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 修道로 건강한 사회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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修道로 건강한 사회구현
서범석 <교령ㆍ잠실방면>
지난해 가을이었다. 선산에 다녀오면서 고향 땅에서 가지고 온 포도는 유난히 탐스럽고 맛이 좋았다. 나는 냉장고 과일 주머니에 포도를 가득 채워놓고 시간나는대로 고향 추억에 엉겨 터져나오는 포도의 달콤한 맛에 빠져들었다. 게다가 물통에 담아온 고향 샘물로 입가심을 하면서 부른 배를 어루만지는 그 느긋한 즐거움이라니! 남모르는 행복이라고나 할까. 날마다 포도 맛에 탐닉하면서 여러 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토록 음식 맛을 깊이 빠진 일이 없었는데 웬일일까. 식구들도 이상하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정말 이상했다. 포도를 먹는 양이 너무 많을 뿐만 아니라 쉴 새 없이 마셔대는 물, 따라서 자주 가게 되는 화장실. 그렇다. 당뇨병인가 보다. 나는 오랫동안 이 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병원을 찾지 않을 수 없었다. 年年歲歲花相似 歲歲年年人不同(해마다 해마다 꽃이 핌은 한 가지로되, 해마다 해마다 사람 모습은 갖지 않다)이라면서, 一朝臥炳無相識 三春行樂在雖邊(하루 아침에 병들어 누우니 아는 사람 찾아 오지 않고, 삼촌의 행락은 누구 곁에 갔느냐)인가고 한탄하던 당나라 宋之門의 시구를 생각하면서 신음하고 있었다. 당뇨병이라고 판정하면서 내린 의사의 명령은 내게 너무 충격적인 것이었다. 그렇게 잘 먹으며 힘차게 살아왔던 내게 음식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것은 큰 고통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구나 금주령은 정녕 심각한 것이었다. 술을 마시지 못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내 인생에서 나와 친한 삶을 유지하게 된 사람들은 거의 다 술로 친해졌었다는 새삼스런 발견을 하면서 인생에서 술의 위력을 실감했다. 그리고 절망했다. 처음에는 충격으로 절망했으나 가족들을 생각하고 내 인생의 남은 일들을 생각할 때, 나는 절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내면에서부터 저항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까지 형식적으로만 행해오던 상제님에 대한 信心이, 이제는 구원자를 향한 절실한 호소로 색깔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 뒤 여러 번 많이 먹고 병원에 가서 혈당치를 재어보았다. 정상이었다. 큰 기적이 내 몸안에서 일어 난 것이다. 늘 무겁던 뒷 머리도 깨끗해졌다. 툭하면 아파서 쩔쩔매던 발바닥도 그 증세를 감춘 지 오래되었다. 한 마디로 몸의 여러 부분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우리 방면의 한 도인은 아주 심한 대인공포증에 시달리던 사람이었다. 가족 이외의 사람을 만나면 입술언저리가 떨려서 말을 하지 못하고, 버스를 타고 가다가 눈이 마주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모든 것을 빼앗겼다고 생각되어 그 버스를 내려버리고야 마는 자폐적 증세를 보였다. 그러던 그녀도 입도하여 수도하면서 호전되어 이제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며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건강한 정신의 소유자가 되었다.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 수 없었다. 부하가 상관을, 제자가 스승을, 자식이 어버이를 모르는 인간성이 증발된 삭막한 인간 현실이다. 실상 인간의 몸과 마음이 모두 병든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인간성 상실의 시대를 우리는 인간으로 살아간다. 너도 병들고 나도 병들었다. 그러나 말세라고 체념만 하고 있다면 말세를 자초하는 또 한번의 어리석음을 인간은 범하게 될 것이다. 병든 몸과 마음을 고쳐 인간이 인간으로 대접 받고 人尊時代를 구현하는 地上에서의 仙境을 열고자 하는 것이 대순진리회가 추구하는 이상이다. 이를 위하여는 몸과 마음을 닦아 나가는 수도의 자세가 인간의 건강한 사회를 추구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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