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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38년(2008)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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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학생회 : 아름다운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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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날들

 

 

합천 1방면 선무 최은정

 

  캠프에 지도교사로 신청을 하고 연수가 시작되었다. 낯선 사람들과 많이 만나게 되었지만 도장에서 수도인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고 즐거웠다. 그리고 연수 과정에서 배우는 모든 것들은 재미있었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는데 단시간에 배워가는 교사들을 보며 수도인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런 교사들에 비교해 난 학생으로 연수 기간을 보낸 것 같다.

  손가락 화석 만들기, 둘리 칼라찰흙 만들기, 다양한 놀이들을 할 때 마다 나에겐 새로운 경험 이었고 소중했다. 손가락 화석이 깨어질까봐 필름 통에 담아두고 뿔뿔이 흩어진 둘리를 찾아서 나중에 붙여 줄 거라고 빵 비닐에 보관하고, 하루 일정이 끝나면 오늘 한 일정을 보며 일기 아닌 일기도 쓰고, 캠프 기간 때엔 아이들이랑 한 롤링페이퍼 밑에 날짜까지 써서 보관하고, 어쩌면 집착 같고 쿨 하지 못한 것 같지만 소중한 추억들이라 고이 간직하고 싶었다.

  이런 교육을 받으며 난 다정하고 자상한 선생님이 될 수 있고, 소외되고 상처 난 아이들을 감싸주고 치료해 줄 수 있을 것 이라는 착각을 많이 했었다는 생각이 든다. 캠프의 시작과 함께 아니라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떠드는 학생들, 말 안 듣고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내 감정을 조절 할 수 없었고, 짜여진 일정들을 학생들에게 숙지시키기에 바빠 어쩌면 너무 업무적으로 다가 갔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힘든 일을 해도 잘 아프지 않았었는데 캠프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편도염을 앓고 일정을 소화해 내기조차 힘들어 졌다. 농가 체험 때는 목이 너무 아파 말을 한마디 하고 침을 삼키는 것도 힘들어서 아이들에게 다가가지 못했는데 나의 기운이 아이들에게 전해진 것인지 아침 식사 때부터 축 처진 아이들을 보며 속도 상하고 나 자신을 이기지 못하는 것에 화가 나기도 했다. 아픈 몸 보다 마음이 더 아팠다. 어떤 사람은 아무리 아파도 겉으로 티가 안 난다고 하는데 난 아직 그러기엔 멀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고 약하다는 걸 뼈저리게 알 수 있었다. 차수가 거듭되며 학생들에게 많은걸 주고 싶었지만 짧은 시간에 여러 명의 아이들을 살펴본다는 게 쉽지 않았다. 한 아이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책임질 수 없을 것만 같았고, 학생들의 웃음을 보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모든 아이들을 짧은 시간에 챙긴다는 것은 욕심이라고 생각도 들지만 눈빛조차 주지 못하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인간관계에서 중용의 유지는 어려운 것 같다. 선생님의 위치에서 공평해야 하지만 너무 빠지기도 하고 내 감정에 치우치기도 한 것 같다.

  함께 해온 지도교사들에게서도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웠다. 방면에서도 한 채가 뜻을 모으기 어려운 것처럼, 캠프에서도 팀을 이뤄서 무엇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단장께서도 늘 교화를 해주셨는데, 팀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 튀어서는 안 된다는 것, 나의 위치를 발견하고 유지하는 것, 하고 싶지 않아도 누군가는 해야 하는 것 등 많은 사람이 함께 일 할 때의 마음 자세와 행동들에 대한 것들이었다. 처음엔 귀로만 듣던 것들이 시간이 가면서 몸소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의 장이었다.

  캠프를 통해서 느꼈던 많은 것들은 나에게 단순히 지식으로 알고 익히는 것이 아니었으며 그것은 부딪히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나의 생각보다는 옳은 것을 실천해 가며 얻은 소중한 경험 속 체득일 것이다. 몇가지를 이야기 해 본다면, ‘소극적인 아이를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하나?’ 하고 고민했던 것이 지금은 나의 모습으로 비추어지는 것이다. 연수 때 운영진들이 나를 바라봤던 시각이 내가 지금에야 아이들을 보는 시각과 같지 않을까? 아마 방면에서 선각자가 나를 바라보는 모습과 지금의 내 시각도 이와 같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아둔한 나를 잘 이끌어 주고 있는 캠프의 운영진과 방면에서의 선각자들처럼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반성의 시간도 되었다.

  사람들 앞에, 무대 앞에 선다는 것도 힘든 부분 중 하나였다. 항상 뒤에 있고 싶어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 누군가는 나의 존재를 알아주길 바라는 이중적이 나를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나를 인식하고 변화시켜 준 것도 어쩜 캠프 속에서의 경험이다. 그래서 인지 운영진을 볼 때마다 놀라운 힘이 느껴졌다. 학생들 속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우리를 일사 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었으며, 우리 보다 힘듦에도 불구하고 처지지 않는 체력과 언제나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냉철한 판단과 중심을 잃지 않는 마음, 그리고 밝은 미소, 기다리고 지켜 봐주는 인내와 이끌어가는 힘 또한 대단했으며 감동이었다. 앞으로 내가 변화하며 익혀야 할 것들을 몸소 가르쳐 준 소중한 스승들이다. 캠프를 마치고 지도교사 해단식 때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이런 내 마음을 표현하기에는 나의 문장력이 한없이 부족해 어떠한 말로도 전달되지 않을 것만 같았다. 해단식 후에 캠프가 아니더라도 도장에 더 있고 싶었고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았다.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이었다.

  이번 캠프를 통해서 내가 보고 느끼고 깨달았던 것들이 도에서 어떻게 표현될지는 모르겠지만 도에 한발 더 다가가고 있다는 것만은 알 수 있다. 이곳에서 배운 것, 닮고 싶은 것, 다시 듣고 싶은 교화, 익히고 또 익혀서 실천해 간다면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감화되어 함께 대순진리를 하려고 할 것 같다. 나처럼 배우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늘 좋은 것을 곁에 두고 배우며 실천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잊어버리고 지낼 때가 더 많다. 언제나 모진 부분은 다듬어 주고 고쳐주고, 가장 이상적인 길을 안내해주는 안내자와 같았던 캠프, 그 속에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 지금까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말하라고 하면 한참을 생각했어야 했는데, 이제 누군가가 묻는다면 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함께 했던 선생님들! 선생님들이야 말로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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