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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7년(2007)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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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의 만남 : 우주만물의 근원에 관한 철학, 형이상학

우주만물의 근원에 관한 철학, 형이상학

 

 

글 교무부

 

  “넌 참 형이상학적으로 생긴 녀석이야.” 톡 쏘듯 얄궂은 핀잔에 도균이는 괜히 약이 올랐다. 초등학교 6학년 같은 반 친구인 도균이와 동관이는 친한 사이지만 둘 사이에도 가끔씩은 냉기류가 흐른다. “이상한 욕 하지마!” 도균이는 말주먹에 한 방 먹은 듯 자존심이 상했고 동관이는 신무기로 멋진 공격을 한 뿌듯함에 의기양양해졌다. 도균이는 집으로 오면서 내내 그 말의 의미에 대해 고민했다. 저녁 식사시간이 되자 도균이는 아버지께 그 말, 형이상학이란 이상한 말의 정체가 무엇인지 여쭈었다. 아버지는 빙그레 웃으시고는 잠시 생각에 잠기셨다. 그리고는 “그래 동관이가 우리 도균이에게 좋은 칭찬을 해 주었구나. 형이상학적으로 생겼다는 것은 말이야, 도균이가 우주만물의 근원에 대해 생각할 만큼 깊이 있는 모습을 지녔다는 의미이지.” 사실 형이상학적이란 말이 도무지 파악하기 힘들고 난감한 사람에게 하는 경멸의 뜻도 있다는 것을 아시지만 아버지는 그 말 본래의 뜻만 알려주셨다. 갸우뚱하던 도균이는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는 듯 활짝 웃으며 문제에 대한 해방감과 함께 맛있게 저녁밥을 먹었다.

 

 

  형이상학(形而上學, metaphysics)이란 우주만물이 존재하는 궁극적 원리 내지는 근거를 연구하는 철학의 한 분야이다. 물리학, 천문학, 화학, 경제학 등과 같은 개별학문과는 달리 그 각각의 학문이 산출해내는 지식보다 한 단계 더 근원적인 측면에서 세계를 규명하고자 한다. 그래서 형이상학은 단편적이며 부분적인 학문이 아닌 보편적이며 초월적인 학문으로서 인간과 세계의 근원을, 시공간을 초월한 영역에서 바라보는 학문인 것이다.

  형이상학을 학문적 위치에서 정립한 최초의 학자는 아리스토텔레스이다. 그는 존재하는 것을 탐구함에 있어 그 제1의 원리·원인을 밝히는 학문을 ‘제1철학(prt philosophia)’이라 칭하고 그것을 학문체계의 최고 근본위치에 두었다. 고로 형이상학은 존재의 궁극적 근거에 관한 학문으로서 神의 지식이기도 하며 고귀한 지식으로서 ‘지혜(智慧:sophia)’이기도 하다.

  형이상학을 뜻하는 ‘metaphysics’라는 용어는 기원전 1세기의 안드로니코스라는 학자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작품을 정리하여 전집을 편찬하는 과정에서 자연철학을 다룬 저작들 다음에 놓은 제목 없는 책에 붙여준 이름이다. 위치상 자연학(自然學: physica)에 관한 책 다음에 놓였으므로 ‘자연학 다음의 책(ta meta ta physica)’이라 칭해진 것이다. 여기에서 유래된 이 용어는 그 후 생성소멸의 변화를 겪는 만물 속에서 영원불멸하는 원리를 구하는 학문을 나타내는 이름이 되었다. 그리고 ‘metaphysics’를 ‘形而上學’이라는 한자어로 다시 번역하는 데는 『주역』의 계사전상(繫辭傳上)편이 참고되었다. 원전의 내용은 “형상(形象) 이전의 것을 도(道)라고 하고, 형상 이후의 것을 기(器)라고 한다.” [形而上者謂之道,形而下者謂之器]라고 기술돼 있다.

  그리스 철학에서는 변화하는 만물 속에서 영원불멸하는 근원적 대상을 찾고자 하는 것이 학문의 본질적인 자세였으므로 그리스 철학은 형이상학적이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러한 특성은 우주의 창조자로서 영원불변하는 신을 인정하는 그리스도교의 입장과 일치하는 면이 있어 그리스 형이상학은 중세 그리스도교 신학 체계에도 대폭 수용되어 깊이 있게 발전하였다.

  현대에는 형이상학을 실증 과학적인 객관성이 부족한 공허한 환상으로 몰아세우는 학자도 많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오히려 그러한 난점을 극복하여 일반 과학의 지식과는 차원이 다른 근원적 지(知)로 바라보는 이도 늘어났다. 그래서 형이상학은 최상위의 자리를 어느 정도 회복하고 새로운 의미로 거듭나게 되었다. 현대에 들어 형이상학의 발전에 공헌한 사람은 M.하이데거, H.베르그송 등이다.

 

 

  존재의 근원을 밝히려는 철학자들의 열정이 형이상학의 다채로운 이론 속에 펼쳐져 있다. 물리적 세계의 나침반이 통용되기 힘든 근원의 영역에 대한 탐구가 자칫 공상으로 치부될 수도 있겠지만, 우주와 자아의 뿌리를 찾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는 생물학적 본능을 넘은 고차원적인 욕구로 여겨진다.

  나아가 ‘道’를 구하는 수도인들의 의지는 學적인 영역에 그치지 않는다. 진리를 체득하여 그와 하나가 되고자 한다. 학문탐구와 수도의 차이점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도에 있어 학문적 배움의 중요성도 소홀히 여길 수 없는 부분이라고 여겨진다. 진리를 향한 여러 학자들의 열정을 에너지로 소화할 수 있다면 분명 수도에 있어 한 부분 보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알아봅시다

 

형이상학(形而上學)

(라) metaphysica, (영) metaphysics, (독) Metaphysik

어 원 : ‘위에’, ‘뒤에’를 뜻하는 그리스어 meta와 ‘물리학’, ‘자연철학’을 뜻하는 physica.

유사어 : 제1철학, 존재론

반대어 : 경험, 실증주의, 형이하학

※ 존재론을 형이상학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엄밀히 따질 때 차이를 둔다. 형이상학이 대상에 관한 것이라면, 존재론은 ‘존재함이란 무엇인가’, ‘사물이 존재한다고 말할 때 그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식의 존재함의 의미에 관한 물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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