고할만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남조선을 ‘우리나라(대순진리회)’라고 보는 해석은 이어지는 시구인 ‘청풍 명월 금산사’와도 의미상 서로 잘 호응한다. 금산사는 전북 김제에 있는 사찰로 상제님께서는 화천하시기 전에 “내가 금산사로 들어가리니 나를 보고 싶거든 금산사로 오너라.”(행록 5장 49절)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이 말씀에 대해 도전님께서는 대순지침』에서 “미륵불과 솥의 양산(兩山)의 진리를 밝혀 주신 것이다.”(14쪽)라고 설명해 주셨다. 곧, 상제님의 존호인 ‘증산(甑山)’과 도주님의 존호인 ‘정산(鼎山)’, 이 양산의 진리로 상제님의 종통이 계승된다는 것을 밝히시며 도주님을 통해 상제님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신 말씀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는 이러한 양산의 진리를 담고 있는 금산사에―맑은 바람이 감싸고 밝은 달이 비춤으로써―신성(神聖)한 서기(瑞氣)가 가득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상제님의 광구천하 대업이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진다는 것과 상제님의 종통이 도주님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이 두 시구를 통해 비결처럼 예시하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해석은 인용문 ②에서 전명숙이 왜 도사공(都沙工: 사공의 우두머리)이 되는가를 쉽게 수긍하게 한다. 전명숙은 상제님께서 명부공사를 통해 조선의 명부로 임명하신 인물이다.06 조선 명부의 최고 책임자이므로 우리나라라는 배의 도사공이 될 명분이 있게 되는 것이다. 기존의 선행연구에서처럼 ‘남조선’을 ‘앞으로 천지가 개벽되어 펼쳐질 후천선경’으로 해석하여도 ③의 시구를 제외한 나머지 예시 71절과 ①, ② 구절에서는 의미가 통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어떤 용어가 항상 고정된 한가지 의미로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같은 용어라도 문맥에 따라 다른 의미로 쓰이는 용례는 흔하게 볼 수 있다.07 이 ‘남조선’이라는 용어도 각 구절의 문맥에 따라 ‘우리나라’나 ‘후천선경’을 뜻하는 의미로 해석하여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범피중류(泛彼中流)
  위 예시 71절에서 상제님께서는 남조선 배가 ‘범피중류’의 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범피중류’라는 말은 사전적으로만 보면 ‘배가 넓은 강이나 바다의 물 한가운데에 둥둥 떠 있다’라는 의미다. 이 말은 『시경』 「패풍(邶風)」편 ‘백주(柏舟)’의 “두둥실 떠 있는 저 잣나무 배여 또한 흐르는 물에 떠 있도다.(泛彼柏舟, 亦泛其流.)”와 「용풍(鄘風)」편 ‘백주(柏舟)’의 “둥둥 떠 있는 잣나무 배여 저 황하(黃河) 가운데 있도다.(泛彼柏舟, 在彼中河.)”라는 두 편의 시에서 기원하는 것 같다. 범피중류라는 말의 ‘범피’는 「패풍」과 「용풍」의 시구 앞 두 글자인 ‘범피(泛彼)’에서 유래한 것이고, ‘중류(中流)’는 「패풍」과 「용풍」의 시구 뒤 두 글자인 ‘기류(其流)’와 ‘중하(中河)’라는 말이 합쳐지면서 생겨났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주자는 『시경』을 주석한 『시경집전(詩經集傳)』의 「패풍」에서 이 시에 대해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한 한 부인이 잣나무 배로 자신을 비유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잣나무로 배를 만들면 견고하고 치밀한데도 이를 두고 타지 않아 정박할 곳이 없어 다만 물 가운데 떠 있을 뿐이라고 설명하였다.08 이 주석은 부인의 애통하고 근심 어린 마음과 둘 곳 없는 심정을 떠 있는 잣나무 배에 비유하여 해석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 육지에 하륙하였으니 풍파는 없으리로다”라고 하신 말씀을 보면, 문맥상 하륙하기 전에는 남조선 배가 사나운 풍파를 겪었다는 의미가 된다. 즉, ‘범피중류’를 『시경』의 의미처럼 단순히 바다 위에 배가 떠 있다거나 외로운 마음의 은유로 해석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범피중류’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 흥미롭게도 ‘범피중류’라는 말은 조선 후기에 판소리 「심청가」의 한 대목을 가리키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범피중류’ 대목은 1800년대 중반 판소리 명창(名唱)이었던 송광록(宋光祿)이 장기로 부르던 것이었다.09 이후 많은 판소리 명창이 이 대목을 불렀는데, 상제님께서 공사를 보셨던 때에도 전라도 지역에서 「심청가」는 일반 대중에게 널리 사랑받고 있었다.
