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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4년(2024)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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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에세이 : 일기일회(一期一會)

일기일회(一期一會)



교무부 조규제


▲ 『역대제왕도권(歷代帝王圖卷)』, ❶광무황제 유수 ❷위문제 조비 ❸오왕 손권 ❹촉왕 유비 ❺진무제 사마염, 17세기 (출처: 위키미디어커먼스)



  중국 춘추전국시대 때 원굉(袁宏, 328~376)은 동진(東晉) 진군(陳郡) 양하(陽夏) 사람으로 자(字)는 언백(彦伯)이다. 그는 시문과 역사에 아주 뛰어났으나 집안이 가난하여 세곡을 운반하는 짐꾼으로 일했다. 어느 가을밤 세곡을 실은 배를 타고 자신이 지은 시를 읊으면서 안휘성 서남쪽에 있는 우저(牛渚)를 지나가고 있었다. 때마침 관리들과 강에 배를 띄우고 달을 감상하고 있던 예주자사(豫州刺史) 사상(謝尙, 308~357)01이 이를 듣고 원굉을 자신의 배로 영접하여 밤새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후 원굉은 사상의 추천으로 관직에 나갈 수 있었다.
  원굉이 한때 대사마(大司馬) 환온(桓溫, 312~373)의 밑에서 공문서를 작성하는 일을 맡고 있을 때였다. 환온이 원굉에게 북쪽 전연(前燕)을 정벌한 후 승리를 선포하는 노포문(露布文)을 작성하도록 하였다. 원굉은 명을 받자마자 타고 다니던 말에 기대어 순식간에 7장의 글을 지었는데 그 문장이 탁월했다고 한다. 그는 「삼국명신서찬(三國名臣序贊)」을 지은 것으로도 유명한데, 「삼국명신서찬」은 소설 『삼국지』의 배경이었던 위ㆍ촉ㆍ오 세 나라의 명신 20명을 찬양하는 글이다. 그 문장 중에서 다음의 글은 후대에까지 회자되고 있다.


夫萬歲一期 有生之通涂 千載一遇 賢智之嘉會
遇之不能无欣 喪之何能无慨
무릇 (성군을) 만년에 한 번 만나게 되면 민생이 탄탄대로를 걷게 되고,(어진 임금을) 천년에 한 번 만나게 되면 현명하고 지혜로운 신하들이 아름답게 모여들게 된다.
이러한 만남을 기뻐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이러한 기회를 상실한다면
어찌 슬프지 않겠는가.
02


  위 문장에 나오는 ‘만세일기 천재일우 현지지가회(萬歲一期 千載一遇 賢智之嘉會)’라는 말에서 ‘일기일회(一期一會)’라는 고사성어가 나왔다. 일기일회는 일반적으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기회’라는 의미로 쓰인다. 「삼국명신서찬」에서 원굉은 과거 역사에서 요(堯) 임금과 같은 성군과 명신이 만나면 백성들이 탄탄대로를 걸었고, 중고 이래로는 한 고조(高祖)와 같은 임금과 명신인 소하(蕭何)가 만나 난리가 안정되고 백성들은 평안하였다고 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이들의 아름다운 만남을 만년의 기회, 천년의 만남으로 묘사하였다.
  원굉과 사상이 만났던 우저에서 이태백(李太白, 701~762)은 달밤에 배를 타고 그들의 만남을 회상하며 “나도 시 지어 높이 읊을 수 있는데, 이 사람은 들을 수가 없구나.”03라며 한탄의 심경을 표현했다. 이태백도 자신을 알아주는 아름다운 만남을 희망하였지만 원굉과 사상과 같은 만남을 가질 수 없었기에 아쉬워했던 것이다. 이러한 만남보다 더 어려운 것은 원굉이 말했듯이 성군과 명신의 만남인 것 같다. 이는 성군이나 어진 임금과 명신이 동시대에 등장하는 흔치 않은 ‘시기’에나 이루어질 수 있는 만남이기 때문일 것이다.


▲ 「소하추한신도(蕭何追韓信圖)」, 与謝蕪村필, 위키미디어커먼스



  상제님께서 천지공사를 행하여 인존시대를 여신 지 100여 년이 훨씬 지났다. 많은 사람들이 천지의 계절이 바뀌는 개벽의 시대를 말하여 왔으나 이는 상제님의 공사로 열리게 된 운로이다. 우주의 가을을 맞이하는 지금의 시대는 곡식이 여물 듯이 전 인류가 결실을 맺는 시기이다. 이는 천지인 삼계를 주재하시는 상제님께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모든 인류에게 열어 놓으신 기회의 시기이기도 하다. 도전님께서는 지금 우리가 맞이하게 된 이때를 ‘천운구인(天運救人)의 시대’(『대순지침』, p.22), 다시 말해서 하늘의 운세가 사람을 구하는 시대라고 하셨다. 그래서 이 시대는 상제님과 인류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만세일기 천재일우(萬歲一期 千載一遇)’의 기회가 있는 때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인류가 결실을 맺는 개벽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 결실은 상제님과의 아름다운 만남으로 이룰 수 있다. 대순진리회는 상제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여 성숙해질 수 있는 ‘아름다운 만남’의 장이다. 만약 우리와 인연이 닿는 사람이 있다면 대순진리회에서 ‘일기일회’를 함께 하면 어떨까?






01 동진(東晉) 진군(陳郡) 양하(陽夏) 사람으로 글씨와 그림 등의 예능에 뛰어났다고 한다.
02 이선, 「삼국명신서찬」, 『문선역주』 8, 김영문 외 4인 옮김 (서울; 소명출판, 2010), p.181.
03 이태백, “우저 산(牛渚山) 밑 서강(西江)의 밤, 푸른 하늘엔 구름 한 점 없다. 배에 올라 가을 달을 바라보며, 부질없이 사 장군(謝將軍)을 생각한다. 나도 역시 시 지어 높이 읊을 수 있는데, 이 사람은 들을 수가 없구나. 내일 아침 돛을 달고 떠나는 길엔 단풍잎만 어지러이 떨어지겠지.(牛渚西江夜, 靑天無片雲. 登舟望秋月, 空憶謝將軍. 余亦能高詠, 斯人不可聞. 明朝掛帆席, 楓葉落紛紛.)” 손수, 『당시삼백수정선』, 「夜泊牛渚懷古」, 조규백 번역, (경기 고양: 학고방, 2023),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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