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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8년(2008)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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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溫故知新) : 복(福)받을 준비를 해야지…

복(福)받을 준비를 해야지…


글 교무부

 

코너를 시작하며

  옛부터 전해오는 민담(民譚)에는 인간 삶의 본질을 꿰뚫는 지난 역사와 문화 그리고 가치관이 있습니다. 그 속에는 역사, 신앙, 관습, 해학, 교훈, 역경을 이해하고 풀어가는 지혜가 담겨 있으며,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고 헤아릴 수 없는 마음의 세계를 은유와 상징으로써 전하고 있습니다.
옛말에 “옛 것을 알고 새 것을 알면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민담이나 여러 문헌에 나오는 이야기를 통해 삶의 지혜와 통찰력을 길러, 일상생활과 수도에 많은 보탬이 되기를 기원하면서 이 코너를 시작합니다.

 

 

  이 이야기는 한 2백 년 전, 경상남도 거창군 가조면에 사는 이화선생의 얘기다. 이분한테 동생이 하나 있었는데, 이 동생은 어려서부터 늘 병치레를 하면서 살았다. 그런데 병든 동생만큼 고생을 하는 사람이 또 하나 있었으니 그 이화선생의 마누라였다.

  “이이구, 언제까지 당신은 글만 읽을 것이오? 글에서 돈이 나옵니까, 금이 나옵니까? 제발 먹을 것 좀 만들어 주세요!”

  이렇게 할만도 하였다. 한 달에 아홉 끼도 제대로 먹을까 하는 처지였으니 주부로서 오죽 안타깝겠는가!

  “다, 이렇게 가난하게 살도록 태어날 때 점지된 것을 이제 와서 어찌할 것인가? 그저 참고 살아 가세나. 이리 고생을 하여도 지금까지 살아왔지 않은가?”

  “여보, 사람이 살면 얼마나 산다고 이 고생을 하고 살아요? 한때라도 편하게 살아야지요.”

  “사람이 한때만 살고 말 것인가? 일하면서 오래 살아야지.”

  “제발 그 분복(分福:타고난 복)이니 분수니, 복을 점지 받았느니 하지 말고 하늘에서든 땅에서든 그 많이 배운 당신의 재주로 복덩어리를 좀 만들어내 봐요!”

  “음, 정말 하늘에서 복이나 쌀이 떨어질지도 모르니… 그러면 가마니나 섬, 소쿠리를 준비해 놓구려. 그릇이 있어야 복을 받을 것이 아닌가.”

  “흥, 정말 하늘에서 먹을 것이 떨어질 듯이 말하는구려. 정말 진짜 참말같이…”

  “자네가 그리 말하면 복을 받을 준비가 없다는 것이구먼, 그만두지 그래!”

  “아이구, 내 신세야. 지금 농담을 할 때가 아닌데… 아래 윗동네 다니면서 남의 논밭일 품팔아주고 그리 사는 자기 각시에게 글을 이렇게 많이 배운 도학군자(道學君子)라는 이가 농담이나 하고 앉았구려! 누구는 당신만큼 안 배우고도 잘 먹고 잘 입고 잘 살기만 합니다. 흥, 당신의 공부는, 재주는 도대체 그 무엇이오?”

  “다 때가 있지. 나 공부를 좀 덜했구먼!”

  “그만둬요.”

  “자, 그러지 말고 우리 복을 받세. 내일일랑은 집안 청소를 잘해두라고. 그리고 기다려 보라고!”

  “미안해요. 제가 말을 거칠게 해서… 그래요, 청소하고 목욕하고 기다릴께요.”

  그리고는 그렇게 했다. 한밤중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과연 하늘에서 복이 떨어지려나? 쌀이 쏟아지려나? 기다려 보자. 자정 무렵, “후두둑! 후두둑!” 하늘에서 곡식이 마당에 떨어졌다.

  아내는 얼마나 기쁜지 마당에 나가서 비같이 오는 곡식을 손바닥에 받고서 춤을 추었다.

  “아, 우리도 이제 복을 받는구나. 부자가 되겠구나. 이렇게 밤새도록 내린다면 우리도 부자가 되고 근동 이웃 사람도 부자가 되겠구나!”

  이렇게 좋아했다. 그러다가,

  “아차,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지. 하늘에서 떨어지는 곡식도 퍼 담아야 내 양식이지 어서 주워 담자!”

  그러나 받아둘 그릇이 없었다. 고작 소쿠리, 바구니, 바가지, 키, 됫박, 구멍 뚫린 멍석, 엉성한 섬 이런 것뿐이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고, 없이 살아도 그릇이 큼직하면 좋으련만, 곡식을 받아놓을 그릇이 변변치 않았다.

  “뭐 내일 큼직한 섬이며 가마니며 곡식 받을 그릇을 만들어서 받지 뭐. 오늘 저녁은 있는 것에만 담아두지 뭐.”

  이러는 가운데 ‘꼬끼오’ 하고 닭이 울었다. 그러자 하늘에서 내리던 곡식이 뚝 끊어졌다.

  “아니, 이 동네 저 동네 사람들 불러서 곡식을 주려는데 왜 안 내려오지? 왜 그치지? 고작 쌀 한 섬도 못 건졌는데…”

  부인은 남편이 원망스러웠지만, 남편의 말을 우습게 알고 복받을 준비를 제대로 해놓은 게 없으니 남편을 원망할 형편이 아니었다.

  “다 내 잘못이다. 다 내 잘못이다. 복이 무한정 오는 것이 아니거늘. 다 복 받을 때가 있는데 준비를 못해 두어서 받지 못하는구나. 하늘에서 그 많은 곡식이 내렸건만 나는 준비를 못해서 고작 한 섬 곡식만 건지고 말았구나! 이제 후회해도 늦었다. 분복은, 내 분수는 분명 많게 크게 있는데 평소에 준비를 안 해 두어서 가난하게 사는구나. 다 내 잘못이다.”

  흔히 사람들은 타고난 복이 있다고 하지만 복은 자신의 말과 행동에 따라 만들 수도 있고 까먹을 수도 있다. 옛말에 고진감래(苦盡甘來)라고 하였듯이 나의 복도 마찬가지로 먼저 고생을 잘 참고 견뎌낸 후에야 올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수도인들은 『典經』에 ‘복록(福祿) 성·경·신(誠·敬·信)’이라고 하였듯이 우리의 신조(信條)로서 삼요체(三要諦)인 성·경·신으로 수도를 해나가야 자신의 복록(福祿)을 제대로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최래옥 지음, 『되는 집안은 가지나무에 수박 열린다 2권』, 미래투자연구소, 1993, pp.216~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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