  판소리 「심청가」는 심청의 출생과 성장, 심봉사의 사고, 제물로 팔려 가는 심청과 심봉사와의 이별, 배를 타고 인당수(印塘水)로 감, 심청의 죽음과 환생, 아버지와 재회하고 심봉사가 눈을 뜨는 대목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심청가」의 여러 대목 중 하나가 ‘범피중류’다. 이 대목은 눈먼 아버지를 위해 공양미 300석에 몸이 팔린 심청이가 제물이 되기 위해 인당수로 가는 슬픈 여정을 그리고 있다.
  ‘범피중류’ 대목은 “바다로 배, 둥덩실 떠나간다. 망망한 넓은 바다 사나운 물결이로구나.”라는 가사로 시작하며, 심청이가 죽음의 바닷길로 출발해 소상팔경(瀟湘八景)을 지나는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10 소상팔경은 중국 호남성(湖南省) 동정호(洞庭湖) 남쪽 부근 소수(瀟水)와 상수(湘水)가 합류하는 곳에 있는 여덟 가지 절경(絶景)으로 시문(詩文)이나 그림의 주제로 자주 등장한다. 심청이 아버지를 떠나 인당수로 가는 과정은 「심청가」에서 가장 장엄한 장면이기도 하다. 판소리를 듣는 청중은 이 장면에서 드러나는 심청의 처지와 감정에 공감하며 설움과 아픔을 나누게 된다. 이러한 서사는 심청이를 태운 배가 사나운 물결이 넘실대는 넓은 바다로 향해 가는 장면을 묘사하며 고난과 역경을 겪게 된다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 “남조선 배가 범피중류로다”라는 말씀은 남조선을 배에 비유하시며 범피중류 상황에 놓여 있는 배처럼 남조선이 고난과 역경을 겪게 된다는 점을 밝히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혈식천추 도덕군자’ 벽화


  흥미롭게도 이는 마치 우리 도장의 ‘혈식천추 도덕군자(血食千秋道德君子)’ 벽화에서 묘사하고 있는-배가 세찬 바람과 험한 파도를 이겨내고 목적지로 향해 가는-모습과도 유사하다. 이 구절은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하나의 비유적인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곧, “남조선 배가 범피중류로다”라는 구절은 우리나라(대순진리회)를 상징하는 배가 후천선경으로 가는 과정에서 고난과 역경을 겪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또는, ‘남조선’을 ‘후천선경’으로 해석한다면 이 구절은 후천선경을 향해 나아가는 배가 항해하는 과정에서 고난과 역경을 겪게 된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상제님께서는 이 구절 뒤에 “이제 육지에 하륙하였으니 풍파는 없으리로다”라고 말씀하셨다. 이는 남조선 배가 이제 육지에 닿아 세찬 바람과 험한 파도에서 안전하다는 의미다. 상제님께서 행하신 공사를 통해 결국 후천선경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는 길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말이다. 약소 민족으로 태어나 질곡의 시대 속에서 고통받던 종도들과 조선의 민중에게 상제님께서는 당시 그들이 널리 알고 있던 ‘남조선’과 ‘범피중류’라는 말을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가 겪게 될 상황을 예시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 어린 메시지를 주신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01 이 책은 우리나라 ‘조선’과 관련한 상식을 알리기 위한 문답서로 1946년에 동명사(東明社)에서 출판하였다.
