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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4년(1994)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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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이야기 : 서화담과 고성태수

서화담과 고성태수

 

화담은 불정대의 日出을 찬연히 묘사

            

              

  16세기의 이름 있는 철학자 화담 서경덕(1489∼1546년)이 젊었을 때 금강산 유람을 떠난 적이 있었다. 가난한 선비였던 그는 금강산 구경을 오래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조금만 더 가보자는 식으로 하루 이틀씩 지체하다가 바닷가로 나가서 귀로에 올랐는데 그때는 벌써 노자가 다 떨어지고 없었다. 생각하던 끝에 그는 고성태수(군수의 딴이름)에게 통사정을 하기로 마음먹고 관청을 찾아갔다.

  태수는 원래 무관 출신이어서 속으로 문관이나 선비들은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더욱이 벼슬도 없는 젊은 선비가 구걸하러 왔으니 그의 안중에 둘 리 없었다. 그래서 태수는 자리에 누운 채로 서경덕을 맞이하였다. 그러면서 『금강산을 돌아보니 무슨 장관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던가?』라고 물었다.
『불정대에 올라 해돋이를 본 것이 제일 기이한 경치였소이다.』
『어째서 그런가?』
『진 새벽에 급한 걸음으로 불정대 꼭대기에 올라가서 만 리나 되는 아래 세상을 내려다보니 구름과 안개는 자욱하게 차 있고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있는 것이 마치 세계가 처음 생겨날 「혼돈」상태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얼마 안되어 새벽노을이 점점 밝아오며 온 세상을 가리웠던 장막을 걷어올리듯 하였는데 맑고 가벼운 것은 하늘이 되고 흐리고 무거운 것은 땅이 되어 천지가 제자리를 잡은 것 같고 만 가지 물건들이 분간되게 되었소이다. 조금 있다가 오색 영롱한 구름이 바다를 내리누르듯 하더니 붉은 기운이 하늘로 화살처럼 퍼져나가고 층층으로 밀려오는 파도는 붉은 빛깔로 반짝거리는데 둥그런 불덩어리가 받들리 듯 솟아오르니 비로소 바다 빛이 밝아지고 구름기운은 흩어졌소이다. 상서로운 햇빛이 넘쳐 나니 눈이 부시어 바로 볼 수가 없는데 해가 뒹굴면서 점차 높아지니 온 우주가 광명에 차고 먼 봉우리들과 가까운 뒷부리들이 수놓은 실오리처럼 뚜렷이 안겨왔소이다. 참으로 붓으로 다 그려낼 수 없고 말로 형용할 수 없었으니 이야말로 제일가는 장관이었소이다.』 

  듣고 있던 태수가 벌떡 일어나 앉더니 『그대의 말이 매우 시원 하도다. 사람들로 하여금 제 혼자 일어서서 살아갈 생각을 가지게 하는 도다.』하며 탄복하였다.
  실제 금강산의 하많은 절경 가운데서도 비로봉이나 세존봉, 불정대나 미륵봉에 올라 바라보는 동해의 해돋이는 말 그대로 일대 장관이었다. 고성태수는 자신은 형용해낼 수도 없고 또 그처럼 깊이 느끼지도 못한 것을 뉘우치면서 서경덕의 놓은 학식과 재능과 인격에 탄복해 마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는 아무 벼슬도 없는 가난뱅이 서생이었던 서경덕을 격에 없이 후하게 대접하고 식량과 노자도 넉넉히 마련해 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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