02 “남조선이란 것은 본래 조선 민족의 현실고에 대한 정신적 반발력에서 만들어 낸 이상사회의 표상이니, 이것의 의미를 살펴보면 조선어에 남쪽을 ‘앏’ 곧 앞쪽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남조선이라 함은 곧 전방에 있는 조선, 앞으로 다가올 조선을 나타낸 것입니다. 언제까지고 희망으로 품는 조선이 곧 남조선입니다.” 최남선, 『조선상식문답』, 최상진 해제 (서울: 두리미디어, 2007), p.183.
03 「상제님의 발자취를 찾아서: 남조선 뱃길과 일심」(《대순회보》 141호, 2013)에서는 “혈식천추 도덕군자가 모는 배는 남조선으로 향하는 배이다. 남조선은 곧 후천 청화세계를 말한다. 후천에 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그 배를 타야만 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대원종: 남조선 뱃길」(《대순회보》 189호, 2017)에서는 “남조선이 이상세계라면 오늘날 남한이라는 특정한 지역에 한정시키기에는 그 의미가 너무 협소할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수도를 통해 완성해 나가야 할 이상향, 즉 삼계가 개벽되어 이루어지는 후천세계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04 공사 1장 3절 참고.
05 『대순전경』(6판), 3장 41절,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시속에 남조선(南朝鮮) 사람이라 이르나니 이는 남은 조선사람이란 말이라. 동서(東西) 각 교파에 빼앗기고 남은 못난 사람에게 길운(吉運)이 있음을 이르는 말이니, 그들을 잘 가르치라 하시니라.” 이 말씀에 근거하면 『조선상식문답』의 기록보다 훨씬 이전인 상제님 당대에도 ‘남조선’이라는 말이 회자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06 “상제께서 김 형렬의 집에서 그의 시종을 받아 명부공사를 행하시니라. 상제께서 형렬에게 ‘조선명부(朝鮮冥府)를 전 명숙(全明淑)으로, 청국명부(淸國冥府)를 김 일부(金一夫)로, 일본명부(日本冥府)를 최 수운(崔水雲)으로 하여금 주장하게 하노라’고 말씀하시고 … .”(공사 1장 7절)
07 대표적인 실례로 ‘천지(天地)’를 들 수 있다. ‘천지’는 글자 그대로 기본 의미가 ‘하늘과 땅’이다. 하지만, ‘이곳은 천지가 모래밭이다.’라는 말에서 천지는 ‘대단히 많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고, ‘밤새 눈이 내려 천지가 온통 하얗게 변했다.’에서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가리키고 있다.
08 여기서 잣나무 배는 부인이고 이를 타지 않는 사람은 남편을 의미한다. 『시경집전』, 「패풍」, ‘백주’, “婦人不得於其夫, 故以柏舟自比. 言以柏爲舟, 堅緻牢實, 而不以乘載, 無所依薄, 但汎然於水中而已. 故其隱憂之深如此, 非爲無酒可以敖遊而解之也.”
09 송광록에 의해 ‘범피중류’ 대목은 민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는데 그 시기는 1800년대 중반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김상훈, 「<심청가> ‘범피중류’ 대목의 형성과 갈래 간 교섭 및 작품변모사적 의미」, 『판소리연구』 36 (2013), pp.267-268 참조.
10 민중에게 알려진 최초의 「심청가」는 신재효(申在孝, 1812~1884) 본이다. 이후 전해지는 ‘범피중류’의 대목은 여러 종류가 있으나 그 내용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심청가의 ‘범피중류’ 대목 원문과 그 표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장미영 외 4명, 『현대화사설본 심청가 흥보가』 (서울: 민속원, 2005), pp.45-46’; ‘최동현ㆍ최혜정, 『교주본 심청가』 (서울: 민속원, 2005), pp.62-6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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